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금 인종차별 반대 여론이 전 세계를 휘감은 가운데 팝 음악계에서도 차별의 뜻을 품은 구시대의 용어를 감시하고 퇴출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간 흑인 음악을 포괄적으로 가리켜온 ‘어반(Urban)’ 뮤직을 다른 용어로 대체하자는 것. ‘어반’ 또는 ‘어반 컨템퍼러리’는 그동안 음악계에서 R&B와 힙합 등 흑인 음악에 기반을 둔 장르를 통칭하는 표현으로 사용됐다. 이는 흑인 아티스트를 하나의 울타리 안에 몰아넣어 사실상 주류 백인 음악계에서 분리하고, 나아가 주변화한다는 점에서 오늘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 맨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은 미국의 대표 레이블 중 하나인 리퍼블릭 레코드다. 테일러 스위프트, 아리아나 그란데, 포스트 말론, 드레이크 등이 소속된 리퍼블릭 레코드는 자신들이 발매하는 음반에서 ‘어반’이라는 단어를 완전히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팝계 최고 권위의 그래미 어워즈도 함께한다. 그래미 어워즈는 내년 1월 열리는 제63회 시상식에서부터 ‘최우수 어반 컨템퍼러리 앨범상’을 ‘최우수 프로그레시브 R&B 앨범상’으로 변경하여 수상한다. 한편 ‘블랙 라이브즈 매터’ 운동에 많은 기업과 아티스트들이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방탄소년단도 힘을 보탰다. 방탄소년단과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블랙 라이브즈 매터’ 운동에 한화 약 12억원을 기부한 후 자신들의 SNS에 밝혔다. “우리는 인종차별과 폭력에 반대합니다.”

 

70주년을 기념하며

사랑스러운 강아지와 천진난만한 장난꾸러기들이 등장해 무려 70년 동안 우리와 함께한 만화가 있다. 원작 만화는 보지 않았더라도 인형이나 다이어리 같은 팬시 상품이나 애니메이션으로 한 번쯤 마주쳤을지도 모른다. ‘스누피’, ‘찰리 브라운’과 같은 캐릭터 이름이 친숙하게 다가오는 만화의 제목은 찰스 출스의 ‘피너츠’다. 1950년 10월 2일 태어난 피너츠가 7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는 두 장의 바이닐이 다시 발매된다. 2016년 TV 시리즈로 제작된 피너츠의 사운드트랙 <Peanuts Greatest Hits>의 수록곡은 전과 같지만, 과거 앨범 커버에 찰리 브라운과 루시 반 펠트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박힌 것에 비해, 이번에는 스누피와 우드스톡의 얼굴을 바이닐에 바로 새겼다. 또 하나의 바이닐 <Peanuts Portraits>는 ‘피너츠’의 등장인물을 주제로 한 사운드트랙인데 바이닐 발매는 최초다. 두 앨범 모두 나른한 사운드가 인상적인 재즈 넘버가 주를 이룬다. 재즈는 원래 겨울에 찰떡궁합이지만, 여름을 파고드는 재즈에는 또 다른 멋이 있기 마련이다.

 

안녕, 2020 코첼라

미국을 넘어 지구촌을 대표하는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일정을 최종 취소한다. 코첼라는 이미 지난 4월에 개최할 예정이었던 축제를 10월로 연기한 바 있다.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고, 가을이 오면 두 번째 대유행이 예상되는 만큼 올가을에도 행사를 열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음악은 세상을 이롭게 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공동체의 안전과 건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