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점 가장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고 있는 착한 브랜드(3)

<얼루어 코리아>는 매년 4월, 더 건강한 지구를 위해 브랜드의 행보를 되돌아본다. 올해는 ‘지속 가능성’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과감한 도전과 혁신, 포용의 길을 택한 브랜드를 조명했다. 

ACCOR

책임 있는 호스피탈리티 상

지난 2월, 아코르의 한국 내 모든 호텔이 그린키 인증을 획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린키는 1981년 설립된 ‘국제환경 교육재단(FEE)’이 지속 가능 운영 기준을 엄격하게 준수하는 시설에 부여하는 세계적인 인증 시스템이다. 지속 가능한 여행의 새로운 레벨을 제시한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의 운영 총괄 사장 빈센트 르레이(Vincent Lelay)가 전하는 호텔의 혁신.

‘한국 내 전 호텔 그린키 인증’은 상징적인 성과다. 아코르의 ESG 전략 안에서 이번 성과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아코르는 2018년 글로벌 CSR 프로그램 ‘플래닛 21(Planet 21)’을 출범했다. 이후 호텔 운영 전반을 점검하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에코라벨 인증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그린키 인증을 운영하는 FEE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했다는 건 철저한 계획과 지속적인 실행이 있다면, 과도한 자본 투자 없이도 국제적인 친환경 기준을 달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번 성과는 아코르가 추구하는 ‘책임감 있는 호스피탈리티(Responsible Hospitality)’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실제 호텔 운영 전반에 적용되는 실질적인 운영 모델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생각한다.

럭셔리부터 이코노미 브랜드까지, 각기 다른 타깃과 니즈를 가진 브랜드에서 공동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는 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를 아우른 핵심 전략이 궁금하다.
브랜드 포지셔닝과 관계없이 아코르의 모든 호텔은 동일한 그린키 인증 기준을 따르며 ‘환경보호’라는 공통된 가치를 공유한다. 럭셔리 호텔은 보다 복잡한 서비스 구조와 대규모 시설을 운영하기 때문에 더 정교한 환경 관리 시스템과 직원 교육이 필요하다. 각 호텔의 규모와 운영 방식에 따라 실행 전략은 달랐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전 직원이 같은 목표를 공유하게 하는 지속적인 소통이었다.

임직원에게 전한 공통의 목표와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우리의 일상이 지구를 보호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모든 직원이 이런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가장 도전적으로 다가온 과제는?
거대한 과제 중 하나는 지속 가능성 투자가 단순한 비용이 아닌 호텔 운영의 미래를 위한 필수라는 점을 이해관계자에게 설명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어메니티를 교체하는 수준을 넘어, 인프라 개선과 새로운 운영 시스템 도입까지 필요했으니까. 지속 가능성은 결국 호텔 내 구성원의 일상적인 행동에 달려 있기에 직원들의 인식과 행동 변화를 끌어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나?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과 한국 호텔 업계 최초로 그린키 인증을 획득한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의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음식물 쓰레기 감축과 일회용 플라스틱 제거에 집중한 지속 가능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2022년부터 모든 식음료 업장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월 단위로 모니터링해왔으며, 이를 통해 전년 대비 10%의 감축 성과를 달성했다. 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고객 1인당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을 151g 이하로 줄이는 게 목표다.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는, 운영 전반에 지속 가능성을 위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빗물을 재활용한 객실 화장실 용수, 루프톱 허브 가든을 활용한 식재료 공급, 무라벨 생수와 나무 키카드 도입, 객실 내 디지털 태블릿을 통해 종이 없는 환경을 구축했다. 개인 텀블러 사용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운영하는 등 친환경적인 여행법도 제안하고 있다.

지속 가능성을 위한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의 여러 실천 중 가장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 건 무엇인가?
여러 활동이 모두 중요하지만, 가장 의미 있는 성과는 직원들의 인식 변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문화의 안착이라고 본다. 직원들은 이제 단순히 업무 매뉴얼을 따르는 수준을 넘어 환경보호를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는 호텔뿐 아니라 개인의 삶과 지역사회까지 확산되는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만들어낼 거라 믿는다.

지속 가능한 여행을 위한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그린키 인증을 기반으로 생물다양성 분야를 강화하는 것이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의 주요 목표다. 대표적인 활동으로, 루프톱에 벌통을 설치하는 도시 양봉 프로젝트의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도시생태계를 보호하고, 생산된 꿀은 호텔 조식이나 식음료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이다.

