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마치 멈춘 시간처럼 느껴져요.” NCT 쟈니와 도영이 몰디브에서 만난 눈부시게 자유로운 순간들. 

쟈니가 입은 실크 셔츠와 팬츠는 펜디(Fendi). 도영이 입은 패턴 셔츠와 팬츠, 슈즈는 모두 돌체앤가바나 (Dolce & Gabbana).

도영이 입은 타이다이 프린트 셔츠는 오에이엠씨 바이 파페치. 데님 쇼츠는 아크네 바이 파페치(Acne by Farfetch). 쟈니가 입은 패턴 프린트 셔츠는 엠부쉬 바이 파페치(Ambush by Farfetch). 에크루 컬러 팬츠는 아르켓(Arket).

도영이 입은 타이다이 프린트 셔츠는 오에이엠씨 바이 파페치(Oamc by Farfetch).

쟈니가 입은 프린트 디테일의 볼링 셔츠는 구찌(Gucci).

| 쟈니 |

아침에 눈떴을 때는 어땠어요? 2023년 끝자락에 몰디브까지 오게 됐네요.
눈앞에 바다가 있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기분이 좋을 수 있구나. 이런 날이 제게 오다니! 아무 생각 없이 쉬는 날을 경험한 것 같아요.

체력에 감탄했어요. 꽤 먼 여정인데, 도착하자마자 바다로 나갔잖아요.
맨날 무대 위에서 쓰다가 바다에 오니까 쓸 곳이.(웃음) 오랜만에 일 아닌 것에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아요. 로케 화보가 처음이기도 하고, 화보 촬영도 너무 재미있어요.

촬영할 때 힘들어도 좋다고 말했는데, 그런 말 들으면 되게 고마워요.
노력하면 잘 나올 확률이 더 높잖아요. 우리의 의지도 보여주는 거죠. 제가 느낀 건데 누구랑 같이 뭘 할 때, 더 하고 싶어 하는 모습이 있다면 상대방도 함께 신이 난다고 해야 하나? 우리에게 열정을 더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다 같이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다면 최고죠. 그렇다면 그때야말로 결과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낯선 곳에 오면 생각이 전환되잖아요. 또 무슨 생각을 했어요?
이 섬은 정말 조용하고 밤에는 어둡죠. 되게 순수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언제 별을 이렇게 많이 봐요. 이런 데 오면 좀 정리할 시간을 갖는 것 같아요. 대화 내용도 달라지는데, 대화를 나눈다는 거 자체가 좋은 거죠. 낭만적이게 되고요.

여기 온 10명 중 쟈니 짐이 가장 적은 거 알아요?
저만의 노하우가 생긴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는 별거 다 챙겼지만, 어디 갈 때마다 하나씩 줄게 되고. 정말 필요한 것만 챙기고, 뭐 깜빡한 건 사면 되죠. 챙겨도 다 안 쓸 걸 아니까 굳이 안 챙겨요.

2024년이면 NCT가 8년 차가 됩니다. 짐을 싸는 것처럼 좀 쉬워졌나요?
익숙해진 게 많죠. 또 많은 게 우리에게 맞춰줬고요. 8년 차 같지 않아요. 그것도 좀 신기한 것 같아요. 8년 차인데도 멤버들이 확실히 아직 불이 안 꺼진 느낌. 차라리 더 강해진 느낌. 8년 차인데 대충 하고 싶지 않고, 그게 또 자부심이 되고요.

NCT 쟈니로는 어떤 욕심이 있어요?
욕심은 많은데. 뭘 하든 쟈니의 향이 가득한 사람이 되는 욕심…. 어렵네요.

팀에서는 어떤 사람이에요?
팀에서 중심, 기둥, 베이스, 이런 단어가 생각나는데… 안정감을 주고 싶어요.

잘 흔들리지 않아요? 가장 일찍 입사한 멤버라는 것도 영향을 주나요?
안 흔들리려고 노력하죠. 일찍 입사한 것도 이제 빛나네요. 경험이 어떻게 보면 더 많으니까, 어쩔 수 없이. 지금은 몰디브에서 또 이런 경험을 하고 있고요. 이제 이런 경험이 생겼으니까 쉴 때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추억이 많은 사람이 가장 부자라고 했죠. 쟈니의 추억은 또 다채롭네요.
저도 뼛속 깊이 느끼고, 저희 어머니께서도 어릴 때부터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라고 하셨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이런 멤버들을 만난 것도 그렇고요. 연습생 때 여름방학 때만 왔다 갔다 한 것도 재미있었어요.

