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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쁘띠’ 워치를 눈여겨 봐야 할 이유(1)

2026.03.11최정윤

작디작은 다이얼은 손목 위에 여백을 남긴다. 그 여백은 시간을 대하는 주체가 여전히 자신임을, 매 순간 상기시킨다.

오벌형 옐로 골드 케이스의 ‘베누아’ 워치 미니 모델, ‘저스트 앵 끌루’ 링과 브레이슬릿은 모두 까르띠에(Cartier). 쇼츠는 꾸레쥬(Courreges). 뮬 슈즈는 알라이아(Alaia).
회전하는 다이아몬드를 새팅한 ‘해피 다이아몬드 아이콘’ 워치는 쇼파드(Chopard). 조세핀 황후의 딸 오르탕스 여왕을 기리는 ‘호텐시아’ 워치, ‘비 드 쇼메’ 링은 모두 쇼메(Chaumet). 토트백은 디올(Dior). 니트 원피스는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미니멀한 테일러드 재킷부터 힘을 뺀 셔츠, 구조적인 드레스까지. 일과 휴식, 취미의 균형 속에서 삶의 밀도를 가꾸는 요즘 여성의 옷차림을 들여다보면, 예쁘게 보이기 전에 먼저 스스로에게 편안한지 되묻는 태도가 읽힌다. 이런 옷차림 속에서 타임피스는 스타일의 중심을 조용히 잡는다. 시간을 과시하지 않으면서 착용자의 취향을 또렷하게 각인시키는 존재로서. 언제든 시간을 볼 수 있지만, 반드시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쿨한 애티튜드’로 하루의 속도를 조율한다.

18K 옐로 골드 케이스와 벨벳 장식 레드 러버 스트랩이 조화를 이룬 ‘프리미에르 리본 레드’ 워치는 샤넬 워치(Chanel Watches). 태피터 코트와 브라톱, 스커트는 모두 프라다(Prada). 펌프스는 디올.

시간을 입는 방식

젠더의 경계를 허무는 다양한 취향 속에서 묵직한 남성용 워치를 즐기는 여성이 분명 늘어났다. 그럼에도 작은 다이얼이 여전히 여성의 선택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단순히 ‘크기’의 문제일까? 오는 4월 개최될 <워치스 앤 원더스 제네바 2026>을 앞두고, 시계 업계의 향방을 가늠하는 전망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여러 리포트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짚는 키워드는 ‘작고, 정제된 디자인’이다. 이는 기능과 컴플리케이션의 발전이 멈춘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기술적 완성도는 전제 조건이 되고, 그 위에 스타일과 조형성을 어떻게 병치할 것인가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뜻한다.

최근 미니 사이즈를 본격적으로 선보인 까르띠에 ‘베누아’ 컬렉션은 기존의 타원형 실루엣과 얇은 케이스를 더욱 간결한 비율로 다듬었다. 크기는 줄었지만 착용감은 훨씬 자연스러워졌고, 뱅글처럼 손목에 스미는 인상은 더 강해졌다. 시계를 ‘보는 것’보다 ‘입는 것’에 가깝게 만든 선택이다. 이와 함께 스트랩의 역할도 진화했다. 이제 스트랩은 워치를 어떻게 연출할지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샤넬의 ‘프리미에르 리본’은 부드러운 벨벳으로 감싼 러버 스트랩으로 피부에 닿는 촉감을 강조하고, 쇼파드의 ‘해피 다이아몬드’는 더블 스트랩으로 작은 다이얼의 연출 폭을 넓혔다.

하이 주얼리 워치를 중심으로 다시 주목받는 네크리스형 워치도 마찬가지. 반클리프 아펠의 ‘알함브라 시크릿 펜던트’ 워치, 피아제의 주얼리 워치 피스는 손목에서 벗어나 시간을 필요할 때만 확인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쇼파드 아트 디렉터 캐롤라인 슈펠레는 “워치와 주얼리의 경계가 사라지는 흐름은 자연스러운 진화”라고 말한다. 오늘날의 워치는 착용자의 취향과 삶의 리듬을 투영하는 장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포토그래퍼
    임유근
    모델
    이서연
    헤어
    이혜진
    메이크업
    김신영
    어시스턴트
    이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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