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교는 덜고 본질은 높였다. 억지로 꾸미지 않아도 빛이 나는 조선백자의 은은함처럼, 여의도에 자리 잡은 ‘파도’는 익숙함 속에서 비범함을 만들어낸다. 오랜 시간 식도락의 길을 함께 걸어온 세 명의 베테랑이 의기투합해 그려낸 이곳은, 소란스러운 유행 대신 묵직한 ‘어른의 음식’을 내놓으며 한식의 새로운 파동을 만들고 있다. 이들이 파도에 쏟아붓는 애정의 깊이, 직접 엄선한 최고의 메뉴, 그리고 앞으로 그려나갈 미식의 여정에 대해 물었다.
안녕하세요.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탐광을 비롯한 다양한 식당을 기획, 운영하며 블로그에 음식과 여행에 대해 글을 쓰는 박후영입니다. 오랜 시간 식도락을 함께 해온 동료(양정우 대표, 황태준 대표)들과 의기 투합하여 파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파도의 메뉴는 대표님들이 엄선한 취향의 집약체라는 인상을 줍니다. 다양한 선택지 중 한식이라는 메뉴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오랜 기간 식당을 운영하며 다양한 문화권의 음식들을 소개해 왔습니다. 트렌드를 앞서가는 음식도 있었고 현지의 느낌을 좀 더 직관적으로 전하고자 했던 시도도 있었습니다. 수많은 트렌드를 만나고 흘려보내며 이제는 ‘익숙하지만 한 끗 다른, 화려하지 않지만 기억에 오래 남는 음식’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른의 음식’이라고 할까요. 이 방향성에 동료들이 공감하고 합심해서 ‘Team 파도’가 결성되었습니다.
파도가 손님들에게 어떤 분위기와 경험으로 기억되길 바라며 공간과 맛을 설계하셨나요?
손님들께서 믿고 오실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손님들께 파도에 가면 언제나 좋은 제철 해산물 요리를 만날 수 있다는 신뢰를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에 오시는 외국인 손님들에게 단 한 번 미식을 경험시켜 드릴 기회가 있다면, 파도를 떠올려 주셨으면 합니다.
식당의 이름인 ‘파도’와 제공되는 메뉴들 사이의 유기적인 연결성이 돋보입니다. 세심하게 기획하신 메뉴 중, 대표님들께서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을 느끼는 메뉴는 무엇인가요?
‘대물 갈치구이’입니다. 시중에서 만나기 힘든 최고의 갈치를 산지에서 직접 공수하고, 정성껏 손질해서 기교 없이 구워 드립니다. 모두가 아는 맛이지만 다른 차원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조선백자’와 같은 은은한 멋이 있는 저희의 대표 메뉴입니다. 꼭 한번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 공간을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거나, ‘파도를 열길 잘했다’라고 생각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파도를 나서는 손님들께서 소중한 분들을 떠올려 주실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다음엔 부모님을 모시고 오고 싶어요’, ‘저희 아이가 갈치를 참 좋아하는데 꼭 같이 오고 싶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이런 말씀을 해주실 때 행복하고 큰 힘을 얻습니다.
마지막으로, 파도를 포함해 대표님들께서 새롭게 시도하고자 하는 계획이 있으신가요?
좋은 한식 요리를 선보이는 음식점들과 다양한 협업 행사를 기획 중입니다. 다양한 교류를 통해 편안하되 지루하지 않은 현시대의 한식 요리를 꾸준히 선보이려고 합니다. 장기적 계획으로 서울에서 기반을 잘 다진 뒤 도쿄, 파리, 뉴욕 등 세계적인 미식 도시에 파도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스시를 통해 일본의 해산물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듯, 저희의 음식을 통해 한국 해물 요리의 멋과 맛이 널리 알려지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