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울어?” 대화를 나누다 종종 듣는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의 아래 속눈썹은 평범하지 않다. 안구 쪽으로 말려 자라 눈을 찌르기 때문이다. 뽑지 않는 한 이물감은 늘 함께하며, 각막이 자극을 받다 보니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눈물이 쉽게 맺힌다.
왜 찌르는 걸까?

속눈썹 찔림은 동양인에게 흔하게 발생한다. 비앤빛안과 박유경 원장은 “동양인은 눈꺼풀 피부가 두껍고 지방층이 많아 선천적인 덧눈꺼풀이 생기기 쉬워요. 이 덧눈꺼풀은 특히 아래 속눈썹을 안구 쪽으로 밀어 넣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압구정성모안과 김성은 원장은 후천적 원인으로 ‘안검내반’을 언급한다. “노화로 눈꺼풀을 지탱하는 근막이 느슨해지면서 눈꺼풀이 안쪽으로 말리고, 그 결과 속눈썹이 각막을 찌르게 됩니다.” 이외에도 속눈썹이 나는 자리보다 더 안쪽에 위치한 눈꺼풀 기름샘에서 자라는 비정상적인 속눈썹 형태인 ‘두줄 속눈썹’이나, 여러 방향으로 자라는 ‘속눈썹증’도 원인이 된다.
방치하지 마세요

눈은 매우 예민한 기관이다. 각막이나 결막이 반복적으로 자극받으면 눈물막이 불안정해지면서, 안구건조증, 충혈, 통증, 눈부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장기적으로는 각막염이나 궤양, 심하면 시력 저하까지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대응이 중요하다.
혼자 뽑는 건 금물

나는 어릴 적부터 안과의 단골이었다. 친구들은 시력 검사만 받고 나올 때, 항상 아래 속눈썹까지 뽑고 나왔다. 짜릿한 아픔에 눈물도 찔끔 흘렸다. 그러다 집에서 혼자 속눈썹을 뽑기 시작했는데, 이건 대단히 위험한 행동이었다. 소독되지 않은 핀셋은 감염을 유발할 수 있고, 속눈썹이 뿌리까지 뽑히지 않으면 끊어진 부분이 날카롭게 다시 자라 더 깊숙이 눈에 상처를 내기 쉽기 때문.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이유다.
속눈썹 펌으로 꺾어볼까?

결론부터 말하면 속눈썹 펌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나 또한 속눈썹 펌으로 언더래쉬의 자라는 방향을 바꾸려 했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일주일이 지나자 속눈썹들이 서로 엉키고 꼬여서 눈을 더 세게 찔렀다. 박유경 원장은 열이나 화학약품 사용으로 속눈썹이 더 불규칙하게 자라날 수도 있어, 속눈썹 펌을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추천하지 않는다고 전한다.
가장 확실한 해결책, 수술

안검내반 수술은 속눈썹이 자라는 방향 자체를 교정해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 눈물, 눈곱, 충혈 등 고질적인 증상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몇 가지 주의 사항이 있다. 먼저 수술받기 1달~2달 전에는 속눈썹 펌을 하거나 속눈썹을 뽑지 말 것. 김성은 원장은 속눈썹이 온전히 다 자란 상태에서 수술 범위를 정해야 과 교정과 부족 교정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수술 전 눈 건강 상태 체크도 필수다. 평소 안구건조증이나 각막 손상이 있다면 안과 치료가 선행되어야 한다. 수술 후에는 눈꺼풀이 겉으로 말리며 일시적인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으니 참고할 것. 무엇보다 수술 후 2주간은 청결 관리가 중요하다. 눈을 비비거나 사우나를 가는 등 안구에 자극을 주는 행동은 피하자. 개인의 상태에 따라 재발할 수도 있어, 6개월~1년간은 정기검진을 받는 게 좋다.
속눈썹 찔림증은 작은 불편함처럼 보일 수 있지만, 방치할 경우 삶의 질까지 위협할 수 있는 문제다. ‘그냥 참자’는 이제 그만! 지금은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할 때다.
- 사진 출처
- unsplash, pexels
- 도움말
- 김성은(압구정성모안과 원장) 박유경(비앤빛안과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