국내 사례 이전에, 아코르 그룹 호텔 89곳은 UN의 에코라벨을 받았다. 현재 아코르에서 지속 가능성은 얼마나 중요하며, 이를 위한 글로벌 미션이 따로 있나?
지속 가능성은 오늘날 아코르의 정체성이자 운영 전략의 핵심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책임감 있는 호텔리어’라고 정의하며, 이 철학은 다양한 CSR과 ESG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린키와 UN 에코라벨 같은 인증은 이 같은 노력이 외부적으로 검증된 결과다. 아코르는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 감축과 자원 관리, 생물다양성 보호, 지역사회와의 상생 등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성 전략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호텔 운영 기준과 KPI에도 반영되었다.

이야기를 들으니 세계 최초 저탄소 BBCA 호텔인 프랑스의 조앤조 파리 장티이(JO&JOE Paris Gentilly), 지속 가능한 건축법을 도입한 스위스의 노보텔 로잔 부시니(Novotel Lausanne Bussigny) 등 환경에 방점을 찍은 아코르의 호텔이 떠오른다. 아코르가 꿈꾸는 지속 가능한 여행의 목표는 무엇이며,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여행이 남기는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지역사회와 자연환경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Stay, Eat, Explore’라는 3가지 축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성 전략을 운영하고 있다. ‘Stay’는 에너지 효율적인 설계와 책임 있는 호텔 운영을 의미하며, ‘Eat’은 지속 가능한 식재료 사용과 음식물 쓰레기 감소를 중심으로 한다. 마지막으로 ‘Explore’는 자연생태계와 지역문화를 보호하며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실제로 체감하는 여행객의 행동 변화도 있나?
보다 의미 있는 여행 경험을 찾기 위해 골몰한다. 환경을 고려하고 지역문화를 존중하며,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호텔과 여행 경험이 어떤 방식으로 지속 가능성에 기여하는지에 대해 투명성과 진정성을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다면 여행 전, 호텔을 선택할 때 어떤 점을 우선적으로 살펴보면 될까?
추천하는 방법은 호텔이 에너지 사용과 물 소비, 폐기물 관리 등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지역 생산자와 협력하고 지역문화를 존중하며 환경을 보호하는 호텔의 행보를 보는 것 역시 큰 도움이 된다.

환경을 위해 개인적으로 꾸준히 유지하는 일상 속 습관은 무엇인가?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을 통해 환경을 존중하는 습관을 배웠고 자연스러운 삶의 태도로 안착했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고, 장을 볼 때는 개인 장바구니를 구비하며, 사용하지 않는 공간의 불을 끄는 것처럼 일상과 함께한다. 이런 사소한 습관이 조직문화와 고객 경험으로 확장될 때, 지속 가능한 여행은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PATAGONIA

지구를 바꾸는 행동하는 책임 상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최우선으로 삼아온 파타고니아가 창립 52년 만에 전사적 책임 경영 보고서인 ‘프로그레스 리포트’를 발간했다. 성과 일색인 여타 보고서들과 달리, 시행착오는 물론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까지 가감 없이 공개했다. 우리가 마주할 불편하고도 본질적인 질문들이 여기 있다. 브레멘 슈멜츠 부사장 겸 아시아퍼시픽 총괄 책임 이사에게 그 답을 물었다.

지난해 파타고니아가 최초로 발행한 리포트가 화제였다. ‘성과’가 아니라 ‘진행 중인 과제’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우리의 문화는 언제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제품이든, 사회적 이슈든, 환경문제든 해결이 필요한 곳으로 자연스럽게 시선이 향한다. 이번 보고서 역시 우리가 아직 해결할 문제와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더 초점을 맞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구조조정과 일부 프로그램 종료를 공개했다. 가치 기반 기업이 생존을 위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무엇이 기준이 되는가?
모든 결정은 핵심 가치에서 출발한다. 품질과 진정성,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태도, 정의, 그리고 환경에 대한 책임이다. 이런 가치를 기준으로 방향을 찾으면 우리가 나아갈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실패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브랜드 리스크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하다고 본 이유는?
투명성은 결국 우리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것에서 출발한다. 자신에게 정직하지 못하면 당면한 문제를 직시하는 것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가 경쟁 환경 속에서 파타고니아를 가장 강력하게 차별화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Earth is our only shareholder(지구는 우리의 유일한 주주입니다).’ 이 선언 이후, 실제 의사결정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별로 없다. 늘 기업 활동과 환경보호가 서로 충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하나의 실험처럼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선언은 우리가 오랫동안 지켜온 원칙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낸 하나의 계기였다.

파타고니아는 ‘자연의 속도를 넘어서는 성장은 하지 않겠다’라고 한다. 매출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오더라도 의도적으로 포기한 사례가 있는지?
그런 선택은 매일 하고 있다. 우리의 성장은 단순한 매출이 아니라 스포츠 커뮤니티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수요가 많다는 사실은 감사하지만, 성장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한다.

