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소 영
<마이 유스>와 <아너: 그녀들의 법정>으로 <얼루어>와 만났을 때도 <기리고>를 항상 언급했죠. 그 작품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는데, 소감이 어때요?
첫 주연 작품을 넷플릭스 시리즈로 했다는 게 정말 영광이에요. 좋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건 더 영광이고요.
<기리고>는 ‘소원’이 중요하게 등장하는데, 계속 매달린 생각이 있나요?
오디션 준비를 하면서 스스로 질문을 많이 했어요. 누구나 자기 소원이 이뤄지길 막연하게 바라잖아요. <기리고>는 소원을 위해 얼마만큼의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시각을 갖게 해준다는 점에 끌렸죠.
데뷔 2년 차에 주연을 맡았어요. 부담감도 있었을 텐데요.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거예요. 다른 생각에 집중하려고 책을 많이 읽었는데, 이런 문장을 봤어요. “너 자신을 믿을 수 없다면 너를 믿고 있는 상대방을 믿어라.” 이렇게 훌륭한 감독님과 선배들이 나를 이끌어주는데 포기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다 같이 만드는 거다. 혼자 그렇게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라는 말도 위로가 됐어요.
촬영하며 정말 무서웠던 순간도 있었나요?
세아가 처음 저주 공간에 들어갔을 때 제가 보디캠을 달고 움직이는 연출이 있어요. 특수분장팀과 분장팀 실력이 워낙 좋아서 형욱(이효제 분)이가 피를 흘리면서 커터 칼을 들고 저를 쫓아오는데 정말 겁이 나더라고요. 아파트에서 건우(백선호 분)가 처음으로 동티 나는 장면을 촬영할 때도요. 경찰에 신고하는 제 목소리가 덜덜 떨리거든요? 연기가 아닙니다. 실제로 너무 무서웠어요.
건우와는 극 중 사귀는 사이고, 친구인 하준(현우석 분)도 세아를 좋아하죠. 하준의 마음을 알았다고 생각해요?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는 것 같아요. 절대 모를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준이가 다른 친구들과 세아한테 하는 행동과 말투가 확연히 다르거든요. 그럼에도 모르는 척하는 이유는 하준이와 멀어지고 싶지 않아서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왜 그런 사람 있잖아요. 너무 소중해서 멀어지고 싶지 않고 평생 옆에 두고 싶은 친구요.
세아는 나리(강미나 분)를 끝까지 믿고, 되돌리려고 노력하기도 하죠.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물불 안 가리는 캐릭터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기리고라는 앱을 사용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세아는 두 번이나 목격했고, 더 이상 누군가를 잃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계속 고군분투해요.
육상 멀리뛰기 선수라는 설정도 건강하고 단단해 보이던데 실제 전소영은 어떤가요? 아주 밝고 씩씩해 보이긴 합니다.(웃음)
제가 그렇게 보인다면 친구와 가족 덕분인 것 같아요. 연기 생활을 하면서 촬영장과 사람들한테 얻는 에너지가 크다는 것 또한 알게 됐어요. 집에 있을 때 행복한 줄 알았는데, 돌아보니 사람들을 만날 때 항상 밝게 웃고 있더라고요.(웃음)
두려움도 그 안의 용기도 연기해야 됐는데, 어떻게 그 감정을 찾았나요?
실제로도 두렵다고 해서 물러서는 성격이 아니에요. 그리고 촬영하며 워낙 친해졌다보니 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용기가 진심으로 솟아났던 것 같아요. 정말 친한 친구들이 있어요. 촬영하면서 그 친구들 생각이 많이 났어요. 그런 점도 친구들을 구하고 싶다는 세아의 간절함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죠.
세아처럼, 전소영이 용기 내길 잘했다고 생각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기리고>를 한 거라고 생각해요. 오디션을 볼 때는 주연 역할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거든요. 덕분에 내가 포기만 안 하면 된다는 걸 알았죠. 정말 제 배우 인생에서 중요한 밑거름이 돼줄 작품이라고 확신해요.
