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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헤럴드 트리뷴~! 아시아 프린스 ‘장근석’의 허세 전성기

2026.05.18김가혜

장근석장근석

싸이월드의 재개장을 가장 두려워했던 셀럽 1위. <구기동 프렌즈>로 활약 중인 아시아 프린스, AP 장근석의 ‘쇼 타임’이 반가운 이유.

기억 나니, 민들레영토?

장근석
인스타그램@_asia_prince_jks

“알아, 대학로 민들레영토?” 대학교 1학년 때 6 대 6으로 딱 한 번 미팅을 해봤다는 장근석이 소환한 2000년대 초반 추억의 장소. ‘구기동 프렌즈’가 ‘민토’에 반색하자 한껏 의기양양해져 말을 이었다. “민토 ‘비즈니스 룸’ 알아?”

주말에 채널을 돌리다(그렇다, 나는 여전히 채널을 ‘돌리는’ 영포티다) <구기동 프렌즈>를 발견하면 반가운 마음에 멈춘다. 마흔 즈음 동갑내기들의 동거가 기혼자로서 부럽기도 하지만, 80년대생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이다. 마흔 언저리 세대의 잊고 있던 추억들을 소환하는 1등 공신은 AP, ‘아시아 프린스’ 장근석.

가만 돌이켜 보면 우리의 21세기는 장근석과 함께였다. 

기억 나니, 미남이시네요?

©SBS
인스타그램@_asia_prince_jks

장근석을 AP로 만든 시작은 <미남이시네요>였다. 수녀원에서 불경스럽게(?) 케이팝을 즐겨 듣던 수녀 ‘젬마’, 본명 고미녀(박신혜)가 쌍둥이 오빠 ‘고미남’ 대신 남장을 하고 최고 인기 밴드 엔젤(A.N.JELL)에 들어가며 벌어지는 이야기. 설정부터 항마력을 키워야 하는 순정만화 재질이지만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는 마성의 드라마다.

제작진은 기획 의도에서 “죽겠다를 입에 살고 있는 요즘 텔레비전 앞에 앉아서 만큼은 유치할 만큼 가벼워질 수 있게 만들어주는 드라마”라고 밝혔다. ‘텔레비전 앞에 앉아서’라는 표현이 아득할 수도 있지만 드라마 방영 시기는 2009년 10월 7일부터 11월 26일, 국내에 아이폰이 처음으로 출시되었을 때는 2009년 11월 28일이다.   

어쨌거나 ‘소녀 판타지’로 포장된 인간 성장기는 이런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동방신기 중 한 명이 여자라면? 더불어 그녀는 빅뱅들과도 친구 먹고, SS501과 김밥 까먹는 사이다라면?”      

장근석
인스타그램@_asia_prince_jks
장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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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세게 불고 지나간 건지, 소가 핥은 건지 하나같이 한쪽 방향 샤기컷으로 흑역사를 남긴 시절이었지만, 한쪽 시야를 포기한 ‘황태경’의 헤어는 그 누구도 따라갈 수는 스타일이었다. 시야 확보가 중요한 러닝 때는 ‘사과 머리’였지 아마?    

기억 나니, 뉴욕 헤럴드 트리뷴?

장근석
2012 장근석 트위터

“다시 한 번 파리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한 손에는 와인병을 다른 한 손에는 신문을 들고 샹젤리제 거리에서 이렇게 외칠 거다. 뉴욕 헤럴드 트리뷴!”

장근석의 호처럼 이름 앞에 붙는 2음절 ‘허세’. 시작은 싸이월드 시절, 미니홈피에 올린 게시물이었다. 파리에서 보낸 시간들의 낭만에 취해, 장 뤽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의 한 장면을 오마주해 남긴 글은 영원히 고통 받는 (‘밈’ 이전의) ‘짤’로 남았다.

장근석
2008 장근석 미니홈피
장근석
2012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조롱과 비난에 지친 AP는 급기야 미니홈피를 닫아 버렸고, 몇 해 뒤 트위터로 돌아와 4년 전 공약을 지켜 또다시 화제가 되었다. 샹젤리제 거리에서, 와인병과 신문을 들고 뉴욕 헤럴드 트리뷴을 외친 것. 허세 짤에 한이 맺힌 건 글로벌 팬들 역시 마찬가지. 파리에서 발간되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장근석의 데뷔 20주년 기념 광고를 싣는 역대급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기억 나니, 서울 막걸리?

장근석
인스타그램@_asia_prince_jks
장근석
인스타그램@_asia_prince_jks

“도쿄는 두 가지 여행법이 있어. 하나는 혼자 가는 도쿄, 또 하나는 나랑 가는 도쿄.” <구기동 프렌즈>의 다음(7화) 에피소드에는 AP 따라 도쿄 당일치기 여행이다. 예고편을 보니 우리 집 요리 담당 친구가 허세가 아니라 진짜 아시아 프린스였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는 스펙터클한 여정이 펼쳐질 듯하다.   

도쿄에 간 장근석이라, 그 시절 일본을 흔든 막걸리 광고가 떠올랐다. 천사처럼 새하얀 옷을 입고 캔 막걸리 마시는 법을 알려주던 친절한 ‘근짱’. <미남이시네요> 황태경의 “허락해준다” 고백만큼이나 항마력이 필요한 영상이지만, 자꾸만 생각나는 중독성은 부인할 수가 없다. 너무 흔들면 빵 터져요…

AP에게 ‘나대는’ 자유를!  

장근석
인스타그램@_asia_prince_jks
장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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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동 프렌즈’들이 사주를 보러 갔을 때, ‘장군님’은 AP에게 말씀하셨다. “나대지 마라!”

하지만 장근석은 “남자가 허세와 배짱이 없으면 포부도 없다” 생각하며 “허세가 아닌 실세”임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인생 버킷리스트는 자선 단체를 설립해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 갑상선 암 진단을 받았을 때, 과거 12억을 기부한 기록 덕분에 모교 대학병원에서 빠르게 수술 일정을 잡게 된 경험은 삶과 선행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우리 AP가 달라졌다는 또 다른 증거는 이상형 변화. 과거엔 차로 바래다 줬을 때 사이드 미러에 더 이상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드는(!) 여자였지만, 현재 이상형은 “건강한” 사람이다.

그 시절 우리가 참 많이도 놀렸던 허세 AP. 앞으로 네가 나대는 걸 ‘허락해준다’!

<Y2K쌀롱 31> ‘Y2K쌀롱’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고, 다시 우리를 설레게 하는 스타와 콘텐츠에 관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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