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운동도 커스터마이징! 체중 감량, 탄탄한 몸매, 자존감, 마음의 힐링까지. 각기 다른 효과를 주는 요즘 떠오르는 운동법 4가지를 <얼루어> 기자들이 체험해봤다.

에어리얼 후프

처음 만나는 내 몸의 우아한 곡선, 자존감 상승은 보너스

‘에어리얼 후프’ 하면 떠오르는 건 그저 영화 <위대한 쇼맨> 속 우아하게 공중을 날아다니는 젠데이아의 모습뿐이었다. 현실에서는 나를 포함한 내 주변인 가운데 이 운동을 한다는 사람도, 해봤다는 사람도 없었으니까. 에어리얼 후프는 실제로 서커스에서 착안한 운동이다. 공중에 매달린 후프에 몸을 지탱해 다양한 움직임을 표현함으로써 전신의 근력과 유연성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준다고. 생애 첫 에어리얼 후프 수업을 지도해준 힐링폴댄스 신은경 원장은 이 운동의 가장 큰 효과로 ‘자신감’을 꼽았다. “동작을 정확히 보기 위해 수강생에게 영상으로 찍는 걸 권해요. 동작을 하나씩 성공해내는 자신의 모습을 모니터링하다 보면 내 몸이 가진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거든요. 자신감은 자연스레 따라붙고요.”

자신감은 차치하고 동작 하나라도 성공하면 다행이라는 생각이었지만, 간만에 시도하는 새로운 운동에 대한 기대만큼은 확실했다. 여느 운동과 다를 바 없이 스트레칭부터 시작했다. 두 팔로 후프를 잡고 몸을 활처럼 늘리거나, 한쪽 팔을 후프에 걸고 매달리는 등 상당한 근력이 필요한 동작이 20분간 쉬지 않고 이어졌다. 이제 본격적으로 후프에 올라탈 차례. 오른 다리를 후프에 걸고, 왼 다리를 중심축 삼아 회전하는 기본 스핀 동작부터 연습했다. 휘청이지 않고 일정한 속도로 도는 데만도 상당한 힘이 필요했다. 이후 동작에도 쉬어 갈 수 있는 자세란 없었다. 후프를 가로질러 몸을 길게 뻗는 ‘머메이드’, 승모근과 척추, 두 다리까지 후프 안에 쏙 들어간 모양을 취하는 ‘맨인더문’ 동작까지. 공중에서 회전하는 가는 후프에서 자세를 취하는 일은 생각보다 무서웠지만, 절대 못할 것 같던 자세가 하나씩 가능해지는 순간엔 짜릿한 성취감을 느꼈다. 꽉 채운 1시간의 수업이 끝난 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지만 온몸에는 기분 좋은 활기가 돌았다. 새로운 시도를 성공적으로 마친 경험은 생각보다 힘이 셌다. 온몸의 근육통도 기꺼이 감수하고, 또 다른 미지의 운동에 도전해보고 싶게 만들었으니까. -고영진(<얼루어> 피처 에디터)
힐링폴댄스 군자 | 주소 서울시 광진구 중곡독 41-33 2층 문의 0507-1362-2237

TRX 전신 저항 운동

해군 특수부대의 강인한 체력을 닮고 싶다면

바쁜 일상을 보내며 급격히 떨어진 체력만 남은 어느 날 문득 ‘이러다 죽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순간 운동 초보 에디터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생존을 위한 운동. 우연히 전신 근력운동이자 재활 치료에도 활용하는 ‘TRX’를 알게 됐다. ‘배우 손예진이 10년째 즐기며 자격증까지 취득한 운동이라고?’ 호기심과 걱정을 품고 성수동에 위치한 뉴바디필라테스를 방문했다. TRX는 ‘Total Body Resistance Exercise’의 약자로, 말 그대로 전신 저항력을 훈련하는 운동이다. 미합중국 해군 특수부대가 군함 안에서 낙하산 줄을 이용해 체력 증진을 하던 운동에서 유래해 서스펜션 트레이닝(Suspension Training)이라고도 한다. 피트니스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운동이라고. 그룹 TRX 수업을 진행하는 박상택 본부장은 초보자에게도 TRX를 적극 권장한다. “TRX는 조작이 간편한 로프를 이용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그의 말처럼 운동의 시작은 아주 간단했다.

