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을 한 모두가 부작용으로 고통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게 내가 된다면? 

호텔 라운지처럼 호사스러운 인테리어의 병원을 방문했을 때, 케이트의 머릿속에는 단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크롭트 톱을 입고 말리라!’는. 다른 부위에 비해 유독 통통한 뱃살이 콤플렉스였는데, 마침 친구가 특정 부위를 날씬하게 만들어주는 수술이 있다고 귀띔해준 것. 몸에 칼을 대는 대수술인데도 과감히 수술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수술 후, 그녀는 몸을 더욱 꽁꽁 싸매야 했다. “붕대를 풀자마자 배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움푹 파인 흉터가 보였어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죠.”

해마다 미국인 수백만 명이 성형수술과 시술을 받는다. 미국 성형외과 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에는 230만 명 정도가 성형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케이트와 같은 부작용을 겪는 경우는 드물다. 2018년에 성형 및 재건 수술 잡지에 소개된 연구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7년 사이에 성형수술을 받은 외래 환자 2만6천 명 중 합병증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1% 미만. 이 중에서도 가장 흔히 경험하는 부작용은 혈종, 쉽게 말해 심하게 든 멍이다. 필러 같은 주입술이나 레이저 시술은 데이터가 부족해 정확한 수치를 알 수는 없지만, 2013년에 미용 성형 저널이 출판한 연구에 따르면, 필러 주입으로 중증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은 고작 0.0001% 정도라고 한다.

2022년의 성형 트렌드는 불과 5~10년 사이 확연하게 달라졌다. “예전에는 보통 본인의 젊은 시절이나 영화배우 사진을 참고용으로 가져왔어요. 요즘에는 필터를 사용하거나 포토샵으로 보정한 비현실적인 얼굴 사진을 들고 와요. 보정된 얼굴을 현실에서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성형수술이 포토샵은 아니니까요.” 뉴욕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전문의 멜리사 도프트가 난색을 표하며 말했다. 이로 인해 환자들의 성형수술 후 만족도가 떨어졌다. 캘리포니아 더블린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스티븐 윌리엄스 박사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수술 이전, 의사의 충분한 상담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것이 이상과 현실 사이 간극을 줄여 실현 가능한 기대치를 설정하는 절차이기에. “부작용이 없는 성공적인 수술이라도 결과가 환자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환자는 우울감과 좌절감을 느끼게 됩니다”라고 윌리엄스 박사는 설명했다.

하지만 때로는 의사나 병원이 앞장서서 환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하기도 한다. 홍보 효과를 얻기 위해 SNS에 왜곡된 사진을 업로드하는 것이다. 샤론의 경우, 안면거상술 부작용으로 신경과 근육에 손상을 입었는데도 병원 계정에 본인의 수술 전후 사진이 업로드되었다고 전했다. 시술 후 사진을 찍을 때, 얼굴을 살짝 돌리게 해 마비 부분이 사진상으로는 보이지 않도록 숨긴 것이다. @beautybrokerofficial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며 환자들의 안전을 대변하는 멜린다 파리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홍보 목적으로 병원 SNS 계정에 업로드된 수술 전후 사진을 너무 믿지 마세요. 실제 환자의 모습과는 다른 경우가 많거든요. 참고 이미지를 수집할 때 SNS에 의존하기보다 의사 진료실에 있는 사진첩을 참고할 것을 추천합니다.” 대부분의 정보를 SNS에서 얻는 요즘 시대에 사진첩을 살펴보는 것이 구식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SNS를 통해 병원을 찾은 캐리의 경우를 살펴보자. 그는 인스타그램에 #지방흡입 해시태그를 검색하면서 발견한 의사의 피드를 살펴보다 수술을 결심했다. 수술 당일 아침, 의사는 원래 받기로 한 지방흡입술 외에 힙업 수술의 일종인 브라질리언 버트 리프트를 함께 받을 것을 제안했다(브라질리언 버트 리프트는 당시 미국에서 유행하던 수술로, 사망률이 높기로 악명 높았다). 캐리는 그 제안에 동의했다. “함께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신다면, 말씀을 따를게요. 하지만 힙합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여자처럼 과한 볼륨감은 싫어요. 직업 특성상 신뢰를 주는 게 중요하거든요. 가급적 많이 티 나지 않게 하고싶어요.” 하지만 수술 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출산 후 늘어진 뱃살을 리프팅하고 싶었을 뿐인데, 엉덩이가 2.5배나 비대해져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변해버린 것.
캐리는 본인이 겪은 부작용을 SNS에 업로드했다. 패션모델계의 전설인 린다 에반젤리스타도 SNS를 통해 성형 부작용을 고백했다. 지방세포를 반영구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쿨스컬프팅이라는 시술을 받은 그는 시술 부위에 오히려 단단한 지방조직 덩어리가 발달하는 부작용을 겪게 되었다며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SNS에는 이렇게 표현했다. “나의 몸은 잔인하게 훼손되었고, 영구적인 신체 기형이 생겼다.”

