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와 아마추어 경계에 있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덕목(1)
스스로를 단련하며 목표를 설계하는 시대. ‘목적’과 ‘개인화’에 맞춘 스마트한 장비는 필수다.

선수와 일반인의 경계가 사라진 시대다. 운동은 더 이상 보여주기 위한 취미도, 극소수의 전유물도 아니다. 러닝, 등산, 테니스, 골프, 수영, 트레이닝까지. 각 분야에서 ‘프로아마추어(Pro-Amateur)’라 불릴 수 있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들은 기록을 직업으로 삼지는 않지만, 몸을 다루는 태도만큼은 선수에 가깝다. 운동은 이제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보다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는지’의 영역으로 이동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운동 인구는 다시 한번 구조적인 변화를 맞았다. 경쟁 중심의 문화가 점차 힘을 잃는 대신, 부상 예방과 지속성 그리고 효율을 중시하는 흐름이 강해진다. 무릎과 발목, 허리처럼 반복 사용으로 누적되는 부담을 관리하는 것이 운동의 일부가 되었고, 회복과 휴식까지 포함한 루틴이 일상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 변화는 장비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다. 일상의 몸을 기준으로 설계된 정밀한 퍼포먼스 기어가 등장한 것이다. 발 아치와 보행 패턴을 분석한 러닝화, 체형과 가동 범위를 고려한 트레이닝웨어, 일상복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하이 퍼포먼스 아우터까지. 데일리웨어와 운동 장비의 경계는 흐려지고, 기능은 눈에 띄지 않게 숨겨지되 성능은 더 정교해졌다.
선수처럼 살지 않더라도, 자신의 몸 상태와 운동 목적에 맞는 장비를 고르는 안목. 오늘의 컨디션, 내일의 회복, 1년 뒤의 지속성을 함께 고려하는 판단력. 프로아마추어란 결국, 운동을 삶의 일부로 다루는 사람을 뜻한다. 이제 프리미엄 퍼포먼스 기어가 향하는 대상은 명확하다. 오래 그리고 명확하게 움직이고 싶은 사람들. 이들에게 장비는 더 이상 선택지가 아니라 전략이 된다.
PRO-AMATEUR PROFILE
향수 브랜드 나흐(Nahes) 디렉터 이세한
“기록은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정”
그에게도 체중 관리만을 위해 5km를 편히 완주하는 정도가 충분하던 시절이 있었다. 1년 가까이 즐기는 마음으로 이어가던 러닝은 첫 풀코스 마라톤에서 전환점을 맞는다. “충분한 준비 없이 도전한 풀코스는 부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생각한 러닝과는 전혀 다른 강도의 운동이라는 걸 그때 처음 깨달았어요.” 그 이후 그는 예상 밖의 기록을 마주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때부터 러닝은 더 이상 취미에 머물지 않았다. 스스로의 기준을 점검하고, 조금씩 끌어올리는 과정이 되었다. 장비를 대하는 태도 역시 흥미롭다. 여전히 디자인과 컬러는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하지만 이제는 목적에 따라 러닝화를 구분한다. 조깅화와 템포화, 레이싱화. 기록을 노리는 날과 회복을 위한 날을 명확히 나눈다.
“퍼포먼스를 위한 선택은 기록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에 가깝고, 일상에서의 선택은 몸을 보호하며 오래 지속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장비 역시 상황에 맞게 나누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제 퍼포먼스를 위한 선택과 오래 지속하기 위한 선택을 구분한다. 기록을 올리는 법만이 아니라, 오래 달리는 법을 함께 배운 셈이다.
안다르 마케팅팀 팀장 박선민
“못할 이유가 없으면 한다”
러닝과 필라테스는 물론 테니스, 크로스핏, 하키, 수영까지. 종목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운동이라면 기꺼이 도전하고 즐긴다. 그가 선택한 운동은 대개 순발력과 근력, 충돌과 스피드를 동시에 요구한다. 전통적으로 여성에게 익숙하다고 여겨지던 범주와는 거리가 있는 종목도 있지만, 이를 특별한 도전으로 소비하진 않는다. 그저 좋아서, 더 잘하고 싶어서 반복할 뿐이다. 운동을 하며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마인드다.
“예전에는 할 이유가 없으면 안 했어요. 지금은 못할 이유가 없으면 해요.” 도전을 계산하기보다, 가능성을 먼저 떠올리는 것. ‘안 하길 잘했다’보다 ‘하길 잘했다’의 순간을 훨씬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종목을 병행하다 보니 기능성에 대한 기준 역시 선명해졌다. 러닝에서는 경량성, 테니스와 하키에서는 하체 지지력, 크로스핏에서는 흐트러지지 않는 내구성과 밀착감이 중요하다. “하나의 운동에 국한되었다기보다, 여러 움직임을 모두 소화하는 제품을 찾게 돼요.” 그에게 운동복은 서로 다른 움직임을 아우르고, 몸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장비에 가깝다. 더 강해질 수 있는 존재로서의 몸을 전제한 선택이다.
포토그래퍼 황병문
“극단에 닿지 않아도, 오래 하면 달라진다”
취미로 시작한 크로스핏은 어느새 그의 하루를 지탱하는 습관이 되었다. 기록을 직업으로 삼는 포토그래퍼에게 운동은 오래 일하기 위한 체력의 기반이다. 처음에는 잘 늘어나고 편한 기능성 의류면 충분했다. 하지만 숙련도가 쌓이자 선택은 달라졌다. 디자인이나 브랜드 이미지보다 실제 퍼포먼스를 기준으로 삼기 시작한 것이다. ‘로그 피트니스’ 리프팅 벨트와 손목 보호대, ‘리밴드’ 무릎 보호대, ‘RPM 트레이닝’ 스피드 로프까지. 개인 장비는 선수들이 사용하는 고기능 제품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갔다.
“좀 더 제대로 하고 싶은 욕심이 장비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면 퍼포먼스를 우선하죠.” 즉, 장비는 숙련도의 결과에서 비롯한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을 마치고 곧장 촬영장으로 향하는 하루,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로케이션과 스튜디오를 누비는 일상 속에서 그는 벌크업 대신 자세 교정과 기능적 근력을 택한다. “체력은 신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에요. 멘탈을 함께 키우지 않으면 아무리 몸이 좋아도 금방 지칩니다.” 그가 보여주는 프로아마추어의 정의는 결국 ‘지속’, 그리고 운동은 삶을 버티고 일을 완성하기 위한 기반이다.
- 포토그래퍼
- 이수정
- 모델
- 예리
- 헤어
- 박은빈
- 메이크업
- 황선유
- 어시스턴트 에디터
- 이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