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마치 멈춘 시간처럼 느껴져요.” NCT 쟈니와 도영이 몰디브에서 만난 눈부시게 자유로운 순간들. 

도영이 입은 아이보리 니트는 돌체앤가바나. 스윔 브리프는 본인 소장품.

도영이 입은 로고 프린트 셔츠는 산드로 옴므(Sandro Homme). 은빛 리본이 돋보이는 쌉싸름하고 청량한 향기의 ‘주니퍼 슬링 EDT’ 향수는 펜할리곤스(Penhaligon’s).

쟈니가 입은 베이지 셔츠는 더 로우(The Row). 신화 속 인물을 모티프로 한 부드러운 우디 향의 ‘엔드미온 EDC’ 향수는 펜할리곤스.

쟈니가 입은 니트웨어와 레더 패러슈트 팬츠는 구찌.

도영이 입은 화이트 슬리브리스는 코스 스윔 브리프는 본인 소장품. 쟈니가 입은 블루 컬러 셔츠는 바레나. 스윔 브리프는 빌보콰.

| 도영 |

아침에 보니 혼자 분주히 조식당을 오가던데요. 편해 보였어요.
저는 자전거 타고 오고 싶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죠. 너무 좋았어요.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뭔가 한다는 게요.

이곳 사람들은 다 자기만의 여행을 즐기느라 바쁘죠.
맞아요. 다들 각자 소중한 시간을 즐기는 것 같고, 저희도 첫날에 제일 바빴던 것 같아요. 돌고래 보면서 소금물도 잔뜩 마시고. 어찌나 파도가 양 볼을 때리던지.

여기서 뭘 할 수 있는지를 어떻게 바로 파악했어요?
프로그램이 여기저기 붙어 있더라고요. 결단력 있는 사람이 없어서 결단력이 생기는 것 같은데,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면 할까? 이런 느낌으로 흘러가고 있어요.

도영과 쟈니의 여행 스타일이 잘 맞네요.
쟈니 형이랑 잘 맞아요. 형이 잘 맞춰주는 것 같아요. 저는 의견을 얘기하는 편이고, 형은 제 의견에 힘을 실어주는 편이에요. 팀 내에서도 형이 그러면 큰 힘이 되거든요. 매번 그런 건 아닌데, 형이 하자고 하면 하게 돼요.

도영은 그럼 팀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해요?
일 벌이는 걸 좋아한다고 해야 할까요?(웃음) 어떻게 보면 귀찮을 수 있지만 다양한 일을 좋아하고 적극적인 스타일이에요. 좋은 결과물에 나도 조금은 일조했다.

일할 때 뭘 중요하게 생각해요?
일관적인 거요. 항상 NCT 127이 본래 어떤 팀인가를 생각하려고 하죠.

사람도 일관적인 사람을 좋아해요?
완전히요. 제가 아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사람을 좋아해요. 쟈니 형이 진짜 그런 스타일이에요. 저희 앞에서와 팬 앞에서의 모습이 정말 똑같아요.

여행 친구로서 쟈니, 도영은 어때요?
형의 장점은 감정을 크게 낭비하지 않는 거. 섭섭한 게 있어도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다 넘겨요. 저는 MBTI가 F라 살짝 감정적인 편이거든요. 저의 장점은 적극적인 거. 하자고 하는 편이죠. 계획형이라 다음 단계를 생각하는 편이고요.

수경을 두 개 가져왔다고 할 때 그런 면모를 본 것 같아요.
100% 장담하고 형은 안 가져왔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제 촬영을 마치고 스태프와 다 같이 저녁을 먹으며 “잘 모르는 사람들과 송년회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한 게 기억에 남아요. 이루었네요?
새로운 걸 알게 해주는 사람들과 연말에 어울리는 좋은 대화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낸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내가 보는 내 세상이 다가 아니라는 걸 또 배워요. 요즘 드는 생각인데, 혼자 있는 것도 연습해야 하지 않나 싶거든요. 정말 아무것도 안 하는 상태가 가능할까 궁금했는데 여기 와서 경험해보는 것 같아요. 만약 혼자 왔다면 어떻게 보냈을까? 혼자 있을 때 휴대폰만 보는 건 건강하지 않잖아요.

