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를 다스리고 선을 살리는 여름 뷰티 방어전.

뭉친 몸을 깨우는 보디 리셋
오랜만에 꺼내 입은 수영복을 소화하려면 시급한 과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한여름의 폭발적인 땀과 옷 속에 갇힌 열기로 인해 붉게 달아오르고 얼룩진 등 피부를 구출하는 일이다. 본격적인 여름 시즌, 가벼워진 옷차림 사이로 드러나는 몸은 얼굴만큼 섬세한 애정이 필요하다. 기온이 1℃ 오를 때마다 피지 분비량은 같이 증가하고, 땀 배출이 잦지만 통풍이 어려운 등과 가슴은 순식간에 노폐물과 각질이 뒤엉켜 트러블의 온상으로 전락하기 쉽다. 이때 스크럽 타월로 피부를 강하게 문지르는 건 얇아진 장벽에 상처를 내 상태를 더 악화시킬 뿐이다.
우선 샤워할 때 샴푸나 헤어 컨디셔너의 잔여물이 모공을 막지 않도록 머리를 먼저 감고 충분히 헹군 뒤 몸을 씻는 방식으로 순서를 바꿔볼 것. 불필요한 각질을 부드럽게 정돈하려면 모공 속 피지를 녹여내는 살리실산이나 순한 라하(LHA) 성분이 함유된 보디워시를 사용하자. 샤워 후에도 무겁고 끈적이는 보디 보습제는 잠시 넣어둘 것. 대신 티트리, 알로에베라가 듬뿍 담긴 워터 타입 보디 미스트나 가벼운 수딩 젤을 발라 등의 온도를 낮추고 산뜻한 수분만 공급하는 게 트러블을 잠재우는 핵심이다. 보디의 결을 맑고 서늘하게 정돈했다면, 이제는 뼈대의 선을 다듬어 우아한 골을 빚을 차례다. 둔탁한 목선과 억센 승모근의 시발점은 얕고 급한 호흡과 코어 근육의 상실에 숨어 있다.
비바필라테스 현송이 원장에 따르면, 우리 몸은 횡경막을 깊숙이 팽창시키며 숨을 쉬지 못할 때 공기가 들어갈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어깨를 들어 올리는 보상 작용을 일으킨다. 이렇게 하루 종일 긴장된 상태로 끌어올려진 어깨는 목 주변의 승모근과 견갑거근을 딱딱하게 만들고, 곧 둔탁한 상체 라인과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송이 원장은 이 상태를 완화하기 위해 ‘숨쉬기 재건’을 제안한다.
“숨을 들이켤 때 어깨가 들썩이지 않도록 주의하며, 갈비뼈 양옆과 등 뒤쪽으로 거대하게 부풀린다는 느낌으로 흉곽을 확장해 호흡의 에너지를 복부 아래쪽으로 무겁게 끌어내려야 해요. 숨을 토해낼 때는 꽉 조인 코르셋을 입었다고 상상하며 늑골을 닫는 연습이 필요하고요.” 일상생활에서의 사소한 태도 변화도 필수다.
손&보디 전문 모델 박혜빈은 아름다운 보디라인을 유지하려면 의자에 앉을 때 절대 다리를 꼬지 않고 척추를 위아래로 길게 늘어뜨리는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스마트폰을 내려다보느라 목이 거북이처럼 빠져나오고 어깨가 안으로 둥글게 말리는 자세는 승모근을 비대하게 하는 원인이에요.” 박혜빈은 평소 곧은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탁상용 미니 삼각대 등을 활용해 화면을 눈높이까지 끌어올려 사용하면 이런 습관을 고치기 쉬울 것’이라 덧붙여 말했다. 매끄러운 어깨선을 가로막는 또 다른 방해꾼은 림프절에 막혀 고인 노폐물과 부기다. 림프절은 주로 어깨 관절과 겨드랑이 주변에 집중돼 있으므로 이 부위의 물길을 터주는 작업이 관건이다.
현송이 원장은 즉각적으로 슬림한 시각적 다이어트 효과를 주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관리법을 권한다. “500ml짜리 가벼운 생수병이나 작은 덤벨을 손에 쥐고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위쪽 허공을 향해 팔을 크게 휘저으며 원을 그려보세요. 뭉친 관절 주변의 순환을 도와 상체의 부피감을 극적으로 줄여줄 거예요. 샤워를 마친 뒤 피부가 촉촉할 때 보디 오일이나 크림을 활용해 마사지하면 금상첨화죠.” 이어 현 원장은 귀 밑에서 쇄골로 이어지는 사선 근육인 흉쇄유돌근(SCM) 라인을 따라 마사지하길 권한다. 오일을 바른 손날로 위아래로 가볍게 쓸어주거나 손가락으로 근육 결을 따라 조물조물 꼬집어주면 거북목으로 지친 근육이 이완된다. 이때 유난히 뻐근하고 아픈 지점을 발견했다면, 그곳을 조금 더 세밀하게 공략해 고여 있던 부기를 말끔히 배출하자.
