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에이징은 잘 나이 드는 것, 그리고 이에 걸맞은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것이다. 노화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웰에이징과 비슷해 보이지만,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것도 포함한다. 긍정적인 생각, 새로운 도전, 건강한 식단, 리프레시를 위한 여행 등 보다 웰니스적인 면모를 띠는 것. 가만히 앉아 세월의 직격탄을 그대로 맞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보되 20대처럼 보이려고 애쓰지 않는다는 거다. 

NATURAL FACE 

노화의 생리적인 징후를 늦추려는 시도와 달리 프로에이징은 피부의 자연스러운 변화를 지지한다. 이런 프로에이징은 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이에 맞는 적절한 방법으로 외모를 가꾸는 걸 말한다. 

“최근 미용·의료 분야 트렌드는 나이를 선제적으로 받아들이는 거예요. 나이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가장 아름다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 프로에이징 트렌드와도 맞물리죠. 피부 절개, 보형물 삽입 없는 초음파 리프팅인 울쎄라 시술이 인기예요. 리프팅과 탄력을 증진하는 간편한 시술인데, 30대 중반부터는 피부 처짐이 드러나기에 예방 차원에서 저도 1년에 한 번 정도 받아요. 스킨보톡스 시술은 셀프로 해요. 근육이 아닌 피부 표면에 촘촘히 놓는 방식이라 표정 근육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 보이지 않아요. 일반 보톡스와 가장 큰 차이죠. 물론 노화는 정상적인 현상이에요. 하지만 노안의 포인트를 잡아주면 단점을 줄이면서 빠르게 교정할 수 있어요.” – 김홍석(보스피부과 원장) 

“프로에이징은 자신에 대해 더 잘 아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걸 시술에도 똑같이 적용해요. ‘~가 했다더라’ ‘요즘 00 시술이 유행한대’ 같은 말은 거르는 것이 좋아요. 본인의 얼굴을 먼저 알고 나서 필요한 답을 찾는 것이 순서죠. 저는 병원에서 추천받은 시술의 원리와 부작용을 다 알아본 후에야 결정을 내려요. 시술 전에는 자연광이 드는 곳에서 비포&애프터를 위한 사진을 꼭 남기죠(스마트폰 포토샵 앱을 이용하면 얼굴 변천사를 손쉽게 기록할 수 있어요). 시술의 효과를 기간별로 체크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서예요. 또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더라도 패키지보다는 1회씩 결제하고, 시술 후 마음에 드는 변화가 있다면 꾸준히 진행하는 식이에요. 눈 밑 필러, 실리프팅처럼 이물질이 들어가는 시술은 즉각적인 효과가 있더라도 고려 대상이 아니에요. 조금은 처지더라도, 약간의 눈 밑 그늘을 허용하더라도 자연스러운 게 좋거든요. 현재의 얼굴에서 단점을 찾아 보완하되 완벽한 얼굴일 필요는 없음을 인정하는 거죠.” – 오가영(프리랜스 메이크업 아티스트)

“수년 전부터 두피 근육 운동을 시작했어요. 뇌를 감싸고 있는 두피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 뇌 휴식을 취하는 겁니다. 두피와 연결된 얼굴에도 많은 근육이 있다 보니 신체 운동 못지않게 얼굴 운동인 ‘페이스 핏’도 매일 하고 있어요. 스킨케어를 할 때 얼굴 근육 스트레칭이나 간단한 도구로 얼굴 근육을 단련하는 거죠. 얼굴에는 사용하지 않는 근육이 많아서 더 주름지기 쉽다는 것 아세요? 팔자 주름을 완화하고 싶다면 ‘과사용’하는 입둘레근, 상대적으로 ‘미사용’하는 광대근의 균형을 맞추는 ‘페이스 핏’ 운동을 추천해요. 페이스 라인도 보디라인처럼 근육을 단련하면 건강한 탄력을 유지할 수 있어요.” – 진산호(에코유어스킨 대표 원장) 

 

HAPPY MEAL 

건강한 식재료로 더 맛있고 근사한 음식을 해 먹는 것, 체질에 대한 음식 반응을 바탕으로 소화,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유용한 음식을 권하는 것. 모두 프로에이징을 위한 자세다. 