손잡이 2개가 달린 로프를 잡고 양팔과 다리를 벌리며 몸을 푸는 워밍업 시간을 가진다. 줄이 전달하는 적당한 텐션 덕에 자신의 체중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러자 평소 사용하지 않던 온갖 근육이 움직이는 듯했다. 10분가량 빠르게 스트레칭한 후 본격적인 운동에 돌입한다. 스쿼트, 런지 등 피트니스를 한 번이라도 경험한 이라면 모두 알 만한 동작으로 진행하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동작의 안정감이다. 로프 덕분에 균형 있고 정확한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것. 게다가 기구 피트니스는 덤벨로 무게를 변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것에 비해, 로프 강도만 조절하면 되기에 본인에게 맞는 운동 난이도를 찾기에 용이하다. 강도가 세다 싶으면 한발 앞으로, 약하다 싶으면 한발 뒤로 움직이면서 로프를 당기면 된다. 너무 무리한 자세를 취하지 않아도 된다는 심적 안정감까지 들었을 정도! 몸의 모든 근육을 사용하는 동작을 할 수 있어 재활 치료가 필요하거나 특정 부위 통증을 완화하고 싶을 때도 제격이다. 코어 근육을 잡아줘 유연성 증진과 체형 교정 효과까지 할 수 있는 건 덤이다. 운동을 마친 후 기분 또한 개운했다. 굽은 어깨와 말린 허리가 조금은 펴졌다는 느낌. 단 50분 만에 피트니스와 필라테스를 동시에 해낸 듯한 성취감이 들었다. 새로운 근력운동이 필요하다면 로프를 불끈 쥐고 힘껏 당겨보길. 이미 아는 것이라 생각했던 운동이 새로워 보일 테니. -박민진(<얼루어> 패션 에디터)
뉴바디필라테스 성수 |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성수일로6길 53 유원지식산업센터 3층 문의 02-461-3332

휴버 360 에볼루션

지루할 틈 없는 최첨단 기기로 확실한 체중 감량 효과를!

다수의 셀럽과 현 프로 골퍼가 비밀리에 즐겨 한다는 ‘휴버 360 에볼루션’. 조금 생소하다고? 정형외과 같은 병원에서 재활을 목적으로 사용하던 의료 기기인데, 최근 피트니스 용도로도 쓰이며 새로운 운동법으로 급부상했다. 자세 교정을 위해 필라테스를 꾸준히 해왔고, 효과를 톡톡히 보았기에 재활 운동에 남모를 믿음이 있어 휴버 360에 대한 궁금증이 가득했다. 엘피지오 한남점을 찾은 이유는 이 기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 이곳에서는 상주 중인 라이프밸런서의 안내에 따라 모든 피트니스 프로그램을 일대일 개인 맞춤형으로 진행한다. 스튜디오 내부로 들어서니 사람 몸집보다 두세 배는 더 커 보이는 휴버 360을 비롯한 필라테스와 각종 기구가 보였다. “휴버 360은 근력을 키우고, 스포츠 퍼포먼스를 끌어올리는 운동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그럼 회전판 위에 서볼게요.” 보드의 왼쪽과 오른쪽에 그려진 스퀘어 박스 안에 발을 맞췄다. 곧 바닥 플레이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몸이 저항을 받자 넘어지지 않으려고 자연스레 무게중심을 잡으면서 코어에 힘이 들어갔다.