요가원더랜드 권지현 강사는 어깨 뭉침을 풀고 목선을 길어 보이게 하는 요가 동작으로 엎드린 상태에서 가슴을 열어주는 코브라 자세를 추천한다. “자세를 취할 때 목에 무리가 없다면 시선을 천천히 위로 확장하고, 가슴과 어깨를 함께 열어주세요. 목선과 쇄골 라인이 자연스럽게 길어 보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그는 상하체를 동시에 들어 올리는 활자세를 예시로 들며, 요가 수련만으로도 충분히 탄탄한 라인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단순히 올라가는 것보다 등 근육의 힘으로 몸을 들어 올리고 유지한다는 감각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허리를 과하게 쓰기보다 등으로 지탱하고 끌어올린다는 감각을 익혀 코어 안정성을 기르는 게 관건이에요.” 중요한 날을 앞두었다면 복잡한 하루를 마무리하며 침대에 눕기 전 간단한 스트레칭 동작만으로도 굳은 긴장을 풀고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

무너지지 않는 철벽 메이크업의 비밀
오전에 공들인 화장이 오후의 땀방울 앞에 속절없이 무너져내리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했을 터. 메이크업 아티스트 유혜수 실장은 무너지지 않는 메이크업의 첫 단추로 스킨케어 다이어트를 꼽았다. “땀과 유분이 넘쳐나는 여름에 겨울철에 쓰던 리치한 기초 제품을 똑같이 바르면, 화장품이 밀착되지 못하고 문을 나서자마자 흘러내려요. 여름 스킨케어는 가볍게 덜어내고 끈적이는 유분기를 차단하는 게 핵심이죠.” 프로는 베이스에 대한 전략도 남다르다. 흔히 여름철 유분을 잡겠다며 투명 파우더를 얼굴에 떡칠하지만, 파우더를 두껍게 올린 채 땀을 흘리거나 물에 닿으면 피지와 파우더 가루가 엉겨 붙어 오히려 지저분하게 뭉치고 흉하게 무너져버린다.
또 두꺼운 워터프루프 제품보다 픽서를 사용해 층층이 쌓는 전략을 언급했다. 파운데이션으로 베이스를 마친 직후 픽서를 뿌려 고정하고, 아이 메이크업 후 다시 한번 분사하며, 블러셔와 셰이딩을 얹을 때마다 단계별로 픽서를 코팅하듯 덧뿌리는 방식이다. 유혜수 실장의 레이어링 팁은 색조 메이크업에서도 이어진다. 립 메이크업의 경우, 원하는 립 컬러를 먼저 바른 뒤 그와 똑같은 컬러의 가루 타입 섀도를 입술 위에 얹어 코팅하면 놀라울 정도로 유지력이 상승한다는 것.
“색조 화장품은 단순히 물에 닿는 것만으로는 쉽게 녹아내리지 않아요. 오히려 유분이 더 위험하죠. 단, 블러셔나 하이라이터는 건조한 가루 타입보다 유수분감이 적당히 섞인 크림이나 스틱 제형을 택하는 것이 유리해요. 쫀쫀하게 밀착된 텍스처가 땀이나 물에 닿아도 쉽게 날아가지 않고 본연의 자리를 지켜내거든요.” 그는 ‘포인트 메이크업의 고정력 역시 텍스처의 궁합에 달려 있다’는 설명과 함께 완벽한 서머 뷰티를 완성할 마지막 퍼즐을 제안했다. 유혜수 실장의 ‘꿀팁’과 함께라면 찌는 듯한 더위와 습기 속에서도 당신의 얼굴은 방금 화장을 마친 듯 견고한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어바웃톤의 롱래스팅 메이크업 코팅 미세 픽싱 폴리머가 피부에 빈틈없이 가볍게 밀착해 장시간 강력한 고정력을 자랑한다. 30ml 1만2천원.
메이크업포에버의 아쿠아 레지스트 컬러 펜슬 #15 라이블리 핑크 번짐과 묻어남을 최소화해 처음 그린 선명함을 그대로 유지해주는 포뮬러가 특징. 1.2g 4만원대.
스쿠의 2026 썸머 컬렉션 시그니처 컬러 아이즈 #154 저녁빛 저물녘의 공기와 빛을 닮은 컬러 구성으로 눈매에 깊이감을 더한다. 6.2g 9만원.
크리스챤 디올 뷰티의 디올쇼 플래쉬 스틱 #658 베이지 미차 매끄럽게 발리는 크리미한 텍스처가 눈꺼풀에 밀착해 하루 종일 번짐 없는 지속력이 유지된다. 1.6g 5만5천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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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지현(요가원더랜드 강사), 문득곤(미파문피부과 원장), 박혜빈(손&보디 전문 모델), 유혜수(메이크업 아티스트) 현송이(비바필라테스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