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와 무더위로 한껏 움츠린 우리 시대의 나날. 기존의 틀을 벗어나 레트로와 최첨단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케이팝 이후의 새로운 케이팝을 선보이는 젊은 뮤지션 8인이 보내온 플레이리스트를 그대로 받아 적었다.

 

림킴

BAAUER <PIZZAWALA> 2012년 데뷔와 함께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5주 동안 정상에 머물기도 한 바우어가 올여름 내놓은 새 앨범에 담긴 곡이다. 요즘 아무 생각 없이 마냥 신나고 싶을 때 나도 모르게 손이 가는 곡.
ARCA <NONBINARY> 아르카의 최신 앨범에 있는 모든 노래를 좋아하지만, 특히 이 곡에서 느껴지는 아르카의 강인한 애티튜드를 좋아한다. 노래를 들을 때마다 그 태도가 나에게도 장착되는 느낌이 든다.
YEULE <PRETTY BONES> 율은 싱가포르 출신의 신비로운 힘을 지닌 젊은 아티스트다. 2012년부터 그의 침실에서 음악 작업을 시작했다는데 몽환적인 환상에 빠져 있는 듯, 어딘가 뒤틀린 듯한 느낌과 비주얼이 묘하게 중독적이다.
ASHNIKKO <STUPID(FEAT. YUNG BABY TATE)> 유튜브에 올라온 뮤직비디오에 달린 댓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기력에 빠지기 쉬운 나날, 번쩍 정신을 차리기에 좋다.
JAMIE XX <IDONTKNOW> 제이미 스미스가 생각이 많아 작업이 막혀 있을 때 무의식의 흐름대로 완성한 곡으로 알려져 있다. 잡념이 많을 때 찾아 들으면 한없이 자유로워진다.

 

코스믹보이

JAKOB OGAWA <APRIL> 노르웨이의 싱어송라이터 제이콥 오가와의 노래를 들으면 단숨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다른 게 뭐가 더 필요할까.
MILD HIGH CLUB <KOKOPELLI> 재즈 스쿨 출신의 뮤지션 알렉산더 브레틴이 주축이 되어 이끌어 가는 밴드로 부드러운 사이키델릭 팝을 주로 한다. ‘Kokopelli’는 햇살이 쨍쨍한 70년대 초반의 LA사운드로 충만한 정규 2집 수록곡인데, 적당히 풍기는 예스러운 느낌이 마음에 든다.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노라면 기분이 오묘해진다.
OLIVER TREE <LET ME DOWN> 독특한 비주얼과 행보로 ‘밈’제조기로 불리는 올리버 트리는 보기와는 다르게 꽤 준수한 뮤지션이기도 하다. 데뷔 앨범에 실린 ‘Let Me Down’은 시원한 펑크록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인데 허를 찌르는 뮤직비디오가 압권이다.
JAKOB OGAWA <YOU MIGHT BE SLEEPING> 끝으로 제이콥 오가와의 노래를 한 곡 더 골랐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마치 여름 휴양지에 있는 것 같아진다. 비록 올여름에는 떠날 수 없겠지만, 음악으로 대신하며.

 

죠지

CAFÉ SPEED <JORDANN> 2017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활동을 시작한 밴드가 2019년에 발표한 노래다. 1980년대풍의 복고적인 신스팝이 귀에 쏙쏙 들어오는데 우울한 요즘 듣고 있으면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
BRUNO MAJOR <THE MOST BEAUTIFUL THING> 한적한 도로 옆길로 피어 있는 식물들 사이를 시속 30~50km로 달리면서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저절로 행복해진다.
KHRUANGBIN <TIME (YOU AND I)> 낭만과 여유의 사이키델릭 사운드를 추구하는 크루앙빈의 노래. 뜨거운 여름 한바탕 신나게 서핑을 즐긴 다음 맥주와 함께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맥주 한 잔으로도 기분 좋게 취할 수 있다.
BILL WITHERS <LOVELY DAY>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행복은 가까이에.
DESTROYER <CHINATOWN> 무작정 달리고 싶은 여름밤에.

 

그리즐리

FRANK OCEAN <NIKE>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앨범의 인트로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나는 계절 상관없이 일 년 내내 듣지만, 지금 같은 여름에 딱 듣기 좋은 노래다.
BAZZI <PARADISE> 듣다 보면 제목 그대로 음악이 우리를 천국으로 인도하는 듯한 마음이 된다. 산뜻한 신시사이저 사운드를 기반으로 여름 냄새 물씬 나는 사운드가 돋보인다. 듣기만 해도 그저 시원해진다.
CALVIN HARRIS <FEELS (FEAT. PHARRELL WILLIAMS, KATY PERRY & BIG SEAN)> 켈빈 해리스를 빼놓고 여름 음악을 논할 수 없다. 퍼렐 윌리엄스, 케이티 페리, 빅션까지 자기 색이 강한 뮤지션이 똘똘 뭉쳤으니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노래가 시작하는 순간 다 내려놓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
TREVOR DANIEL & SELENA GOMEZ <PAST LIFE> 올봄 나온 트래버 다니엘의 정규 데뷔 앨범에 실린 솔로 곡을 그 유명한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 다시 불렀다. 후텁지근한 여름밤, 드라이브할 때 함께하면 딱 좋은 노래. 그리즐리 & 청하 <Run> 지난여름 나와 청하가 함께 한 곡이다. 여름에 빼놓을 수 없는 노래가 아닐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빌어먹을 세상 따위>를 보고 만든 노래인데 모든 게 답답하기만 할 때, 무작정 저 끝까지 달리고 싶을 때 함께하기를. 뻥 뚫릴 거다.