“지난해 두통이 너무 심해 8체질 한의원에 가서 체질을 알아봤어요. ‘You are what you eat’이라는 말처럼 내 체질과 맞는 음식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졌죠. 저는 최악의 식단을 가진 금양체질이더라고요. 완벽한 관리는 4개월 정도 했어요. 몸이 많이 회복되었고, 그 이후로도 체질에 맞는 음식 위주로 먹으려고 하죠. 최근엔 집에 미니 수족관을 들였어요. 아침마다 물고기와 대화하며 물멍을 하는 것이 일상으로 자리 잡았어요. 식사와 더불어 하루를 평온하게 시작하는 저만의 방법이에요.” – 이은주(연성대학교 스킨케어학과 교수) 

“두 아이를 키우면서 이유식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음식과 식재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문득 ‘애들 먹거리에 이렇게 진심이면서 내 몸은 제대로 돌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 거죠. 지금은 장바구니 안을 유기농 식재료로 채우려고 노력해요. 밀가루를 끊지는 못하는 대신 유기농 밀가루를 먹어요. 유제품은 말할 것도 없고요. 친환경적으로 건강하게 기른 식재료가 좋은 음식이 되고, 곧 건강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어떤 변화가 있었느냐고요? 위장 질환이 개선되면서 피부와 몸의 컨디션이 확실히 좋아졌어요. 근데 저까지 좋은 식재료를 추구하다 보니 엥겔계수도 어마어마하게 올랐어요.(웃음)” – 윤휘진(프리랜스 에디터) 

 

BETWEEN ROUTINE AND RITUAL

루틴을 만들면 작지만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다. 현재의 일상 패턴을 조금씩 다른 모양으로 바꾸어 조금 더 나은 삶을 사는 것, 그게 바로 웰니스 루틴이다. 규칙을 지키고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습관이 몸에 배면 시간을 더 짜임새 있게 사용할 수 있고, 회복탄력성도 높아진다.

“매일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해요. 사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루틴도 하나하나 모여 습관화되면 그때부턴 ‘나’만의 관리법이 만들어지거든요. 저는 집에 도착하면 클렌징을 시작하고, 그날의 컨디션에 맞게 스킨케어를 해요. 저녁엔 샴푸와 두피 케어 필수! 샤워 후엔 폼롤러를 이용해 겨드랑이 림프절 순환을 도와요. 중요한 일정이 있다면 로잉머신을 타면서 몸을 가볍게 만들어줘요. 주기적으로 베갯잇을 관리하고, 침대에 바르게 누워 손바닥이 천장을 보는 자세로 잠을 자요. 스스로 관리하기 어려울 만큼 스케줄이 꽉 차 있다면 전신 마사지로 피로를 풀어주기도 하죠. 자죽염(구운 미네랄 소금)을 섭취하는 것도 꽤 도움이 돼요.” – 이사배(뷰티 크리에이터&투슬래시포 대표)

“20년 전 처음으로 스타일리스트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밤낮없이 일을 하다 보니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크게 깨딜았어요. 저를 대체할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직업 특성상 여러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스트레스에 쉽게 노출되기도 해요. 주기적으로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를 하려고 하죠. 피부와 몸매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바쁜 스케줄에도 시간을 내어 꾸준히 관리를 받고 있어요.” – 서수경(스타일리스트)

 

NUTRITIONAL BALANCE

때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내적 지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몸은 영양 밸런스가 무너지면 신호를 보내온다. 본인에게 부족한 영양소가 무엇인지, 몸 상태가 어떤지 먼저 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솔루션을 찾을 것. 

