<에이리언> 시리즈의 아버지인 리들리 스콧 감독은 지난 2012년 <에이리언>의 프리퀄인 <프로메테우스>를 선보이며, 또 다른 프리퀄이 계속될 것임을 암시했다. 바로 그 결과물이 <에이리언:커버넌트>다. <프로메테우스>에서 안드로이드 데이빗을 연기한 마이클 패스벤더는 이번에는 데이빗은 물론, 새로운 역할인 월터까지 연기해야만 했다.

의 주인공 마이클 패스벤더.

<에이리언:커버넌트>의 주인공 마이클 패스벤더.

ㅡ<에이리언:커버넌트>에서 1인 2역을 연기한다. 데이빗 외에 다른 역할은 누구인가?
커버넌트호의 대원인 A.I. 월터 역이다. 월터는 데이빗과는 매우 다른 안드로이드다. 데이빗은 인간의 성격적 특징이 발달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래서 웨이랜드 사에서는 그런 인간적 특징을 감소시킨 차기 모델을 제작했는데, 그게 바로 월터다.

ㅡ데이빗과 월터가 함께 등장하는 장면은 어떻게 촬영했나?
컴퓨터로 작동하는 특수 크레인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촬영했다. 데이빗을 연기할 때는 크레인의 움직임이 컴퓨터에 나타난다. 월터를 연기할 때는 컴퓨터가 데이빗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이렇게 각각 따로 연기한 후 내가 월터로서 한 연기를 데이빗과 동일한 장면에 넣어 합친다. 기술이 그렇게까지 발달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ㅡ전작 <프로메테우스>에서 데이빗은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로렌스를 보며 인간을 배운다. 로렌스가 여전히 데이빗에게 영향을 끼치나?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작에서의 모습과 크게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데이빗이 로렌스가 불렀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소리가 계곡으로 메아리 치는 장면도 나온다. 이렇듯 시리즈 영화에서 예전 영화에 대한 인정과 존경심을 살짝 보여주면서, 어느 정도의 일관성을 보여주는 방식을 좋아한다.

ㅡ월터와 데이빗을 모두 연기하는 건 배우로서 어떤 경험이었나?
내 스스로를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지 보고 싶었다. 월터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내게 데이빗의 캐릭터로 재미있는 시도를 해보는 것과 같았다. 데이빗의 캐릭터에서 약간의 코믹 요소를 찾는 것도 중요했다.

ㅡ<프로메테우스>에서 <에이리언> 1편과의 연결고리를 찾는 재미가 있었다. 1편의 안드로이드인 애쉬를 연기에 참고하지는 않았나?
<에이리언> 1편에 나오는 애쉬, <에이리언 2>의 비숍처럼 기존 안드로이드는 참고하지 않았다. 내 연기에 영감을 준 것은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 로렌스 역을 맡은 피터 오툴, 뮤지션 데이비드 보위, 다이빙 선수 그렉 루가니스다. 월터의 경우에는 <스타트렉>에서 레너드 리모이가 연기한 스폭 캐릭터에 더 영향을 받았다. 감정이 전혀 없고 매우 논리적인 캐릭터로 보였으면 했다. 애쉬를 연기한 이안 홈은 애쉬를 정말 인간적으로 그렸는데, 나는 월터를 그와 정반대로 연기했다.

ㅡ영화의 기획 과정에도 참여했나?
리들리 스콧 감독과 가끔씩 대화를 나누기는 했다. 그저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말한 정도였다.

ㅡ<에이리언:커버넌트>는 <프로메테우스> 그리고 이전 <에이리언> 시리즈와 어떻게 다를까?
<에이리언:커버넌트>는 심리 서스펜스 영화다. <에이리언>은 우주선 내부를 벗어나지 않음으로써 밀실공포증의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이 가장 돋보인 시리즈다. <에이리언:커버넌트>에도 그런 요소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 넓은 우주로도 노출된다. <프로메테우스>보다 훨씬 무섭다는 건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