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비건생활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비건 제품. 작은 군것질부터 신상 간편식까지, 직접 맛보고 평가했다.

숙성 체다 슬라이스 | 바이오라이프

유제품이 들어가지 않은 치즈는 어떤 맛일까? 코코넛 오일과 전분으로 만든 식물성 치즈로 유제품, 젖당, 글루텐, 방부제 등이 일절 들어가지 않은 100% 비건 제품이다. 개봉하자마자 체다 치즈 향이 물씬 나며 색깔과 모양도 일반적인 슬라이스 치즈와 똑같다. 뚝뚝 끊기고 부서지는 식감은 아쉽지만 의외로 맛은 기대 이상.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하고 약간의 단맛까지도 느껴져 기존 치즈와 비교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맛있다. 크래커나 빵에 곁들여 먹어도 좋고 단독으로 와인, 맥주와도 잘 어울린다. 온라인과 일부 비건숍에서 판매하며 가격은 1만3천9백원.
맛 ★★★★ 가성비 ★ 접근성 ★★

채황 | 오뚜기

10가지 채소로 맛을 낸 라면으로 영국 비건 협회에 정식 등록된 제품이기도 하다. 하얀 국물과 풍부한 건더기 스프가 특징. 채소 라면이라 해서 마냥 순한 맛만 나는 것은 아니다. 의외의 감칠맛이 돌고 특히 끝맛은 후추와 청양고추가 내는 듯한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치고 들어온다. 먹다 보면 채소를 많이 넣어 깊은 맛이 나는 샤브샤브 육수에 마무리 면을 넣어 먹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양배추, 청경채, 버섯 등의 건더기가 많이 들어가 샤브샤브에 견주어도 식감이 손색없다. 편의점과 마트에서 구매 가능하다. 가격 1천5백원.
맛 ★★★★ 가성비 ★★ 접근성 ★★★★★

잇츠베러마요 | 잇츠베러

계란 대신 국내산 약콩과 두유로 만든 순식물성 마요네즈다. 화학 합성보존제 대신 로즈메리 추출물과 레몬 농축액을 첨가해 더욱 건강하다. 계란이 들어간 일반 마요네즈보다 칼로리, 지방, 나트륨이 1/3 정도 적어 비건 외 다이어트 제품으로도 추천한다. 계란 마요네즈의 눅진한 밀도를 좋아한다면 아쉬울 수 있지만 확연히 기름기가 덜해 훨씬 가볍고 산뜻하다. 느끼하다는 이유로 마요네즈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충분히 좋아할 만한 소스다.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이며 1개 5천5백원.
맛 ★★★★ 가성비 ★★ 접근성 ★★

버섯콩불고기김밥 | 세븐일레븐

콩고기와 느타리버섯, 양송이버섯, 당근, 단무지가 들어간 채식 김밥으로 생각보다 속이 실하다. 콩고기 특유의 맛과 질감이 살아 있고 두 가지 버섯 향이 꽤 강하게 느껴진다. 간장소스가 들어가지만 전반적으로 담백하기에 자극적인 맛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리면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짙어져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세븐일레븐에서 예약 구입 후 원하는 시간에 픽업할 수 있어 편리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가격 2천4백원.
맛 ★★ 가성비 ★★★ 접근성 ★★★★

언리미트 만두 | 지구인컴퍼니

다이어트나 채식을 할 때 가장 참기 힘든 음식이 만두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고기를 대체하는 식품이 많아져 쓰디쓴 인내 대신 만두를 맛볼 수 있게 됐다. 현미와 귀리, 3가지 견과류로 만든 식물성 고기가 들어간 비건 만두로 전자레인지로 조리가 완성되는 간편식이다. 고기뿐 아니라 소스까지 동물성은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밀가루 대신 곤약으로 만든 만두피는 얇은 떡을 먹는 듯한 쫀득쫀득한 식감이다. 달콤짭짤한 갈비맛과 제법 매콤한 김치맛 모두 만족스러운 맛. 취향에 따라 식물성 고기가 너무 부드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소에 들어간 아삭한 채소가 아쉬운 식감을 보완한다. 세븐일레븐과 온라인에서 판매하며 2팩에 5천6백원.
맛 ★★★ 가성비 ★★★ 접근성 ★★★

유기농 야채맛 바인 검스젤리 | 와코비탈

글루텐과 유당을 넣지 않고 유기농 농축액으로 맛을 낸 과일, 야채맛 젤리다. 얼핏 고무 냄새 같기도 한 쿰쿰한 냄새는 거슬리지만 새콤달콤한 맛 때문에 자꾸 손이 간다. 과하게 달지 않으면서도 사과, 레몬, 오렌지, 라즈베리, 포도 등 과일의 맛이 진하게 느껴진다. 이에 찐득하게 붙는 옛날 젤리 식감으로 쫄깃하고 탱글한 젤리가 아닌 점은 아쉽다. 캐러멜이나 엿을 먹는 것 같은 의아한 첫인상과 달리 먹을수록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한번 뜯으면 자꾸만 침이 고이기 일쑤이고 결국 앉은 자리에서 금세 빈봉지를 더듬게 된다. 일부 비건숍에서 판매. 가격 4천6백원.
맛 ★★★★ 가성비 ★ 접근성 ★

양반김치 썰은김치 | 동원

매일 식탁에 오르는 대부분의 음식은 논비건이고 김치 역시 예외가 아니다. 양반에서 출시한 볶은 김치와 썰은김치 중 후자만 비건에 해당한다. 젓갈을 넣지 않아 콤콤한 냄새가 나지 않고 뒷맛이 깔끔하다.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은 적당한 숙성도 덕분이다. 라면에 곁들여 먹으면 딱 좋을 정도로, 기분 좋은 신맛을 낼 정도로 익었다. 이미 잘게 잘려 있어 바로 따서 먹기만 하면 되니 여행이나 캠핑을 갈 때도 간편하다. 마트에서도 판매하며 가격은 2천3백원.
맛 ★★ 가성비 ★★ 접근성 ★★★

채식 자장면 | 새롬식품

춘장에는 국내산 밀을, 면발에는 쌀가루와 감자 전분을 사용했다. 누군가가 느끼는 담백함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싱거움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건강한 맛’의 이중성. 자극적인 자장 라면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부가적인 재료를 더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보완 가능하다. 파기름을 내거나 양파를 넣거나 고춧가루를 뿌리는 등 기호와 취향에 따라 조리할 때 더욱 빛을 발하는 라면임에는 분명하다. 비건숍과 온라인을 통해 구매 가능하며 1천3백원.
맛 ★★ 가성비 ★★ 접근성 ★★

감자 라면 | 삼육

감자 전분을 함유한 면발은 예상대로 흐물거리면서도 쫄깃한 식감이다. 반전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국물. 일반 라면과 같은 빨간 국물이지만 더 개운한 맛이다. 식물성 재료만으로 맛을 냈기에 감칠맛이 부족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맑고 깔끔하다. 끓이고 나니 풋내와 유사한 감자 냄새가 조금 올라오지만 거부감이 들 정도는 아니다. 면이 얇아 금방 불어버리니 맛있는 국물이 다 사라지기 전에 면치기에 집중해야 한다. 비건숍과 온라인에서 판매한다. 가격 1천5백원.
맛 ★★★★ 가성비 ★★ 접근성 ★★

    에디터
    정지원
    포토그래퍼
    Kim Myung 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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