“3~6개월마다 혈액 검사를, 매년 유기산 검사를 받아요. 호르몬 검사를 비롯한 혈액 검사와 소변 유기산 검사는 지금 내 몸 상태가 어떤지 알려줘요. 부족한 호르몬과 영양, 미네랄 성분은 무엇인지,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지, 아픈 몸을 애써 참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에요. 일반 혈액 검사와 달리 부신피질호르몬, 성장호르몬, 스트레스호르몬 등을 검사하고 내게 부족한 것을 수액과 영양제 등으로 보충하면 면역력도 높일 수 있어요. 더불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일찍 잠드는 습관이에요.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좋은 호르몬이 분비되거든요. 나이 들수록 줄어들기 때문에 반드시 이 시간에 숙면을 취하는 것이 건강을 위한 지름길임을 잊지 마세요.” – 윤수정(윤수정의원 원장)

“몸이 예민한 편이라 그날그날 몸의 신호를 잘 살피는 편이에요. 특별한 프로에이징 방법이 있다면 체지방 분해와 항노화에 특화된 칵테일 수액으로 컨디션을 집중 관리하는 거예요. 각종 호르몬 혈액 검사, 인바디 체형 검사, 유기산 대사 검사 등 신체 내 밸런스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수액을 처방받고 있어요. 불규칙해지기 쉬운 일의 특성상, 시간이 적게 들면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은 거죠. 잠시 사무실에서 벗어나 프라이빗한 룸에서 수액을 맞으며 한숨 자고 나면 활력이 생겨요.” – 홍지희(회화 작가)

 

BODY MANUAL

만약 틀어진 골반, 허리 통증으로 고민 중이라면 주목! 인체는 과학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몸을 지탱하는 발의 모양, 그리고 이어지는 근골격계 움직임을 잘 살펴본다면 몸이 불편한 원인을 알게 되고, 근본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오래 일했기 때문에 직업병이 있어요. 목과 허리, 다리가 한쪽으로 꺾인 자세로 오랜 시간 작업하다 보면 몸의 정렬이 뒤틀리게 되거든요. 목디스크, 일자목을 고치기 위해 안 해본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러던 중 ‘스본스도’라는 걸 접하게 되었어요. 발의 기능과 발가락이 전신에 미치는 영향을 알게 된 거죠. 몸의 1층이 발이라고 생각하면 2층은 무릎, 3층은 골반, 이런 식이에요. 결국 발가락이 제 위치에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전신이 건강해지고 통증도 치유될 수 있는거죠. 그때부터 발의 틀어진 각도를 맞추는 교정 운동, 발가락 힘을 기르는 운동을 배우게 되었어요. 의식적으로 발꿈치와 발가락을 모두 사용해서 올바른 걷기 운동을 하고 있어요. 발가락 힘을 기르면서 몸의 정렬이 층층이 바로 서는 것이 느껴지더라고요. 몸을 제대로 사용하니까 코어 운동을 하지 않아도 복근이 생겨요. 믿어지세요?” – 서은영(프리랜스 메이크업 아티스트)

 

MUSCLE UP

우리는 움직이는 동물이다. 그만큼 운동의 효과는 놀랍다. 근육을 유지하고 체내 독소를 배출함으로써 노화를 지연시키고, 호르몬 변화를 건강한 수준으로 끌어내 면역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요즘 플라잉 요가 하는 재미에 빠졌어요. 운동 후 해먹(천)이 꽉 조였던 다리 부위가 얼얼하지만, 탄탄하게 올라붙은 근육, 독소가 빠져나간 듯 시원한 서혜부가 느껴지면 다음 수업이 기다려질 정도예요. 가만히 앉아 있는 일상을 보내다가 해먹을 타고 신나게 움직이면 살아 있다는 게 느껴져요. 게다가 플라잉 요가는 얼굴 탄력을 더해주는 효과가 있어요. ‘인버전’이라는 동작은 거꾸로 선 물구나무 자세인데, 아래쪽으로 몰려 있던 혈액을 머리까지 올려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중력에 의해 처진 살과 장기를 리프팅시켜줘요. 활동적인 동작이 많지만 중간중간 쉬어가며 명상도 할 수 있어요. 내면과 외면을 동시에 가꿀 수 있는 플라잉 요가, 최고의 프로에이징 방법 아닌가요?” – 김민지(<얼루어> 뷰티 에디터)

 

BRAIN ACTIVITY

신체의 컨트롤 타워인 뇌.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뇌를 자극하면 젊게 유지할 수 있다. 두뇌 훈련은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고, 노화로 인한 인지력 감소를 예방한다. 새로운 언어 습득, 음악 감상, 게임, 창작 활동 등이 이에 속한다. 