<기리고>를 통해 새롭게 경험하거나 알게 된 게 있나요?
액션 장면이 정말 안전하다는 것! 건물 사이를 뛰어 건너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있는데, 안전하다는 걸 아니까 놀이기구 타는 것처럼 재미있었어요.
실제로 꼭 타는 놀이기구는 뭐예요?
실제로는 못 타요. 롤러코스터나 바이킹은 타볼 생각조차 한 적이 없습니다.(웃음) 감독님도 한 번 가보라고 하시는데 촬영이 계속 있어서 갈 틈이 없네요.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 이어, 차승원·김도훈과 함께하는 <은퇴요원+관리팀> 촬영이 한창이죠. 달릴 일만 남은 지금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나요?
조금 뻔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감사한 마음을 잃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이렇게 촬영을 계속할 수 있는 나날이 이어지는 게 절대 당연한 게 아니라는 것. 그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강 미 나
넷플릭스 <기리고>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작품의 어떤 점에 끌렸나요?
파격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처음 접하는 장르라는 사실에 끌렸어요. 특히 이런 장르가 시리즈물로 가는 경우는 많지 않잖아요. 워낙 도전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임나리는 끝까지 ‘빌런’이더라고요. 나리를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나요?
눈빛. 눈동자를 어떻게 쓰면 좋을지 고민하고 노력했어요. 나리는 표독해 보이는 면이 분명 있는 캐릭터지만, 나리가 왜 이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지, 공감과 납득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정말 컸어요.
예전에도 보는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죠. 그대로네요.
맞아요. 항상 그 마음이 가장 커요.
오늘 함께한 네 사람의 분위기가 아주 좋던데요. 촬영장에서도 서로 많은 의지가 됐나요?
2화에 등장하는 건우가 빙의되는 장면 촬영이 첫주 차에 있었어요. 나리가 빙의될 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이미지화에 도움을 많이 받았죠. 서로 상호작용을 하려고 진짜 많이 노력했어요. 세아가 감정 연기를 할 때는 제가 등장하지 않더라도 최대한 맞춰서 같이 울고 소리치며 맞추기도 했고요.
<킹덤> 시즌 2와 <무빙>에 참여한 박윤서 감독의 첫 단독 연출작이죠. 강미나의 어떤 면에서 나리를 봤다고 하던가요?
나중에 들은 건데요. 감독님과 첫 미팅에서 제 대본에 비속어가 하나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발음이 잘 안 되는 거예요! 해내려고 엄청나게 집중하고 파고드는 모습을 보고 감독님이 ‘나리다’라고 생각하셨대요.
승부욕이 발휘됐군요.(웃음) 하지만 정작 무서운 건 잘 못 본다고요.
어두운 걸 정말 싫어해요. 촬영장은 항상 밝은 조명이 켜져 있지만 밤 촬영 때 이따금씩 조명이 다 꺼질 때면 정말 무서웠어요. 담력을 쌓으려고 촬영 전에 공포물을 일부러 많이 보기도 했죠. <서브스턴스>처럼 기묘한 연출이 있는 작품을 포함해서요.
완성작을 보고 가장 만족한 장면도 있나요?
대본을 볼 때부터 제일 좋았던 건데, 세아가 저주 공간에 처음 들어간 장면이에요. 공간이 확확 바뀌는데 그 연출이 제게는 게임 장면 같았어요. 저희끼리도 연기하면서 뭐가 진실이고 가짜인지 혼란스러웠거든요. 또 무당인 햇살이 쓰는 가면 같은 소품처럼 한국적 요소가 많이 등장하는 게 좋았어요.
다른 작품을 보면서 ‘해보고 싶다’라는 마음을 갖기도 하나요?
운 좋게 지금 ‘도장 깨기’를 하고 있어요. 돌아보면 첫 사극도 너무 행복하게 촬영했고, 첫 액션물인 <트웰브>도 액션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었거든요. 이런 경험과 성취감이 쌓여 제게 용기를 주는 것 같아요.