많은 사람의 관심 속에 살면서 중심을 지키려면 자신만의 기준이 필요하잖아요. 어떤 기준을 갖고 있어요?
지금 바로 떠오른 거는, 진심과 진심은 통한다. 그리고 진실은 밝혀진다. 딱 두 가지를 믿어요. 제 진심이 언젠가는 통할 거라고 믿듯이요. 저희 일이 반짝거리는 일이지만, 그 반짝거림에만 의지해왔다면 그렇지 않은 순간에는 힘들었을 거예요. 제 마음이 한 번에 비춰줄 수 없다는 걸 잘 알거든요. 그런 노력들이 쌓이고 쌓여서, 누군가 알아봐준다면 그때의 피드백은 마음껏 즐기고 싶어요.

2023년의 피드백은 어땠어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무대에 섰죠.
제 마음과 노력이 잘 전달되었다고 느껴요. 2023년은 제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된 한 해였어요. 무대에 오를 땐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대에 오르기 전에 이 무대들이 관객들에게 그런 방해물 없이 잘 전달되면 좋겠다는 기도를 항상 하고요. 예전에는 내가 하는 일이 나랑 정말 맞는지,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없었다면, 이제야 알게 된 느낌. 그전까지는 뭘 하든 걱정이 많았고 잘 해내야 한다고만 저 자신에게 말하곤 했죠. 지금은 ‘이렇게도 만들어볼까?’라는 새로운 고민을 하게 됐어요. 2023년뿐 아니라 2024년도 터닝 포인트가 됐으면 해요.

콘서트에서도 내내 말하지 않았던가요? 우리 멤버들이 너무 멋있다고 말할  때는 한 명의 팬이 된 것 같은 진심이 느껴졌어요.
맞아요. 저희의 음악은 저 혼자서는 절대 못할 음악이죠. 사운드도 무대적인 것도 혼자서는 구현할 수 없는 무대가, 멤버들과 함께함으로써 가능해지죠. ‘내가 이런 음악에도 내 목소리를 얹을 수 있구나’라는 고마움이 생겨요. 멤버들을 보면 자부심이 들어요. NCT 127이라는 팀이 뛰어나고 멋있다고 생각해요. 그 어떤 팀보다도요. 다 같이 인이어를 끼면 멤버들의 목소리가 적나라하게 잘 들리거든요. 공연하면서도 ‘왜 이렇게 잘해’ 하는 순간이 있어요. 그러면서 저도 더 잘하고 싶어져요.

 

도영이 입은 아이보리 니트는 돌체앤가바나. 스윔 브리프는 본인 소장품. RIGHT 도영이 입은 타이다이 프린트 셔츠는 오에이엠씨 바이 파페치.

쟈니가 걸친 스카프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레이 데님 진은 렉토. 베이지 버킷 햇은 빌보콰.

멤버들도 도영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특히 2023년에는 멤버의 빈자리도 채우고, 다양한 유닛에도 참여했으니까요.
열심히 했어요.(웃음) 저는 특히 2023년이 좀 더 재밌었어요. ‘도재정’도 했고 오랜만에 ‘칠감’ 멤버들이 뭉친 ‘Baggy Jeans’도 있었죠. 멤버들이 만장일치로 ‘Baggy Jeans’를 선택했을 때 ‘좋은 노래라는 건 이렇게 오는 거구나’, 고민하지 않게끔 하는 게 좋은 음악이라는 걸 깨달았고요. 각각 단톡방이 다 따로 있는데, 무대 할 때가 오면 그 단톡방이 엄청 활성화되거든요. 방마다 고유의 분위기가 있는데, 그것도 웃기고 재밌어요.

