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루어가 소개하는 이달의 좋은 전시 4

2026.05.30김정현

한 분야를 오래도록 탐구한 작가들의 뜨겁고 순수한 열정.

WITHIN MOUNTAIN

유영국, ‘작품(Work)’, 1999, 캔버스에 유채, 105×105cm.
유영국, ‘작품(Work)’, 1967, 캔버스에 유채, 130×130cm.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 유영국의 회고전이 열린다.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는 미공개작을 포함한 회화와 부조, 사진, 드로잉 및 아카이브 170여 점이 모인 전례 없는 규모다. 산과 바다, 자연이 수려한 경상북도 울진의 풍경을 마음에 새긴 작가는 캔버스 위에 대담한 추상 예술을 펼쳐보였다. 점, 선, 면, 형, 색과 같은 기본적 조형의 질서에 균형과 대치, 색이 더해져 특유의 에너지가 생동한다. 이번 전시는 유영국의 추상이 절정을 맞이했다는 평가를 받는 1964년 개인전을 기점으로 시간의 역행과 순행을 따라 구성되어 그의 세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10월 25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IN ALL INNOCENCE

Jim Dine, ‘Pinocchio #1’, 2026, Acrylic, Pastel and Charcoal on Paper, 131.5×101cm.

회화와 조각, 시, 판화 등 짐 다인의 예술적 무대는 무한하다.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광활한 세계 중 전시 <My Words & Pinocchio>는 그의 예술적 세계를 지탱해온 ‘쓰기’와 ‘그리기’라는 행위에 집중한다. 이번 전시에는 대표작 피노키오 시리즈의 드로잉과 조각, 벽화 신작이 공개된다. 익숙한 소재에 상징성을 더하는 기존 문법과 달리 신작은 같은 이미지가 화면 안에서 수정과 재배치를 거쳐 새롭게 형성되는 과정에 주목했다. 이런 작업은 ‘시’를 주제로 한 작품 ‘Poem Drawing’으로도 이어진다. 50년간 12권의 시집을 출간할 정도로 시를 사랑해 언어와 시각예술의 관계를 넓혀온 그가 표현한 ‘보이는 시’는 낯선 감각으로 다가온다. 7월 4일까지, 피비갤러리


ON THE MOVE

홍승혜, ‘표정 연습’, 2025, Animate, Garageband 4min. 16sec.
홍승혜, ‘움직이세요’, 2022, Animate, Garageband 2min. 51sec.

홍승혜 작가는 이번 개인전 <이동 중>을 두고, “디지털 세계로 진입한 이후 전개해온 기하학적 이미지의 움직임에 관한 보고서”라고 설명한다. 1997년 컴퓨터 화면의 기본값 픽셀을 사용한 연작 ‘유기적 기하학’을 시작으로 평면과 가구, 설치 그리고 신체로 확장한 이동성에 대한 그의 연구는 오늘까지 계속되고 있다. 초기작부터 근작까지 아우르며 작가의 작업 세계를 총망라한 작품 사이를 걷다 보면 30여 년 전 컴퓨터의 ‘실행 취소’ 기능을 통해 화면 안의 도형이 변하는 과정을 처음 목격했을 당시 작가의 환희가 어땠을지, 그로부터 시작한 여정이 유쾌한 동시에 경건하게 다가온다. 6월 14일까지, 국제갤러리 부산 


BEYOND THE CANVAS 

알렉스 카츠, ‘나무를 위한 연구’, 2025, 보드에 유채, 22.9×30.5cm.

우리에게 익숙한 알렉스 카츠의 작품은 웅장하고 대담하며 풍요롭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이 2022년 그의 첫 개인전 <꽃>에 이어 준비한 전시 <Studies>는 좀 더 내밀한 세계를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에서 하나의 장르가 된 카츠의 예술이 있기까지 독자적 방식으로 탐구한 연구작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카츠의 세계를 관통하는 작품은 대형 캔버스 작품부터 소규모 연구작을 아우르며 거장의 자취를 연구적으로 쫓는다. 평온한 풍경과 상징적인 꽃 모티프, 절제된 초상화 등 알렉스 카츠의 성실한 예술 세계를 산책해보자. 8월 1일까지, 타데우스 로팍 서울 

    사진 출처
    COURTESY OF PIBI GALLERY, THADDAEUS ROPAC SEOUL, KUKJE GALLERY, S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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