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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백들은 속이 훤히 보이게 오픈해서 들어야 제맛입니다

2026.03.20김가혜

길 가다 가방 열렸다 소리를 들었나요? 요즘 가장 핫한 오픈백을 드셨군요?

저기요, 가방 열렸어요?

아니요, 원래 이런 가방입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잠시 3대 이상 부자인 사람들만 가능한 자세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엄마의 드레스룸에 널브러진 샤넬과 에르메스와 로로 피아나를 자근자근 밟으며 걸음마를 뗀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명품을 ‘무심하게’ 대하는 태도가 있죠. 엄마의 옷장에 굴러다니는 샤넬백 같은 건 없었던 에디터는 그저 부럽기만 한데요. 지난해 샤넬 컬렉션에 잔뜩 구겨진 2.55백이 등장했을 때, 술에 더럽게 취한 어느 밤 신발장에(!) 구겨 넣었다가 한참이 지난 후 발견한 모양새를 보고 묘한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샤넬이 뭐라고, 우리는 비 예보 있는 날엔 들고 나가지도 못하고 모시고 살까요?

COURTSEY OF CHANEL

천문학적인 액수의 미국 로또가 당첨되지 않는 한 구겨진 샤넬백을 사는 날은 없겠죠. 하지만 무심해서 시크한 ‘오픈 백’은 자꾸만 눈에 밟힙니다. 잠금 장치를 모두 연 플랩백은 이너가 보이게 지퍼를 내린 쿼터집 니트만큼이나 쿨해 보이거든요(그러고 보니 최근 넘치는 물욕의 원흉은 마티유 블라지였네요) 말 나온 김에 요즘 ‘입 벌리고’ 눈독 들이고 있는 가방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후보 1. 로에베 ‘아마조나 180’

인스타그램@heeae_official
인스타그램@ch_amii

차정원도 들고, 김나영도 들고, 김희애 언니도 들었습니다. 요즘 제일 핫한 로에베 ‘아마조나 180’ 이야기인데요. 반듯한 디자인을 반듯하지 않게, 지퍼를 다 열고 다니게 디자인 했죠. 김나영은 가방 앞쪽의 가운데가 자연스럽게 처지면서 생기는 쉐입이 기분 좋은 ‘스마일’ 같다고 설명했어요. 그나저나 귀중품은 어떻게 하냐고요? 비밀의 방처럼 안감 너머 숨겨진 수납 공간이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스몰과 라지 한정) 핸들, 숄더 스트랩, 크로스 스트랩까지 3가지로 들 수 있는 것도 강점입니다.

후보 2. 펜디 ‘펜디 웨이’

인스타그램@ch_amii
인스타그램@nayoungkeem

평소에 보부상인데다 올해의 빅백 트렌드를 생각하면 ‘펜디웨이’가 딱이죠. 80년대에 제인 버킨처럼 내 물건, 아이 물건 할 것 없이 다 때려 넣을 수 있으니까요. 열었을 때 안감 컬러와의 배색이 너무 예뻐요.

후보 3. 델보 ‘브리앙 템포’

인스타그램@delvaux
인스타그램@delvaux

김나영이 차 팔아서 산 가방으로 유명한 델보의 탑 핸들 백 ‘브리앙’. 차와 바꿨을지언정 애지중지 하지 않고 버클을 열어서 무심하게 들고 다녀야 쿨해 보인다고 조언했죠. 지난 가을 브리앙을 재해석해 출시한 캐리올 백 ‘브리앙 템포’는 유연한 실루엣이 돋보이도록 열고 다니는 스타일링을 제안합니다. 집에 가서 닦더라도 밖에서는 무심하게 들어 볼까요?

후보 4. 디올 ‘시갈백’

인스타그램@sooyaaa__
인스타그램@sooyaaa__

겉에는 로고 없이 리본 장식만 있는데, 가방 안쪽 핸들 연결고리 홀을 보면 Dior 글자가 보이는 이 가방. 차세대 레이디 디올백으로 불리는 ‘시갈백’인데요. 조나단 앤더슨이 크리스찬 디올의 작품 가운데 가장 사랑하는 드레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해요. 앞으로 기울어진 형태의 원 핸들 백은 지난해 지수가 말차코어 컬러를 들어 화제를 모았는데요. 마카롱 컬러들도 예쁘지만, 제 손에 딱 들고 싶은 건 크로커다일 엠보싱이 들어간 브라운 컬러예요. 스트랩을 연결해서 어깨에 메면 얼마나 예쁘게요?

인스타그램@d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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