휴버는 운동 중 다양한 과제를 제시한다. 중심을 잡으며 화면 속 동작을 따라 해야 하는 것. 수시로 바뀌는 플레이트의 무빙에 맞춰 골반을 유연하게 움직이며 밸런스를 조절하고, 양팔로 핸들을 당기거나 밀면서 중심을 잡는다. 또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타깃점을 확인해야 한다. 파란불이 들어오면 무게중심이 올바른 위치에 있다는 시그널, 반대로 빨간불이 켜지면 중심에서 벗어났다는 뜻이다. 움직이는 플레이트 위에서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함과 동시에 화면을 통해 무게중심을 체크해야 하니 실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어 휴버 위에서 플랭크, 스쿼트, 스트레칭 등 다양한 동작을 시도했다. 즉각적인 바이오 피드백 덕분에 같은 동작이라도 지면에서 수행하는 것보다 체력 소모가 컸다. 땀이 줄줄 흐르지는 않지만 속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기분, 또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속근육을 부드럽게 사용하는 느낌이다. 보통 30분, 50분의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되는데, 그 효과는 강력했다. 단 1회 운동만으로도 근육을 100개 넘게 사용한다니 칼로리 소모량은 말할 것도 없다. 휴버 360은 이런 점 때문에 전 세계 수많은 운동 장비 중 유일하게 FDA에서 비만 치료 목적 승인을 받았다고. 일반 웨이트나 맨몸 운동은 지루하기 짝이 없는데, 휴버 360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어 운동 욕심이 절로 생긴다. 게다가 동작마다 점수를 측정하기 때문에 VR 게임을 하듯 재미있게 운동하며 단시간에 고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숙달될수록 더 재미가 붙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났다. 곧 제 발로 이곳을 다시 찾을 것만 같은 예감. 그때는 서핑을 위한 역량 강화 운동에 도전해볼 심산이다. 올여름엔 바다 서핑을 계획 중이니까! – 김민지(<얼루어> 뷰티 에디터)
엘피지오 한남 | 주소 서울시 용산구 독서당로 85 1층 문의 02-6925-3794

펠든크라이스 무브

뇌와 몸의 연결, 움직임이 건네는 위로

이 운동을 체험해보기로 결심한 이유는 ‘펠든크라이스 무브’의 소개말 때문이었다. ‘내 몸이 내 맘 같지 않을 때 시작하세요.’ 최근 갖은 걱정거리로 몸과 마음 모두 녹다운을 외치기 직전이었던지라 망설임 없이 스튜디오로 향했다. 펠든크라이스는 사실 운동법이 아니라 학습법이다. 물리학자인 모셰 펠든크라이스 박사가 심리학, 생체역학, 물리학을 기반으로 창안한 펠든크라이스는 감각 운동 시스템을 발달시켜 뇌신경계를 활성화하는 방식의 움직임 학습이다. 더 쉽게 설명하면 몸을 조금씩 움직이며 그 과정을 섬세하게 자각하는 것.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움직임 기능을 향상시키고 건강한 일상으로 전환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매트에 누운 채 눈을 감고 선생님의 목소리를 따라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으로 운동은 시작된다. 발꿈치부터 종아리, 허벅지, 골반, 목뼈, 머리통 구석구석을 스캔하며 신체 상태를 자각하는 거다. “무리하지 마세요. 근육이 떨린다는 건 과한 힘이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더 작게 천천히 부드럽게 움직이세요.” 지금까지 해온 PT와 필라테스에서는 ‘좀 더 힘을 주세요’ ‘한 번 더’ ‘버티세요’ 같은 말을 들었지만 펠든크라이스는 동작을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그저 몸을 들여다보면 되었다. ‘골반을 움직였을 뿐인데 어깨와 고개는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죠?’ 질문을 듣고 몸을 들여다보면 작은 골반 움직임을 따라 척추와 어깨, 머리가 함께 움직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움직임을 통해 뇌와 몸을 연결하는 과정이 계속된다. 매트 동작이 끝나면 무브 타임이 시작된다. 무용을 전공한 김윤진, 임소연 두 대표가 개발한 무용 예술 기반의 프로그램으로, 앞서 배운 움직임을 음악에 맞춰 진행한다. 언뜻 춤을 추는 듯하기도 했다.
수업 내내 두 선생님은 ‘기울기가 느껴지나요?’ ‘관절의 느낌은 어떤가요?’라며 끊임없이 질문하며 내 신경이 온몸 구석구석을 향하게 한다. 땀 한 방울 나지 않았어도 몸이 한결 가벼워진 듯했다. 의식하지 못했던 몸의 긴장감과 경직을 어루만져준 시간이랄까. 여기에 잠드는 순간까지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고민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걸 느꼈다. 펠든크라이스 무브를 ‘움직이는 명상’이라고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수업이 끝난 뒤 다시 사무실 책상 앞으로 돌아와서도 자연스레 내 자세를 살피게 됐다. ‘허리는 곧게 펴졌는가?’ ‘골반이 기울지는 않았나?’ 선생님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몸과 마음이 무거워지는 날, 자연스레 펠든크라이스 무브가 하고 싶을 것 같다. – 주미리(<얼루어> 디지털 에디터)
펠든크라이스 무브 | 주소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57길 13 3층 문의 0507-1408-7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