이처럼 성형 부작용을 SNS를 통해 널리 알리는 사례도 많지만, 성형 과정 자체를 당당하게 밝히는 사람도 있다. 패션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는 안면거상술로 피멍이 든 얼굴을 당당하게 업로드해 화제가 됐다. 성형 사실을 쉬쉬하기보다 당당하게 공개하는 문화가 생기면서 성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윌리엄스 박사의 의견이다. 하지만 동시에 성형이 가볍게 치부되는 경향이 생기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성형에 대한 접근성도 좋아지면서 성형이 더욱 성행했다. 2010년부터 2018년 사이에 미국 전역에 데이 스파와 의료 클리닉을 결합한 메디컬 스파 시설의 수가 3배 이상 증가했다. 2020년 피부외과 연구에 따르면 미용 수술로 합병증을 앓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메디컬 스파에서 발생한다. 메디컬 스파 시설에서는 전문 병원과 동일한 시술을 제공하지만, 이에 적용하는 잣대가 훨씬 관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문 병원에서는 수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합병증의 위험에 대해 충분히 전달하는 반면, 메디컬 스파 시설은 이를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간호사가 수술 전 위험성에 대해 안내를 하긴 했지만 흘려 들었어요. 큰 의미가 없는 형식적인 절차로 들렸거든요. 그리고 삽입관을 배 위에 장시간 올려놓으면 복부 중앙이 움푹 파일 수 있다는 경고는 듣지도 못했죠.” 케이트가 말했다.
“수술 후 합병증이 생기거나 결과가 불만족스러울 경우, 합당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의사의 책임이에요. 일반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일정 기간(통상 6개월에서 1년) 동안 무상 혹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교정 수술을 실시합니다”라고 윌리엄스 박사는 말한다. 하지만 캐리는 병원에서 제공하는 무상 치료를 거부했다. “수술은 실패했고 그 의사를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어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추가 치료를 포기했어요.”

성형 부작용은 우리의 영혼까지 갉아먹을 수 있다. 샤론은 안면거상술 이전에는 한 번도 불안 증세를 느낀 적 없었는데, 수술 실패 이후 고립감과 우울감을 느끼며 홀로 우는 일이 잦아졌다. 이는 수술 합병증을 겪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느끼는 심리적인 변화로, 정신 질환이 있는 환자라면 이런 상황에 더욱 취약하다. 더불어 도프트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수술했는데 잘못되면, 오히려 콤플렉스를 악화시킬 수도 있어요. 환자는 수술을 받기 전부터 콤플렉스 부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수술 후 개선되지 않고 악화되면 전보다 그 부위에 더 집착하게 되죠.” 필립스 박사에 따르면 미용 성형 환자 중 약 15%가 외모 강박증에 시달리며, 신체 이형 장애가 있는 환자의 경우 수술이 성공적일지라도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다고 한다. 티나는 최소 침습 몸매 교정술 후 몸에 혹이 생겨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다. “평생 패션계에 종사해왔는데, 더 이상 입고 싶은 옷을 못 입어요. 제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두려워 미팅에도 나가지 못해요. 합병증이 제 삶을 송두리째 빼앗았죠.” 에반젤리스타도 쿨스컬프팅을 받은 후 지방세포 과대 이상증식 현상으로 인해 생업을 잃었고, 깊은 우울감과 자기 혐오의 굴레에 빠지게 되었다고 전했다. 뉴욕시 피부과 및 정신과 전문의인 에이미 웩슬러 박사는 미용 치료는 개인의 의지로 선택하는 것이기에 많은 환자들이 합병증을 본인의 탓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도대체 왜 이런 수술을 한 거지? 나 자신을 좀 더 사랑 했어야 하는데!” 등의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고. 케이트는 성급하게 수술을 결정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아쉬워했다. “최소한 친한 친구 몇 명에게라도 물어볼 걸 그랬어요.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위험성을 숙지하면서 심사숙고했다면 부작용을 좀 더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지도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이었어’라면서요.” 특히 얼굴이 아닌 체형을 가꾸는 수술을 행했던 케이트는 ‘매일 아침 체육관에서 운동을 할걸, 군것질의 유혹을 참았다면 원하는 몸매를 수술 없이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노력하기보다 수술이라는 지름길을 택한 본인이 원망스럽다고 전했다.

성공적인 성형수술을 위해서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 웩슬러 박사는 성형수술 합병증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술에 동반되는 부작용을 꼼꼼히 알아보고 부작용이 생겼을 경우의 멘털 관리법까지 그려보는 것이 좋다고. 그리고 수술에 앞서 명확하고 타당한 동기와 현실적인 기대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남자친구에게 코가 못생겼다는 핀잔을 듣고 수술을 결정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바라요.” 그리고 의사를 선택할 때는 해당 수술과 관련된 전문의 자격증 소지자인지 확인할 것. 예를 들어 복부 지방 흡입을 하고 싶다면 응급의학 전문의보다 성형외과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더불어 의사가 환자를 대하는 태도도 고려해야 한다고 도프트 박사는 말한다. “아무도 성형이 잘못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하지는 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수술이 유발하는 합병증에 대해 환자에게 꼭 설명합니다.” 성형수술 부작용, 확률은 적지만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곁에서 함께 이를 해결해갈 믿음직한 의사가 필요하다.
이 기사를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준 환자 모두 공통적으로 한 이야기가 있다. 수술 전에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고 느끼면서도 이를 무시하거나, 결정한 일을 빨리 해치워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기거나, 결정을 번복하기 난처해서 수술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적신호가 켜진다면 멈춰야 한다. 사방을 살펴본 후, 천천히 출발해도 절대 늦지 않는다.  *기사에 등장하는 환자는 가명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