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의 서울 구경
나나는 서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서울,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관통하는 그곳에 그녀가 서 있다.
오늘 가본 곳 중에 어디가 제일 좋았어요?
덕수궁이 좋았어요. 커서는 처음 가봤는데 궁 안에 볼거리가 정말 많더라고요. 나중에 엄마와 함께 와서 천천히 둘러봐야겠어요.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어디예요?
사실, 어려서부터 활동하는 바람에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했어요. 얼마 전에 <스타일 로그> 촬영하면서 북촌에 다녀왔는데 강남과는 다른 고즈넉한 분위기가 멋지더라고요. 평소에 숙소와 가까운 압구정동이나 이태원에 자주 가는데 시간을 내서 북촌에도 자주 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길에 다니면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지 않아요?
아니요. 진짜 안 그래요. 알아봐주면 감사하고 몰라보면 좀 섭섭한걸요? 화장 안 하면 더 못 알아봐서 화장을 열심히 하고 다니려고요. 하하.
지난해 <오렌지 캬라멜의 청춘여행>이란 책을 냈어요. 사실 좀 의외이기도 했고, 그래서 더 재미있기도 했어요. 어떻게 시작된 거예요?
여행 다닐 시간이 없다 보니 일을 통해서라도 여행을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멤버들과 함께 서울과 전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관광 명소도 구경하면서 재미있게 작업했어요.
에프터스쿨은 해외 활동도 많잖아요. 국내보다 해외여행을 많이 다녔을 것 같아요.
일본에 자주 가고, 가끔씩 동남아도 가요. 해외 스케줄은 국내보다 여유가 있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열심히 다니는 편이에요. 도쿄는 맛집이 많아서 좋아요. 제가 철판 요리를 좋아하는데, 특히 오코노미야키를 즐겨 먹어요. 시부야의 작은 편집숍과 오프닝 세레모니 매장도 빠뜨리지 않고 들르는 곳이죠.
친구와 여행한 곳 중에 기억에 남는 곳은 어디예요?
아직 친구들과 여행을 떠난 적이 없어요. 일년에 한 번 휴가가 있긴 한데 워낙 짧아서 여행을 다녀오지는 못해요.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면 자주 가는 도쿄도 다르게 보이겠죠? 제가 친구들 가이드해주면서 다니면 진짜 신날 것 같아요.
다음 여행지는 어디였으면 해요?
샌프란시스코에 가보고 싶어요. 어릴 때 <늑대개>라는 영화를 봤는데 그 영화 배경이 샌프란시스코였거든요. 너무 아름다워서 한눈에 반했어요. 실제로 보면 얼마나 멋지겠어요!
올해 안에 꼭 다녀올 수 있기를 바라요. 그러고 보니 오늘 <룸메이트>의 첫 방송 날이네요. 걸그룹 멤버로서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아요.
고민하지 않고 바로 하겠다고 했어요. 토크쇼 형식의 예능은 질문지도 미리 보여주고, 답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서 조금 불편하더라고요. 주저하다가 말을 많이 하지 않게 되고, 그래서 제 인상이 차가워 보였던 것 같아요.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저랑 잘 맞을 것 같아요. 솔직하게, 열심히 할 테니까 예쁘게 봐주셨으면 해요.
있는 그대로의 나나의 모습이란 어떤 거예요?
처음에는 낯을 좀 가리지만 말도 많고 장난치는 걸 좋아해요. ‘도도’보다는 ‘털털’에 가깝고, 리지랑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하지만 리지에 비해 겁이 많고 카메라 울렁증이 있어서 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어요. 일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고, 경험도 쌓이다 보니 이제는 많이 나아졌어요.
서로 모르는 11명의 사람이 한집에 산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닐 것 같은데. 같이 살아보니 어때요?
촬영 들어갈 때까지 누가 합류하는지도 몰랐어요. 저도 기사를 보고 알았죠. 10명 모두 전혀 모르는 분들이라 걱정했는데, 직접 만나보니 좋은 거예요. 어색하긴 했지만 왠지 편안했어요. 역시 사람은 사귀어봐야 아는 것 같아요.
누구랑 제일 친해요?
홍수현 언니는 룸메이트라 빨리 친해졌고, 조세호 오빠와도 친해요. 잘 챙겨주고 웃음 코드가 잘 맞아서 무척 편해요. 신성우 오빠는 엄마라 부를 정도예요. 워낙 요리를 잘해서 맛있는 음식도 많이 만들어주고 하나하나 다 신경 써줘요. 11명의 민낯은 물론이고 잠꼬대까지 촬영했는데, 오늘 방송이 어떻게 나올지 저도 궁금하네요.
미국의 한 영화 사이트에서 당신을 ‘세계 미녀 2위’라 발표한 후로 확실히 부르는 곳이 많아졌죠?
네. 정말 그래요. 처음 소식을 듣고 ‘내가 어떻게 2위가 됐지?’라며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멤버들도 같은 반응이었어요. ‘진짜 신기하다’, ‘말도 안 된다’ 그랬죠. 하하.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어쨌든 가문의 영광이라 생각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였죠. 저보다 더 기뻐하시는 부모님을 보니 괜히 뿌듯하더라고요.
곧 연기 수업도 들어간다고 들었어요. 여배우로서의 당신은 분명 이제까지와는 다른 온도일 것 같아요.
이제까지 꽤 여러 번 작품 제의를 받았는데 기회를 잡지 못했어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으니까요. 노력하지도 않았고, 욕심도 없었죠. 그런데 해가 지날수록 연기에 관심이 많아져요.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 기회는 꼭 잡으려고요.
<스타일 로그>에서 MC도 하고 있잖아요. 사람들이 MC인 당신을 낯설어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서운할 것 같고.
MC 하면서 욕을 엄청 먹었어요. 같이 진행하는 MC 오빠들이 워낙 차분하고 조용한 편이라 제가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그게 가식처럼 보이나 봐요. 그래서 좀 고민돼요.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말없고 시크하고 섹시한 이미지만 보여줘야 하는 건지, 제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건지 말이에요. <스타일 로그> 스태프 분들은 제가 더 발랄해지길 바라거든요. 사람들이 저에게 기대하는 것이 다 다르다 보니 어떻게 하는 게 맞는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벌써 데뷔 5년 차예요. 어떤 게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나를 모를까 봐 두렵고, 안 좋게 볼까 봐 두렵고 긴장되고 초조하고 그랬다면 이제는 여유도 생겼고, 그 긴장조차 즐기게 되었어요.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가장 감사한 변화예요.
올해가 가기 전에 나나에게 또 어떤 변화가 생겼으면 해요?
늘 부모님 걱정이에요. 돈을 빨리 모아서 가족과 함께 살 집을 마련하고 싶어요. 엄마가 창문이 크고 환한 집을 좋아해요. 햇빛이 잘 드는 집에서 세 식구가 같이 사는 모습을 상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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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처 에디터 / 조소영, 스타일 에디터 / 김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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