그런 생각 가끔 해요? 내가 한국에 안 왔다면 어떤 모습일까?
가끔 하죠. 저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좀 있어요. 어떻게든, 뭐든 됐겠지! 이런 인터뷰를 하면 질문이 없어도 멤버 얘기가 그냥 나와요. 그만큼 깊어요. 멤버들이 내 인생의 한 부분을 차지하니까, 무슨 얘기를 해도 멤버 얘기가 나와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127은 모두가 정말 인연이에요. 여기 아니었으면 만났을까요?

여행 친구로 쟈니, 도영은 어때요?
성격은 반대지만 조화가 좋아요. 반대들이 더 잘 맞을 때도 있다고, 오늘만 봐도 우리가 왜 잘 맞는지 알 수 있거든요. 도영이가 12시에 수영하러 가자고 해요. 저는 정작 12시가 되니까 조금 귀찮아졌어요. 그런데 계속 문 앞에서 띵동띵동하니까.

하하, 쟈니가 나올 때까지 벨 눌렀어요?
그러더니 저를 바다로 끌고 갔어요. 저도 즐기기 시작했죠. 반면 얘는 이제 슬슬 지치는 거지. 하지만 저는 나온 김에 확실하게 끝까지 놀아야 해요. 우리는 그런 사이라고 생각해요. 한 명이 시작하면 한 명이 끌고 간다. 그래서 조화롭다고 하는 거고, 그게 팀워크가 아닐까 싶어요. 저는 최고가 될 수도 있고 최악이 될 수도 있어요.(웃음) 계획 안 세우죠. 예를 들어 파리 여행을 가요. 이거는 꼭 봐야겠다. 그게 계획 끝이에요. 제가 누구랑 여행을 해본 적이 딱히 없지만 그럴 거 같아요.

여행이든 일이든 변수는 어디에나 있잖아요. 어떻게 대처하는 편이에요?
스트레스 안 받아요. 유연한 편이죠. “이렇게 됐네”보다는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돼?”라는 질문을 먼저 해요. 적응력이 빠른 편이에요.

 

도영이 입은 화이트 슬리브리스는 코스(Cos). 스윔 브리프는 본인 소장품. 쟈니가 입은 블루 컬러 셔츠는 바레나(Barena). 스윔 브리프는 빌보콰(Vilebrequin).

도영이 입은 블랙 티셔츠와 팬츠는 돌체앤가바나. 쟈니가 걸친 스카프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레이 데님 진은 렉토(Recto).

쟈니가 입은 지퍼와 홀스 디테일의 니트웨어는 구찌. 스윔 브리프는 빌보콰. 도영이 입은 아이보리 니트는 돌체앤가바나. 스윔 브리프는 본인 소장품.

오늘 모습을 보니 NCT 모두를 데려오면 좋았을 텐데 싶더군요.
그러면 좋겠지만 기자님이 너무 힘들었을 걸요?(웃음). 저희가 다 같이 연습하는 상상을 해보세요. 127이면 9명이고, 네이션이 되면 20명이 되는데 어마어마하죠. 저는 그럴 때는 되게 조용해요. 저 나름의 밸런스가 있어요.

하하, 그러면 빈말은 접어두고, 멤버 한 명으로 가정해볼게요. 이곳으로 누굴 소환하고 싶어요?
마크? 같이 오늘 해변에서 배구했으면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작년 하반기는 투어와 콘서트로 보낸 거나 다름없죠. 지나보니 어때요?
투어를 되게 좋아해요. 끝이 없으면 좋겠어요. 1년 내내 해도 좋아요. 좀 오글거릴 수도 있는데 콘서트를 처음 했을 때, 이래서 내가 아티스트, 연예인이 되고 싶었구나.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 그런 생각을 했고 그 생각은 지금도 그대로예요.