차기 작품인 <내일도 출근!>도 한창 찍고 있죠? 절친한 서인국 씨와 <트웰브>에 이어 함께 출연했습니다.
작품 속에서 둘이 마주치는 장면이 거의 없어요.(웃음) 웹툰이 원작인 작품이고, 저는 5년 차 직장인 역할이에요. 생각해보니까 이것도 제 첫 오피스물 도전이네요.
주변 사람을 잘 챙긴다면서요? 어떤 걸 나누고는 해요?
제가 써보고 좋은 걸 사람들이 많이 알면 좋겠다는 마음이 큰 것 같아요. 주변 스태프 분들에게도 ‘꿀템’을 발견하면 항상 사용해보라고 권하거든요. 귀가 얇은 편이기도 하고요. 어제도 SNS 광고를 보고 혹해서 여름 샌들을 샀어요.
어느덧 데뷔 10년 차입니다. 그동안 변하지 않으려고, 지키려고 한 내 모습은 무엇인가요?
제가 최근에 팬 분들과 소통하는 앱을 시작했거든요. 아직도 이렇게 나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그 사랑에 보답하는 마음이 변하지 말아야겠다고 한 번 더 다짐한 순간이죠.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은 강미나를 어떤 사람이라고 하나요?
‘고집쟁이’! 좋은 의미로 해주는 말이라는 걸 알죠. 결정을 내려야 할 때 항상 선택을 빨리 하고, 한 번 내린 결정은 웬만하면 잘 안 바꿔요.
고집부리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결정이 있나요?
<기리고>를 택한 것. 지금 머릿속에 <기리고> 생각이 가득 차 있어요. 그거 아세요? 모든 걸 쏟아부으면 오히려 내려놓게 된다는 걸. 제가 할 수 있는 건 이제 이 작품을 사랑해주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효제
<기리고> 속 형욱과는 다른 모습이에요. 작품을 위해 증량을 했다고요?
20kg 이상을 늘렸어요. 증량한 상태로 <기리고>를 촬영하고, <모범택시3>를 앞두고 있을 때라 한 달 안에 8kg을 감량해야 했어요. 눈 뜨고 있는 동안 땀만 흘릴 정도로 열심히 운동한 것 같아요. 이후에는 살이 안 찌는 체질로 다시 바꾸기 위해 노력했어요. 다행히 지금은 원래의 몸으로 잘 돌아왔어요.
몸의 변화가 연기에도 영향을 미쳤나요?
몸이 둔하고, 무거워지니 마음가짐이 바뀌더라고요. 보다 이타적이고 박애주의적으로 변했달까.(웃음) 덕분에 현장에서 동료 배우를 만났을 때 느끼는 감정과 호흡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형욱이는 학생들 중 가장 먼저 기리고 앱을 접하며 사건의 포문을 여는 인물이에요. 형욱의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나요?
학업과 친구 관계 등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가 깊숙이 내재되어 있다는 생각으로 형욱이라는 인물을 만들어갔어요. 우리가 열심히만 해서는 잘 풀리지 않을 때, 막 징크스를 만들거나 기댈 뭔가를 찾듯, 형욱이에게는 그 기리고 앱이 그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더라고요. 불안과 스트레스를 동력으로요.
<인간실격> <수리남> 등 선배들과 함께한 전작과 달리 또래들이 많은 현장이었죠. 에너지가 달랐나요?
확실히 달랐어요. 선배님들과의 현장에서는 배울 게 많고 감히 따라 할 수조차 없는 경지를 보며 감탄하기 바빴는데, 또래들과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서로의 가치관까지 깊게 나누게 되더라고요. 그런 대화를 통해 캐릭터에 녹여내기도 했고요.
인간 이효제의 모습은 형욱에게 어떻게 담겼나요?
대본상 톡톡 튀는 밝은 면을 보고 ‘발랄해야 한다’는 틀을 좀 깨려고 했어요. 제가 지니고 있는 엉뚱한 매력이 형욱에게 발현된다면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작품 속 분장과 배경에 놀랐어요. 촬영하며 실제로 무섭지는 않았어요?