 

다희

LIANNE LA HAVAS <AGE> 영국 출신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리안 라 하바스의 데뷔 앨범에 실린 곡이다. 노래라기보다 리안 라 하바스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아진다. 마냥 넋 놓고 그의 이야기를 듣는다.
PHONY PPL <COOKIE CRUMBLE>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뉴욕 브루클린 감성 소울 뮤직 밴드 포니 피플의 음악은 정말 다 좋다. 다른 말이 필요 없다. 딱 한 곡만 고르는 건 불가능하니 가장 대표적인 노래를 추천하며. 뮤직비디오도 꼭 챙겨 보시길.
MARIAH CAREY <UNDERNEATH THE STARS> 말이 필요 없는 머라이어 캐리가 1996년에 발매한 싱글. 여름밤에 듣고 있으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의 야경이 떠오른다. 정말이지 별처럼 예쁜 음악.
KALI UCHIS <HONEY BABY (SPOILED!)> 음악을 듣기 전 먼저 시선을 확 잡아끄는 앨범 표지가 인상적이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신시사이저 사운드와 보컬이 잘 어우러진 곡. 그 목소리가 언제나 늘 나를 위로해준다.
ELLE VARNER <ONLY WANNA GIVE IT TO YOU (FEAT. J. COLE)> 앨리샤 키스의 레이블인 제이 레코드(J Record)에서 발굴한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 엘 바너와 제이 콜이 2011년에 함께했다. 힘찬 그루브와 호소력 짙은 보이스가 매력적인, 더 말이 필요 없는 명곡.

 

수민

PEEJAY <나비야(FEAT.ZION.T)> 살랑거리는 느낌, 나도 모르게 춤을 추고 있다.
NET GALA <KIKI> 아무 생각도 안 하고 그저 날 파괴하고 싶을 때 찾아 듣는다. 넷갈라의 수줍은 모습 속의 이런 괴팍함은 아주 흥미롭다.
BOOTSY COLLINS <ALL STAR FUNK> 맛있는 리듬을 느끼고 싶다면 이 노래만 한 게 없다. 지금 같은 날씨에 홍대 클럽 모데시 옥상에서 크게 틀어놓고 영원히 춤을 추고 싶다.
SLOM <SEOUL> 사랑하는 동료이자 능력 있는 프로듀서인 슬롬의 2019년 앨범 <Alone>에 수록된 곡. 그의 사운드는 항상 사랑스럽고 달콤하다. 세상에 발표되지 않은 곡도 수백 곡인데 너무 좋아서 다 유출해버리고 싶을 지경이다.
SONG YOUNGNAM <ABSTRACT150-3> 소개하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아티스트. 한국에 이런 사람이 있다는 걸 모두 알아야 한다. 엄청난 에너지가 응축된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치밀하고 자비 없는 소리의 향연에 흠뻑 빠져보시길.

 

비비

ROSALIA <TKN (FEAT. TRAVIS SCOTT)> 세계적인 센세이션, 지금 가장 핫한 라틴 슈퍼스타 로살리아와 트래비스 스캇이 함께하면서 화제가 된 노래. 특유의 비트감이 돋보이는 곡이다. 뜨끈하면서 동시에 시원한 것이 마치 몹시 더운 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삼계탕을 먹는 기분이다.
TREY SONGZ <CHI CHI (FEAT. CHRIS BROWN)> 힙합과 R&B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아티스트 트레이 송즈와 크리스 브라운이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 모두 실력을 마음껏 뽐내는 곡인데 아름다운 바다와 그곳에서 벌어지는 재미있는 상황이 눈앞에서 연출되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함께 즐길 수 없는 올여름을 위로할 노래. 다음을 기약하며.
AYA NAKAMURA <POOKIE> 요즘 프랑스에서 제일 잘나가는 가수란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순 없지만 아주 더운 날에 듣고 있으면 마냥 흥겨워진다. 꼭 헤드셋을 끼고 듣기를, 그래야만 빵빵한 베이스 사운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MICHAEL JACKSON <ROCK WITH YOU> 늘 새로운 걸 찾아다니지만 결국 다시 손이 가는 건 마이클 잭슨이다. 항상 설레고, 질리는 법 없이 신나는 목소리. 이게 바로 마이클 잭슨의 힘이다.
BILLIE HOLIDAY <GOD BLESS THE CHILD> 추적추적 장맛비가 내리는 날, 뜬금없이 위스키 한 잔을 머금고 싶은 여름날, 괜히 이런저런 책을 들춰 보거나 거울 앞에 서서 우스운 표정을 지어 보이고 싶은 밤과 함께하기 좋은 노래.

 

SO!YOON!

김덕수 <장구산조A> 김덕수 <장구산조B> 때론 최소한의 리듬이 가장 풍성한 음악이 되기도 한다. 비가 자주, 많이 내리는 요즘 빗소리와 잘 어울리는 장구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DALAI LAMA <CHILDREN> DALAI LAMA <HUMANITY> 달라이 라마가 음반을 발매했다.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진지한 태도로 아주 본격적으로 듣진 않지만 한없이 평화로운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면 마음 가득 평화가 깃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