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B 스킨케어 성분 사전

<얼루어 베스트 오브 뷰티> 스킨케어 수상작 중 핵심 성분 9가지를 소개한다. 한 해 동안 가장 두각을 드러낸 건? 

대세는 성분 뷰티

소비자의 구매 기준이 달라졌다. 과거엔 유명한 제품이나 브랜드 이미지가 선택의 기준이었다면, 이젠 함유된 성분과 효능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개인의 피부 고민에 맞게 구매한다. 올리브영에서 9월 ‘올영세일’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만 봐도 알 수 있다. PDRN 온라인 검색량이 작년보다 695% 증가했고, 펩타이드는 72%, 나이아신아마이드는 65% 늘었다. 이에 맞춰 뷰티 브랜드의 전략도 달라졌다. 제품명에 스킨케어 성분을 포함시키면서, 그 효능을 전면적으로 내세운 것. 이 흐름은 2025 <얼루어 베스트 오브 뷰티> 스킨케어 부문 수상작에서도 드러났다. 38개 수상작 중 18개의 제품명에서 발견한 올해의 핵심 성분 9가지를 만나보자.

PEPTIDE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이 2개 이상 결합해서 만들어진 펩타이드는 보습력 강화, 탄력 증진, 피부 재생, 주름 완화까지 다양한 효과를 지녔다. 게다가 자극이 거의 없는 안전한 성분이라 피부 타입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다만, 수용성이면서 분자량도 큰 편이어서 지용성인 피부장벽을 통과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세안 직후 바르거나 화학적 각질 제거제로 피붓결을 정돈한 뒤 사용하면 흡수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펩타이드는 빛과 열에 취약하니,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도 잊지 말 것!

CICA

피부가 민감해졌다는 것은 피부장벽이 무너졌다는 신호다. 따라서 피부 재생을 통해 망가진 장벽을 복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도움을 주는 것이 모두 ‘시카’ 성분에서 유래한 아시아티코사이드, 마데카소사이드, 아시아틱애시드, 마데카식애시드 같은 성분이다. 호랑이가 상처를 치료할 때 몸을 비빈다는 병풀에서 추출한 시카 성분은 피부에 진정, 상처 치유, 염증 억제에 탁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카 성분을 고농도 레티놀이나 AHA, BHA와 섞어서 사용하면 붉은 기와 따가움 등 피부 자극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COLLAGEN

피부의 70%를 차지하는 콜라겐이 피부 탄력에 관여한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 건강한 피부를 만들기 위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성분이지만, 콜라겐에는 큰 한계가 있다. 분자량이 너무 커서 피부 속까지 흡수되지 않는다는 점. 따라서 바르는 것만으로는 직접적인 탄력 개선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그렇다고 콜라겐 화장품이 무의미한 건 아니다. 피부 표면에 머무른 콜라겐은 보습막을 형성해 수분 손실을 방지해준다. 또 콜라겐 화장품은 비타민 C나 펩타이드 성분과 함께 사용하면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는 데 박차를 가할 수 있다.

AZULENE

청명한 푸른빛을 띠는 아줄렌은 캐머마일 증류 과정에서 추출한 천연 성분이다. 뛰어난 항염 효능을 지녀 피부 면역체계를 안정화시킬 뿐 아니라 붉은 기, 가려움, 열감 등 각종 피부 자극을 빠르게 완화한다. 알로에, 병풀 성분과 사용하면 진정 효과가 배가되고, 판테놀 성분과 조합하면 손상된 피부를 효과적으로 재생시킨다. 냉장 보관해 시원한 상태로 사용하거나, 얼굴에 도포 후 마스크팩이나 비닐 랩을 씌워주는 것도 효능을 늘리는 팁! 또, 아줄렌은 비타민 C, 레티놀 성분과 동시에 쓰면 진정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RETINOL

비타민 A의 유도체인 레티놀은 피부에 흡수되면 레티노산으로 전환된다. 이로 인해 각질 세포의 탈락 주기를 가속화하고, 결과적으로 피부를 매끈하게 해준다. 이와 동시에 콜라겐 합성을 활성화해 피부 탄력과 밀도를 높이고, 멜라닌 생성을 조절해 색소침착을 옅게 해준다. 그러나 레티놀에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빛과 만나면 산화작용을 일으켜 자극, 발진을 유발하는 것. 이것이 레티놀 화장품을 주로 밤에 사용하는 이유다. 레티놀 화장품을 처음 쓸 경우 따가움, 건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 보습제를 레이어링해주면 자극을 줄여준다.

TRANEXAMIC ACID

본래 지혈제로 사용되던 트라넥사민애시드는 수술 후 지혈 주사를 투여했을 때 기미가 개선되는 현상이 발견되면서 화장품 성분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트라넥사민애시드가 색소침착을 완화하는 원리는 자외선에 의해 활성화되는 멜라닌 형성 촉진 효소 ‘플라스민’을 억제하기 때문. 또, 염증성 색소침착 유발 신호를 제거해 여드름, 홍반이 발생한 후 생기는 자국까지 케어해준다. 만약 트라넥사민애시드 화장품을 사용했는데 미백 효과가 미미하게 느껴진다면, 같은 성분을 활용한 경구약을 복용해 효과를 높이는 방법도 있다.

VITAMIN C

비타민 C는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를 방지하는 대표적 슬로에이징 성분이다. 콜라겐과 엘라스틴 합성을 촉진해 피부 탄력을 높이고, 멜라닌 생성을 억제해 기미나 잡티 같은 색소침착도 예방해준다. 하지만 비타민 C는 강한 산성을 띠고 자극을 유발할 수 있어, 10% 내외의 저농도 제품을 시작으로 점차 농도를 높이는 걸 추천한다. 만약, 민감성 피부 타입이라면? 비타민 C보다 자극이 적고 더 안정적인 ‘소듐아스코빌포스페이트’ ‘마그네슘아스코르빌포스테이트’ 같은 순수 비타민 C 유도체 성분을 사용해보자.

PDRN

PDRN은 연어 DNA에서 추출한 성분이다. 연어의 DNA는 사람의 DNA 구조와 유사하기 때문에, PDRN는 뛰어난 피부 침투력을 보인다. PDRN의 주요 효과로는 세포의 성장 인자를 자극해 피부 재생을 촉진하고, 단백질 합성을 돕는다. 이런 효능 덕분에 피부과 시술 후 회복을 위해 PDRN 화장품을 추천하기도. PDRN의 효과를 높이고 싶다면, 피부 재생 주기와 맞물리는 저녁에 사용할 것. 보습 크림과 함께 사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피부가 건조한 상황에서는 흡수율이 떨어지는데, 보습 성분이 수분을 충전해 흡수율을 높여준다.

HYALURONIC ACID

가장 대중적인 스킨케어 성분인 히알루론산은 수분 흡착력이 뛰어나다. 분자 구조에 따라 피부에 전달하는 효과도 다른데, 고분자 히알루론산은 피부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해 수분 증발을 막고, 저분자 히알루론산은 피부 깊숙이 수분을 공급해 장벽을 튼튼하게 가꿔준다. 최근에는 저분자 히알루론산보다 분자 크기를 더욱 쪼개 보습 효과를 높인 아세틸화 히알루론산도 개발됐다. 세안 후 물기가 남은 상태에서 히알루론산 세럼을 발라 수분 보유력을 높인 뒤 오일 함유 제품으로 수분을 가두면 촉촉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포토그래퍼
    정원영
    도움말
    문득곤(미파문피부과 원장), 원용연(신사 리프티크 피부과의원 원장), 이하은(포레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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