제일 좋아하는 일을 실컷 했네요. 서울 콘서트는 여섯 번이나 했고요.
그렇죠. NCT 모두가 함께한 <NCT NATION>은 개인적으로는 힘을 다 못 빼서 아쉽지만, 보시는 분들이 굉장히 재밌을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다른 무대를 보는 게 너무 재미있었고요. 여섯 번의 <NEO CITY-THE UNITY>는 계획부터 우리가 참여한 첫 콘서트인 셈이라 본 사람들의 반응이 너무 궁금했어요.

그래서 제게도 콘서트가 재미있었냐고 바로 물어봤군요?
맞아요. 편견 없는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했거든요. 진짜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모두가 의견을 많이 냈다고 하는데, 의견이 갈릴 땐 어떻게 해요?
다수결로 하는데 이번에 저희가 8명이었잖아요. 반, 반이 되게 많았어요. 멤버로 안 됐을 때는 A&R 매니저, 다른 팀의 의견을 참고해요. 투표하고 나서는 모두가 따라요. 두 번째 곡을 ‘슈퍼휴먼’을 할 거냐 ‘Ay-Yo’를 할 거냐, 이거는 콘서트 일주일 전까지 논의했어요. ‘슈퍼휴먼’ 무대는 팬들의 의견을 반영했어요. 한 번도 보지 못한 팬들도 있을 거고, 오랜만에 보고 싶은 팬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본 콘서트에서 쟈니는 “이 순간이 시간이 흐른 후에 굉장히 소중하게 기억될 거라는 걸 안다”는 말을 했죠. 그런 생각을 자주 해요?
8년 차인 아이돌인 우리가 제일 활기찰 때, 힘들게 해낸 이 순간. 그리고 기다려온 팬들. 그래서 이 콘서트가 더 기억에 남지 않을까. 평범한 기억이 아닌, 눈 감으면 생생하게 그 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순간이 되길 바랐어요. 그런 순간이 될 거라고 저는 그 순간에 믿었던 것 같아요. 눈 감으면 그 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그런 추억. 저한테는 그런 순간이었고, 팬들에게도 그러길 바라고 있어요.

지금은 NCT 첫 윈터송 티저가 공개되고 있는 중이에요. 쉴 틈이 없는데, 그렇다고 쉬고 싶어 하는 것 같지도 않네요.
맞아요. 다쳐서 쉬는 동안 느꼈는데, 쉬는 게 최악이다. 건강이 일에서 제일 중요하구나. 아프면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운동이든 뭐든 아무것도 못해요.

이른바 비수기가 없는 몸으로 유명한데, 답답했겠습니다.
엄마 아빠한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력 안 한다고는 안 할게요. 그거는 거짓말이니까. 하지만 저 정도 노력으로 비수기가 없는 것도 말이 안 되죠.

‘자체 콘텐츠(자콘)’에서 특히 재미있는 멤버죠. 그 명성 그대로입니다. 처음 보는 스태프들에게 웃음을 주는 게 쉽지 않잖아요?
사람들이 웃을 때 쾌감이 있죠. 그리고 콘텐츠팀에 대한 절대적 믿음이 있어요. 믿고 편하게 막 뱉어요. 나중에 편집해주시겠지.(웃음) 편하게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오는 것 같아요. 공중파 예능이라면 다르겠죠. 저희의 재미있는 모습이 나온다면, 저는 콘텐츠팀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어요.

이 웃긴 모습을 ‘자콘’을 본 사람만 안다니.
팬들은 다 알지 않을까요? 저한테 ‘웃수저’라고 하는 걸 보면요. 그리고 팬분들이  보고 재미있는 건 쇼츠로 만들어서 알려주시거든요. “Did you 비웃어 me man?” 이것도 바이럴이 된 것 같은데, 당시 저는 상상도 못했어요. 회사 사람들이 그 말을 써요. 적어도 SM에서는 밈이 됐어요. 저도 조금은 노력해죠. 웃으면서 일하는 게 제일 좋거든요.

몰디브에서의 시간이 이제 24시간 남았어요. 어떻게 보낼 생각이에요?
일단 웨이크보드 한 번 더 타려고요. 감 좀 잡은 것 같아요. 오늘 밤은 별똥별 내릴 때까지 별을 볼 거예요.

*본 기사에는 협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