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배달하지 않을 것 같았던 레스토랑의 문이 열렸다. 식당에서의 감동을 그대로 전하기 위한 고민이 엿보이는, 레스토랑 여섯 곳의 메뉴를 맛봤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 모에기 | 미야비 벤또

정통 일식을 선보이는 일식당 모에기의 정수를 담았다. 구이와 찜요리를 비롯해 간단한 후식까지 알찬 구성으로 어디서든 고급스러운 일식을 맛볼 수 있다. 전복 한 마리가 들어 있고 고소함과 감칠맛 나는 양념의 장어와 메로구이는 매실 장아찌가 올려진 밥과 궁합이 좋다. 야들야들한 소고기가 들어간 스키야키와 튀김 3종, 꼬독꼬독한 식감의 절임류까지, 무엇부터 먹어야 할지 고민될 정도다. 귀한 자리 및 부모님 선물로도 제격이다. 하루 전날 예약해야 하며, 서울 수도권 지역에 한해 퀵 배송이 가능하다. 밀짚 원료의 생분해 가능 포장용기를 사용한다.
가격 10만원 주소 광진구 워커힐로 177 문의 02-2022-0222

 

휴135 | 반건조 생선 솥밥

방금 막 솥밥에 한 밥만큼 맛있는 밥이 있을까?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퀴진으로 명성을 떨친 휴135의 또 하나의 명물은 점심 메뉴인 정갈한 솥밥 한 상이다. 소문난 밥맛을 배달로도 맛볼 수 있다. 전남곡성에서 유기농으로 키운 백세미로 지은 밥은 식어도 구수함과 단맛이 그대로다. 숯불에 구운 반건조 민어는 간이 딱 적당하고 부드러워 밥도둑이 따로 없다. 꼬들한 식감의 백목이버섯과 살짝 두른 참기름은 마지막까지 입맛을 돋우는 훌륭한 조연이다. 함께 오는 반찬 3종도 맛깔스럽다. 질 좋은 여수산 김에 밥과 민어를 얹어 멸치액젓장을 살짝 찍어 먹으면 역시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가격 2만원 주소 용산구 이태원로55나길 6 문의 070-4155-0135

 

도우룸 | 먹물카펠리니, 치킨카챠토레

올해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되기도 한 도우룸은 스와니예의 세컨드 브랜드로 모든 면을 수제로 뽑은 생면 파스타로 유명하다. 먹물 카펠리니는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다. 1mm의 아주 얇은 오징어 먹물 카펠리니가 면발 사이사이 소스를 가득 머금었다. 농후한 감칠맛의 마늘버터 소스는 첫 입부터 탄성이 나올 만큼 강렬해 마지막 한입까지 빵에 적셔 먹고 싶게 된다. 입맛을 전환하고 싶다면 매콤한 디아볼라 소스를 발라 구운 치킨 카차토레를 한입 맛본다. 나이프를 따로 쓸 필요가 없을 만큼 연한 닭고기는 육즙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집에 있는 와인 한 잔을 곁들이면 코스 요리만큼의 풍성함을 맛볼 수 있다.
가격 2만5천원, 2만9천원 주소 서초구 방배동 797-20 문의 02-535-9386c

 

파불라 | 마파두부, 비프마라샹궈

청담동 파불라의 요리는 정통 사천 음식의 매운맛과 단맛, 신맛 등의 다채로운 풍미를 중시한다. 온도가 중요한 음식이라 배달 서비스를 고민했지만, 지난겨울부터 시작한 딜리버리 서비스가 점차 안정화되어 이제 집에서도 홀에서와 같은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포들포들 눈으로 보기만 해도 부드러운 두부로 만든 마파두부와 각종 재료를 아끼지 않은 비프마라샹궈는 열자마자 빨간 기름의 향이 그윽하다. 밥 한 숟갈에 적시듯 얹어 먹으면 혀 한구석이 얼얼해지는 걸 느끼면서도 도저히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다. 어디서든 파불라를 맛보는 그곳이 사천이된다.
가격 2만1천원, 5만4천원 주소 강남구 도산대로81길 51 문의 02-517-2852

 

카츠바이콘반 | 로스카츠카레

돈가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압구정의 카츠바이콘반을 모를 수 없다. 고급 스테이크를 연상케 하는 육질과 육즙은 한 번도 안 먹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 오픈하자마자 시작되는 극악의 웨이팅이 문제였다면 이제 딜리버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단 매장에서의 포장 가능 메뉴와 동일하게 배달은 카츠카레 메뉴만 가능하다. 적당한 지방을 끼고 있는 부드러운 로스카츠와 맨입에 먹어도 맛있는 카레는 콘반이 명실상부한 돈가스 맛집임을 증명한다.
가격 1만4천원 주소 강남구 선릉로153길 36 문의 0507-1332-3903

 

아이뽀유 | 조개 PHO

호텔 안테룸 서울 1층에 위치한 아이뽀유는 미쉐린 별 2개에 빛나는 ‘정식당’의 임정식 셰프가 야심차게 오픈한 베트남 레스토랑으로 쌀국수의 고급화를 이끌었다. 한 그릇에 2만원이 넘는 쌀국수를 배달시켜 먹으면 아쉽지 않을까? 소비자의 마음을 눈치 챈 아이뽀유는 딜리버리로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방문했을 때의 만족감을 다시 맛보고 싶다면 번거롭더라도 비조리 면을 선택하길 추천한다. 육수에 넣은 후 전자레인지로 4분만 조리하면 식당에서 맛보았던 면의 느낌이 그대로 구현된다. 끝없이 나오는 고기토핑은 포만감을 더하고 커다란 조개에서 우러난 시원한 국물은 없는 해장까지 도울 정도로 맛이 진하고 깊다.
가격 2만2천원 주소 강남구 도산대로 153 문의 02-517-4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