요즘은 어느 방이 제일 활성화돼 있어요?
항상 활발한 건 127이죠. 127방은 항상 좀 웃겨요. 웃긴 사람이 많아요. 쟈니 형도 웃기고 정우와 해찬이도 재미있고, 저는 거기 축에도 못 껴요.

보컬이라서 부담이 많겠지만, 그래서 다양한 무대에 오르죠. ‘윤슬’ 같은 수록곡은 저도 콘서트에서 처음 들었는데 좋더라고요.
팬들이 정말 좋아하는 노래라서 꼭 부르고 싶었어요. 저도 누군가의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소름이 돋을 때가 있어요. 제가 노래하는 사람으로 태어난 게 너무 감사한 거예요.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감동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엄마한테 고맙다고 한 적이 있어요.

시간이 지나면 2023년이 어떻게 남을 것 같아요?
저에 대한 확신이 생긴 해. <NCT NATION>을 하면서 ‘내가 노래를 생각보다 꽤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조금 들었어요. 태일 형 파트를 위해 부단히 연습하고 노력한 것도 있거든요. 또 <NEO CITY-THE UNITY>는 시작부터 멤버들 모두 의기투합했기 때문에 제일 뿌듯한 콘서트였어요. 특히 공연을 한 체조경기장이 저희가 첫 콘서트를 한 곳이라서 의미가 있었어요.

이번엔 또 어떤 의견을 적극적으로 냈어요?
가장 뿌듯한 건 ‘신기루’를 하자고 한 거예요. 첫 콘서트 때 했거든요. 같은 공연장에서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시 해보자고 했죠. R&B스러운 느낌이 들어가서 좀 더 성숙한 느낌의 곡이 됐거든요. 그걸 통해 저희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자는 게 제 의도였어요. 저뿐 아니라 멤버들 한명 한명이 의견을 많이 냈어요.

그런데 콘서트에서 왜 그렇게들 울었어요? 전 멤버들이 거의 오열을….
저희에게 워낙 의미 있는 장소여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동안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마지막에 모두가 동그랗게 안았는데 그때 진짜 미치겠는 거예요. 울음이 막 쏟아지더라고요. 진짜 우리 너무 고생 많았다. 8년 가까운 시간을 돌아보며 서로 고생 많았다고 한 것 같아요. 사실 그런 얘기한 적이 없었거든요.

오래전 첫 콘서트에 오르던 도영은 어떤 모습이었어요?
‘나는 진짜 이거 하려고 이 가수가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격스러웠죠. 보시는 분들은 같다고 할 수 있지만, 콘서트 무대는 음악 방송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벅참이 있거든요. 우리를 좋아해주는 사람들과 3시간을 보낼 때 느껴지는 엄청난 벅차오름이 있어요. 첫 콘서트와 그 사이 많은 경험을 하며 만들어낸 것들로 다시 콘서트를 하면서 새삼 느꼈죠. 이걸 계속하기 위해서라면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다짐한 것 같아요. 그것을 위해 또 견뎌내는 것도 제 몫이고요.

이제 2주 후면 새해가 시작되잖아요. 어떻게 보낼 생각이에요?
정말 열일 할 거예요. 내년에는 더 열심히 하고 싶은 생각. 뭐 어떤 게 되더라도 그냥 진짜 일을 좀 더 조져보자.(웃음) 이런 생각.

하하, 항상 생각이 많죠?
생각이 완전 많고 생각이 많은 저 자신을 좋아해요. 제가 이 기회를 빌려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믿음이에요. 저희가 저희를 의심하지 않는 만큼 팬들도 그래줬으면 하는 마음.

이 화보 촬영 일정을 둘 다 엄청 기다렸다면서요? 기대만큼이에요?
기대한 만큼이에요. 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마치 멈춘 시간처럼 느껴져요. 다른 세계에 와 있는 기분을 많이 느끼려고 해요. 멤버들을 불러서 맥주를 마시고 싶어요. 미주 투어에서 도시마다 맥주를 한잔씩 마셨던 기억이 좋았거든요.

*본 기사에는 협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