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Y2K쌀롱① HOT가 사자보이즈 모델이라고? 응답하라 HOT!

2025.08.25김가혜

<케이팝 데몬 헌터스> 메기 강 감독의 1997년이 특별한 이유.

*<Y2K쌀롱>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고, 다시 우리를 설레게 하는 Y2K 스타와 콘텐츠에 관해 씁니다.

인스타그램@forever_h.o.t

1997년. 우리는 ‘부인’이었다. 문희준, 장우혁, 토니 안, 강타, 이재원의 부인. 토니 부인은 교복 명찰을 ‘단지’로 바꿨고, 우혁 부인의 PC통신 아이디는 ‘hammer486’이었다(그 시절 활동명엔 ‘뷘’과 ‘마눌’이 발에 차였다).

1996년 1월 31일, 서태지와 아이들이 은퇴했다. 듀스 김성재가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난(1995년 11월 20일)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맞이한 또 한번의 이별. ‘중 2병’이란 말이 생기기도 전이었지만 중 2가 된 우리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

그런데 그 해 가을,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에 다섯 명의 남자 고등학생으로 이뤄진 “댄스그룹”이 등장했다.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 HOT였다.

“아 니가 니가 니가 뭔데 도대체 나를 때려, 왜 그래 니가 뭔데,

힘이 없는 자의 목을 조르는 너를 나는 이제 벗어나고 싶어 싶어 싶어!”

HOT의 데뷔곡은 당시 사회 문제로 대두된 학원 폭력을 피해자의 입장에서 고발한 ‘전사의 후예(폭력시대)’였다. 가출 청소년들을 집으로 돌려보낸(‘Come Back Home’) 서태지와 아이들은 무대를 떠났지만, ‘십대들의 승리’는 그 바톤을 이어 받아 모든 폭력을 거부하는 노래(HOT 1집 <We Hate All Kinds of Violence)>를 불렀다.

미래 전사 느낌의 유광 셋업에 잔뜩 성난 머리, 스투시 헤어밴드와 오클리 선글라스. 테스토스테론 가득 쇠맛으로 데뷔한 HOT에게 첫 1위를 안겨준 건 제목처럼 달달한 후속곡 ‘캔디’였다. 거리에는 사탕 색깔 털옷에 털장갑, 털모자, 털 가방으로 무장한 소녀들이 활보했다. 오빠들이 있어 하나도 춥지 않은 겨울이었다.

나와 친구들의 그 시절은 십 수 년 후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되었다. 흰 우비를 입고 흰 풍선을 흔들며 눈물 흘리며 춤추던 소녀들. 방송에서 눈 맞았다는 오빠들의 열애설에 거품을 물었고, 팬픽을 읽고 쓰며 오빠들끼리의 사랑(!)을 응원했으며, 노란 풍선을 흔드는 젝스키스 팬들과 일촉즉발 대립 각을 세웠다.

인스타그램@highfive_of_teenagers_official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만든 메기 강 감독은 자신의 아이돌이었던 HOT가 ‘사자보이즈’의 모델이 되었다고 말했다. 상큼 발랄한 후크송 ‘Soda Pop’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은 보이그룹이 어둠의 자식으로 돌변해 ‘Your Idol’로 사람들의 혼을 빼앗는 과정. 사자보이즈의 활동 스타일이 1985년 이전 출생자들에게 낯설지 않은 이유였다.

2025년 9월 7일은 K팝 아이돌 1세대 HOT의 데뷔 30주년이다. 팬들은 완전체 5인이 헤드라이너로 서는 ‘한터 음악 페스티벌’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김구 선생님이 꿈꾸신 문화가 강한 나라 대한민국의, 빌보드를 씹어먹은 <케데헌> OST가 흐르는 카페에서, ‘핫’커피를 마시며 쓴 1997년 회상이었다.

인스타그램@highfive_of_teenagers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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