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의 역사
‘치느님‘’, 1인 1닭’을 슬로건처럼 외치는 시대. 치맥의 계절을 맞이해 치킨의 역사를 돌아봤다.
국민은행의 2011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 사람은 하루에 52만 마리의 치킨을 먹는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기간에는 단일 브랜드의 치킨만 하루에 40만 마리가 판매됐다. 그야말로 치킨으로 대동단결인 셈이다.
크고 작은 동네 치킨집을 제외한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만 280개, 등록된 매장 수는 3만2천여 개에 달하며, 사람들은 ‘1인 1닭’을 외친다. ‘씨암탉 잡아 사위 대접한다’고 할 정도로 닭이 귀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변화다. 통닭, 즉 치킨의 시작에는 1961년 ‘명동 영양쎈타’가 있다. ‘영양쎈타’라는 이름에서 눈치 챘겠지만 통닭이 삼계탕과 마찬가지로 보양식 취급을 받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1970년대 초, 육계 산업의 비약적 발전으로 닭은 흔한 고기가 된다. 여기에 1971년 ‘해표 식용유’가 출시되며 닭을 맘껏 튀길 수 있는 기반마저 갖춰진다. 프라이드치킨의 시대가 온 것이다! 시장에서 가마솥에 닭을 튀기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게 된 것도 이 무렵인데, 수원과 의정부의 치킨골목, 그리고 양재동의 양재통닭에 가면 이때의 시장 치킨을 지금도 맛볼 수 있다. 그리고9 717년, 국내 최초의 프랜차이즈 치킨이자 호프집인 ‘림스치킨’ 1호점이 문을 연다. 지금도 잠실, 목동, 이촌동 등 70~80년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곳과 대구, 부산 지역에 매장이 남아 있는 림스치킨은 신세계백화점 식품부가 직접 운영한 사업이다. 그러나 롯데리아, KFC 등 패스트푸드와 함께 번성했던 프라이드치킨의 단독질주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1981년 페리카나가 양념치킨을 선보인 것이다. 고추장을 베이스로 소스를 만든 양념치킨이 엄청난 인기를 끌며, CF송이었던 “페리카나 치킨이 찾아왔어요”를 모두가 흥얼거렸다. 바야흐로 프라이드 반, 양념 반 시대의 개막이었다. 멕시칸 치킨, 처갓집양념 통닭 등 프랜차이즈가 본격 성장하며 배달 경쟁이 과열되고, 당대 인기 스타들이 치킨 광고에 등장하게 된 것도 이 즈음이다. 1996년에 등장한 BBQ는 업계의 혁명이었다. 치킨하면 당연히 ‘치맥’이었던 시절, 매장 내 흡연과 주류 판매를 금지한 BBQ는 호프집이 아닌 그야말로 치킨만 파는 가게였던 것. 첫 매장 오픈 후 3년 뒤인 1999년, BBQ는 전국 매장 1천 개를 보유한 최대의 프랜차이즈가 된다. 이후 몸집이 잔뜩 커진 치킨시장은 각자 양념과 요리법을 개발하며 스스로 살 길을 찾아간다. 간장치킨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교촌치킨, 그리고 숯불바비큐, 불닭, 찜닭, 파닭, 닭강정, 최근의 화덕치킨까지 치킨의 변주는 끝이 없고, 사람들은 늘 새로운 치킨을 찾아 헤맨다. 네네치킨과 둘둘치킨, 또래오래는 깔끔한 박스에 치킨과 무, 채소무침을 곱게 담아내며 인기를 끌어냈고, 전북 익산의 솜리 치킨, 대구의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전국으로 진출해 승승장구 중이다. 그렇게 지금도 치킨의 세계는 깊고 넓어져만 간다.
그 많은 닭은 누가 다 먹었을까?
58조 마리. 인류가 연간 소비하는 닭의 양이다. 돼지 1조 4천억 마리, 소 3억 마리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숫자다. 원인은 단순하다. 공급이 많기 때문이다. 사료가 많이 들지 않고, 좁은 공간에서도 자라는 육계는 가장 키우기 쉬운 가축이다. 육계는 정상 속도보다 서너 배 빨리 자라 뼈도 제대로 여물지 못한 상태로 생후0 10일 전후로 도축된다. 오로지 고기가 되기 위해 자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그 많은 닭을 먹어야만 하는 걸까?
치킨을 둘러싼 숫자들
32% 치킨한류
최근 한 조사에서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 유학생의 32%가 가장 인상 깊은 한국의 음식문화로 ‘치맥’을 꼽았다. 비빔밥과 불고기, 삼겹살, 그리고 김치를 압도적으로 따돌린 결과다. 동남아시아와 북미를 중심으로 BBQ, 교촌치킨 등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진출했으며 최근에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영향으로 중국 내 ‘치맥’ 열풍이 심상치 않다. 시작은 천송이의 이 한 마디였다. “눈 오는 날엔 치킨에 맥주인데.”
42% 자장면<치킨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42%가 가장 자주 배달해 먹는 음식으로 치킨을 꼽았다. 자장면은 21%로 2위에 머물렀다. 114 최대 문의 내역은 치킨집 전화 번호였다. 2012년 기준 연간 총 1191만 건으로 두 번째 최다 문의 내역인 중국집의 1117만 건을 앞섰다.
대지면적 기준 전국 치킨 점포 간 평균 상권 170m 당 하나
국내에서 치킨집이 가장 적은 곳 : 전북 진안군 4개
국내에서 치킨집이 가장 많은 곳 : 대구 달서구 472개
프랜차이즈 최고의 강자
BBQ : 36.1%
교촌치킨 : 13.9%
네네치킨 : 9.0%
페리카나 : 8.4%
굽네치킨 : 6.4%
(2012년 기준 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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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피처 에디터 / 이마루
- 포토그래퍼
- 안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