매출 목표와 환경 목표가 충돌한 순간이 있었다면, 또 개인적으로 가장 고민했던 사례는?
두 가치 사이에는 늘 건강한 긴장이 존재한다. 그게 서로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준다. 한국 시장도 좋은 사례다. 우리는 단순히 더 많이 판매하려고 이 시장에 온 것이 아니라 ‘의식 있는 소비’에 대한 또 다른 선택지를 제안하기 위해 왔다. 더 빠르게 성장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우리의 메시지에 책임지는 방식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문제를 깊이 들여다볼수록 더 복잡한 진실이 드러난다’라고 했다. 지금 파타고니아가 직면한 가장 불편한 진실은 무엇인가?
세상에 만연한 비관과 무관심, 그리고 때로는 스스로 갖고 있는 회의감을 헤쳐가는 일이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 사람들이 더 나은 방식의 삶에 확신을 갖도록 마음과 생각을 바꾸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그건 음식일 수도, 이동 방식일 수도, 소비일 수도 있다.

30년간 이어진 철학 수업과 내부 토론 문화는 왜 여전히 중요한가? 그것이 실제 의사결정에 어떻게 작동하나?
파타고니아의 문화는 마케팅으로 구축된 게 아니다. 우리의 내면에 각인된 ‘DNA’ 같은 것이다. 이 문화는 우리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나아가는 구심점이 된다. 철학 수업은 사람들이 우리가 하는 일의 의미와 언어를 이해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1% for the Planet’을 통해 수백 개 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실질적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가능한 한 의사결정을 현장 가까운 곳에서 내리도록 한다. 전 세계 매장과 사무실, 지역 네트워크에서 다양한 지원금(grant) 위원회가 운영되는 이유다. 각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이들에게 결정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분산된 구조 덕분에 지원이 실제로 필요한 곳에 도달하고 있는지 꾸준히 확인할 수 있다.

매장을 커뮤니티 플랫폼처럼 운영한다. 상업적 효율보다 환경적 메시지를 우선한 결정이 있었다면 어떤 순간인가?
비영리단체가 행사나 영화 상영, 세미나 등을 진행하도록 매장을 닫고 공간을 내어줄 때다. 우리는 매장을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활동이 펼쳐지는 장소로 활용하는 일을 오히려 즐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비즈니스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50년은 ‘기업이 다르게 운영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실험’이었다고 했다. 다음 실험은 무엇이 될까?
대부분의 기업은 100년을 넘기지 못한다. 평균수명이 8년 정도라는 말도 있다. 우리의 미션을 지켜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가 되면 다음 세대에게 이 일을 넘겨주는 것이 더 본질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이 일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말이다.

기후 위기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계속 개입하고 발언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변화의 주체는 기업이 아니라 사람들, 즉 소비자다. 소비는 가장 강력한 표현 방식이고, 기업은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따라가기 마련이다. 사람들이 품질과 진정성을 기준으로 소비하기 시작하면 기업도 살아남기 위해 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흥미로운 점은 국가 역시 그 흐름을 따라온다는 것이다. 결국 변화의 힘은 우리 각자에게 있다.

한국은 아웃도어 소비와 신제품 출시 주기가 빠른 시장이다. ‘덜 사고 오래 입는 문화’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을 알리는 일이다. 그리고 소비자와 더 깊은 수준에서 공감하고 연결되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젊은 세대는 환경문제에 민감한 동시에 소비문화에도 적극적이다. 이 모순을 어떻게 바라보나?
젊은 세대가 이전 어느 세대보다 직면한 환경문제를 더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본다. 만약 내가 그들의 입장이었다면 기성세대에 큰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결국 어느 시점에는 지금의 구조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젊은 세대는 그린워싱이나 기업의 탐욕을 점점 더 날카롭게 꿰뚫어보게 될 것이다.

업무가 아닌 개인의 삶에서, 최근 스스로 바꾼 환경 습관이 있다면 무엇인가?
가능한 한 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더 많이 구매하려고 노력한다. 지역에서 재배한 식재료나 만든 제품을 선택하려는 습관도 들이고 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자연을 체감하는 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자연의 장면은?
집 근처에서 아들과 함께 서핑하는 순간이다. 무엇을 하고 있든, 어디에 있든 내 마음이 가장 편안하게 머무는 데가 바로 그곳이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순간, 파타고니아가 스스로에게 가장 날카롭게 던지는 질문은 무엇인가?
우리가 계속 던지는 질문은 하나다. ‘이 비즈니스가 우리의 미션에 더 부합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포토그래퍼
    정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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