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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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맛

미쓰시에 마사시는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로 지금 가장 주목할 만한 일본 작가가 되었다. 그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던 독자들에게 나타난 것은 신작 소설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이다. 단 한 편으로 작가의 특징을 알기는 어렵지만, 이제 두 번째 책으로 그의 성격은 조금 더 좁혀졌다고 하겠다. 건축에 대한 풍부한 지식, 우아함, 인간 감정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 계절의 한때를 그리는 섬세한 문장이 바로 그것이다. 이혼 후 다시 독신이 된 남자 주인공이 내내 동경해온 새로운 단독주택에서 인생 제2막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국의 송어낚시>, <완벽한 캘리포니아에서의 하루> 등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소설은 쓰디쓰다.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 그를 발견한 건 출판사의 의뢰를 받고 작가의 행방을 쫓던 사립탐정이었다. 그러므로 그가 정확히 언제 죽었는지는 자신만이 안다. 당시 그는 마흔아홉 살이었다. <빅서에서 온 남부 장군>은 세상에 발표된 첫 작품이다. <미국의 송어낚시>를 먼저 썼지만 출간하겠다는 출판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없었다면 <미국의 송어낚시>의 운명은….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잘 나타나 있듯, 과거 남북전쟁 당시 리 장군은 남부의 영웅이었다. <빅서에서 온 남부 장군>에는 자신이 리 장군의 후손이라고 주장하는 ‘리’가 있고 이 책은 바로 그 리의 뒤를 따라간다. 실제로 작가는 당시 히피 문화의 성지였던 빅서에서 한 달 동안 거주했으며, 그가 보고 들은 모든 것이 이 책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브라우티건의 지독한 농담이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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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

‘여성은 시간 여행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고?’라는 의문에서 코니 윌리스의 <둠즈데이북>은 시작한다. 2054년, 옥스퍼드 역사학도 키브린이 홀로 떠난 곳은 위험등급 10등급의 중세다. 키브린이 시간 여행을 떠나자마자 ‘강하’를 담당한 기술자가 “뭔가 잘못되었습니다”라는 말을 남긴 채 갑자기 쓰러지고, 키브린 역시 중세에 도착하자마자 원인 모를 고열로 정신을 잃고 만다. 총명한 여성의 파란만장한 중세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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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탐정

온라인 네트워크의 시대. 해커가 이 시대의 탐정이 된 것은 필연적인 결과인지도 모른다. <망내인>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홍콩 출신 추리소설작가 찬호께이의 신작으로, 프로그래머였던 자신의 전공을 한껏 미스터리와 버무렸다. 갑작스러운 동생의 자살을 받아들일 수 없는 언니 아이는 괴팍한 해커 아녜와 함께 동생을 자살로 몰아넣은 의문의 아이디 kidkit727의 정체를 찾아 나선다.


NEW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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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신여성’ 나혜석이 남긴 열일곱 편의 소설, 논설, 수필, 대담을 가린 후 현대어로 순화했다. 너무 일찍 시대를 앞서 태어난 그녀가 절절하게 외친 이야기는 인간의 존엄에 대한 것이었다. 세상을 향해 쓴 ‘이혼 고백장’ 등 나혜석을 나혜석 자신의 글로 읽을 수 있다. 저자 나혜석 출판사 민음사

<우리의 월급은 정의로운가>
노동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온 베테랑 방송기자가 우리가 받고 있는 월급의 불평등과 불합리성을 고발한다. 각각 1장 적정임금, 2장 임금격차, 3장 최저임금으로 나뉘어 일자리와 임금 뒤에 가려진 불편함을 정의롭게 따진다. 저자 홍사훈 출판사 루비박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여행자 정은우는 만년필과 필름카메라로 세계를 여행한다. 분명 익숙한 풍경인데 달리 보이는 건, 펜 선마다 숨어 있는 애정 어린 시선 때문일 것이다. 일본 시즈오카나 쿠바 아바나, 캐나다 처칠 등 아름다운 여행의 기록. 저자 정은우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에디터
    허윤선
    포토그래퍼
    Lee Jeong 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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