사실 이건 제가 본 게 확실하지 않아 그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촬영 현장에서 ‘무언가’를 본 적이 있어요. 폐교에서 촬영하는 날이었는데, 늦은 새벽이라 저희 외에는 주변에 아무도 없었어요. 촬영 준비를 하고 저는 본관 앞 조회대에 기대 있었는데, 대각선으로 보이는 신관에서 불이 타닥 켜지고 커튼이 싹 닫히는 거예요. 세팅 중이던 조명이 잘못 돌아가서 그렇게 보인 건지 알 수 없지만, 사람이 절대 있을 수 없는 장소거든요. 전기가 끊긴 폐교라 불이 들어올 수도 없고, 신관은 들어갈 수도 없었고요. 커튼이 탁탁 닫히는 느낌이라 정말 깜짝 놀랐어요.
흔히 말하는 ‘대박 조짐’ 아닌가요? 주변에 이야기했나요?
너무 놀라서 얼어버리기도 했고, 얘기하기 모호한 상황이라 잘못 봤겠지 하면서 넘어갔어요. 그런데 지금 문득 생각나네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어요.
감독님께서는 형욱 역의 캐스팅이 가장 어려웠다고 하던데요. 오디션 현장이 기억나나요?
미팅 겸 오디션으로 처음 감독님과 제작사 대표님들을 만났어요. 작품이라는 게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지만 그 당시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지며 자존감이 좀 낮아진 상태였는데 최대한 처진 모습 없이 당당하려 노력했어요. ‘기세로 밀고 가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도 그렇고, <기리고>를 만나고 나서부터는 모든 게 계속 행복한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통해 어떤 점이 성장했나요?
앞으로 더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긴가민가할 때는 안 되던 것들도, 자신감을 가지면 된다는 걸 알게 됐고요.
오디션도 그렇게 봤다면서요. 기세!
맞아요. 운칠기삼이라고.(웃음) 그래도 운이 좀 더 컸지 않았을까요?
배우로서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가고 싶어요?
연기를 하는 순간 자체가 너무 재밌어서 계속하고 싶어요. 그 기회가 끊임없이 오길 바라고요. 아직은 어떤 캐릭터든 도전보다 ‘사활을 건다’는 표현이 더 맞을 정도로 어렵지만, 그런 경험을 계속해가는 게 제 꿈입니다.
이효제라는 배우 앞에 어떤 수식이 붙길 바라나요?
‘미친 연기’? 아이, 농담이고요. 하하하하하.
본인이 말하고 왜 그렇게 웃어요.
사실 100% 진심이었습니다.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드리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현우석
<기리고>의 오디션 현장이 기억나요?
어마어마했던 걸로 기억해요. 스태프 분들이 정말 많았고, 엄청 떨렸어요. 원래도 오디션에서 긴장을 하는 편인데, 손이 땀으로 흠뻑 젖었죠.
<보건교사 안은영>에서 300 대 1의 경쟁률도 뚫어봤잖아요.
그때나 지금이나 운명이라는 게 있나 봐요. 대본을 본 순간 ‘강하준은 내 거다!’라는 생각으로 너무너무 하고 싶어서 정말 간절했거든요.
비로소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들은 날은 어땠나요?
생생합니다. 설을 앞두고 소속사 대표님과 밥을 먹기로 한 날이었어요. 식당에서 대표님이 설 선물이라며 종이 가방을 주셨는데, 웬 종이 뭉텅이가 들어있는 거예요. ‘다른 대본인가?’ 하고 열어 봤는데, 앞면에 ‘<기리고> 강하준’이라고 쓰여 있는 걸 보고 아무 말도 못했어요. 대표님이 복권에 당첨된 표정 같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오디션을 보고 연락을 받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터라 기대도 안 하고 있었는데, 평생 잊을 수 없는 선물을 받았어요.
‘하준’에게 욕심을 낸 이유는 뭐였나요?