“일주일에 한 번 씩 영어 과외를 받아요. 1년 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디올 쇼를 했어요. 그때 저는 외국 아티스트와 백스테이지에 있었죠. 당시 의사소통 때문에 메이크업 컨펌 과정에서 불편했던 기억이 있어요. 아티스트로서 다양한 사람과 작업하기 위해 언어가 꼭 필요하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였어요. 메이크업이 아닌 다른 분야를 배우는 게 새롭고 재미있어요. 제겐 영어 공부가 재충전의 시간과도 같아요. 일상에 생기가 돋는 기분이랄까요?” – 유혜수(프리랜스 메이크업 아티스트)

“프로에이징은 관심 있는 분야, 재미를 느끼는 취미일 수 있어요. 제게는 그게 바로 음악이에요. 음악은 메마른 감성, 감각을 풍부하게 해줘요. 깊은 내면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거든요. 바이올린의 한 악절 멜로디는 그 음악에 취해 있던 시절로 우릴 이끌죠.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어쩌면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시절을 맞이하는 거예요. 어떻게 현재를 살아갈지는 본인의 선택 아니겠어요? 나이 70세에 모델 일을 시작한 저를 보세요.(웃음)” – 윤영주(시니어 모델)

 

INNER ME

현재 자신에게 집중하고 생각을 다스리는 방법. 명상과 요가를 곁들인다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동시에 자세 교정과 몸의 순환까지 느낄 수 있다. 

“프리다이빙을 좋아해요. 세상의 소음이 차단된 고요한 바다 아래,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을 때 비로소 마음의 소리가 들려와요. 바다를 무서워했었는데, 조금 용기를 내봤더니 모르던 세상이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어쩌면 그렇게 놓친 순간이 많지는 않았을까?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멋진 일은 다신 놓쳐서는 안 되겠더라고요.” – 청춘유리(여행 작가&여행 크리에이터)

“누군가의 아내, 그리고 엄마이기 이전에 저는 곽지영이라는 사람임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스트레칭을 하죠. 이게 간단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습관이에요. 마치 자고 일어난 다음 바로 침구류를 정리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홀로 스트레칭하며 몸과 마음에 집중하면서 에너지를 재충전해요. 저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시간이죠.” – 곽지영(모델)

“프로에이징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사랑하고, 매 순간 집중하는 거죠. 주중에 한 번은 개인 요가, 주말에는 남편과 함께 포레스트 요가를 해요. 요가를 통해 제대로 숨 쉬는 법을 처음 배웠고, 몸과 마음이 불편할 때는 호흡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나다움을 유지하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기에, 요가 루틴을 다른 일정보다 항상 우선순위에 둬요.” – 박정애(라니서울 대표)

 

AROMA INSIGHT

아로마와 심리 카드를 연결한 것. 점성학을 베이스로 한 카드를 통해 솔직한 심리 상태를 끌어낼 수 있고, 카드의 키워드와 어울리는 에센셜 오일을 이용해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안정감을 선사한다.

“40대에 들어서면서 불면, 불안, 부정적 생각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아로마 인사이트 카드를 공부하게 되었어요.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의 문제점을 알고도 회피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의 경우 문제와 마주하고 답을 찾고 싶을 때 아로마 인사이트 카드를 사용해요. 그러면 꼭 제가 모른 척하고 싶은 키워드가 반복적으로 나오더라고요. 보면서 ‘그래, 인정!’이라고 선언하고 나면 이상하게도 답답하고 짜증 난 마음이 스르르 풀어져요. 점성학을 통해 내 강점과 약점을 알게 되고, 어떤 것을 고쳐야 하는지 깨닫게 되니까, 스스로 생각의 전환을 하게 돼요. 카드를 배운 뒤 사람들이 스스로와 타인을 많이 이해하게 되었으냐고 물어요. 하지만 저는 이해보다 더 좋은 점은 화가 덜 난다는 것이라고 말해요. 화를 내는 횟수가 줄어든다는 건 결국 인상을 찌푸릴 일이 줄어든다는 말이고, 불필요한 주름을 만들지 않는다는 얘기니까요.” – 황해운(프리랜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