하준이는 감정을 보여줄 때는 확실히 보여주고, 어떤 사건 앞에서는 한없이 차분해요. 냉정과 열정의 끝을 다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이라 글로만 봐도 너무 멋있더라고요. 게다가 넷플릭스의 작품이고, 극을 이끄는 주축 중 한 명이었으니까요.
그런 하준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냉철하고 똑똑하다’. 이 표현이 하준이에 대한 설명이었는데, 그럼에도 아직 10대 청소년이라는 점에 집중했어요. 감정의 낙차가 큰 10대인데, 아무리 이성적이고 냉철하다고 한들 슬플 때 안 울까? 당황했을 때 당황한 표정을 안 지을까?를 생각하며 하준이의 모습을 촘촘하게 상상해봤어요. 응축된 감정 안에서 표현해야 해서 어렵기도 했는데, 감독님이 방향을 잘 잡아주셨어요. 방울(노재원 분) 형도 그 감정을 쌓는데 도와주셨고요. 제게 재원이 형은 엄청난 빛이자 귀인이에요. 촬영이 끝나고 1시간씩 통화하면서 만들어가곤 했어요.
‘매형’과 ‘처남’ 케미가 그렇게 완성되었군요?
재원이 형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감독님께서는 나아가야 할 방향과 울타리를 확고하게 설정해주셨고요. 이런 방식의 작업은 처음이었는데, 복 받았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이렇게까지 크게 배울 수 있나?’라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대화하면서 뭔가를 만들어낸다는 게 참, 너무 멋있었어요.
현장에서의 피드백 중 기억에 남는 말이 있어요?
캐릭터적으로나 연기적으로나 고민이 많을 때, 감독님이 야식 시간이나 저녁 식사할 때 그 얘기를 해주셨어요. “나는 너라는 배우를 의심하지 않아. 그러니까 그냥 너 하고 싶은 거 해.” 그 말이 너무나 감사한 거예요. 감독님이 되게 확실하신 분이거든요. 진짜 아닌 건 아니라고 솔직하게 말해주시고 진짜 좋은 건 좋다고 해주세요. 디렉팅할 때는 눈빛이 빛나시고요. 진심을 많이 느껴서 감독님한테 칭찬받으면 그대로 믿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기리고>를 만나기 전과 후, 배우 현우석은 어떻게 변화했나요?
더 잘 울 수 있게 됐어요. 제 감정에 좀 더 솔직해질 수 있게 됐고요. 무엇보다 현장에서 밥을 잘 먹을 수 있게 됐죠. 긴장하면 밥이 잘 안 들어가고 속이 부대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거든요. 연기라는 건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이 작품이 공개되고 어떤 피드백을 받고 싶어요?
촬영하는 내내 벼랑 끝에서 연기한다는 기분이었어요. 정말 간절했고, 저도 모르게 제가 할 수 있는 능력치의 120%를 끌어다 썼어요. 그래서 촬영한 걸 봤을 때 처음으로 후회가 없다는 걸 느꼈고요. 모든 분이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진심이 가 닿으면 좋겠어요.
<기리고>를 통해 욕심나는 성과가 있나요?
우리 <기리고> 팀이 정말 빛나면 좋겠어요. 이걸로 인해서 뭔가를 더 얻게 될 것도 생각하지 않았고 대본을 볼 때부터 ‘이 작품이 잘되면 좋겠다’라는 생각밖에 안 한 것 같아요. 오디션 때도 그랬고요. 이상하리만큼 이 작품이 좋았어요.
<기리고> 이후 현우석의 다음은 어디로 향할 예정인가요?
아직 확정된 작품은 없지만 조급하지는 않으려고 해요. 1~2년 하고 말 일도 아니고, 배우의 길을 길게 보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더디고 천천히 갈 수는 있어도 꾸준히 한 계단씩 열심히 밟고 싶거든요. 제 진심이 항상 작품에서 보이면 좋겠어요.
- 포토그래퍼
- 김선혜
- 스타일리스트
- 안리엔(강미나, 이효제, 현우석), 허예지(전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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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성(이효제, 현우석), 이나겸(강미나, 전소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