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해 지켜야 할 첫 번째 철칙, ‘오래 쓰기’로 향하는 패션 브랜드의 행보. 

 

REPEAT BY GANNI

가니는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고 순환 패션을 장려하는 렌탈 플랫폼 ‘가니 리피트(Ganni Repeat)’를 2019년 론칭했다. 리피트의 목표는 단 하나. 환경을 오염시키는 패션 산업의 악순환을 끊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다양한 가니 제품을 대여하는 서비스를 시작으로 현재 리세일과 리사이클링, 수선 서비스로까지 점차 영역을 확장했다. 지역 테일러와 수선사 정보를 연결하는 맞춤 수선 애플리케이션 소조(Sojo)와 파트너십을 맺고, 영국 내 수선 서비스를 운영한다. 사용 방법도 간단하다. 리피트 웹사이트에서 필요한 수선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고, 탄소 중립 라이더에게 제품을 전달하면 된다. 이후 지역 테일러가 수선을 완료하면, 다시 3~5일 뒤 간편하게 받아볼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완벽한 옷을 만들어 오래 입기를 바라는 가니의 바람이 느껴진다.

 

REFASHION BY SOLVE STUDIO

매년 생산되는 약 5300만 톤의 섬유 중 87%가 그대로 폐기된다는 사실을 아는가? 이렇게 버려지는 막대한 양의 직물을 재활용하기 위한 아이디어에서 스웨덴 기반 솔브 스튜디오의 리패션(Refashion) 컬렉션이 탄생했다. 스위스의 장크트갈렌대 컴퓨터과학부 팀과의 협업으로 개발한 제로웨이스트 디자인 시스템의 일환이다. 이 컬렉션은 단 3장의 블록 원단을 조립, 분해, 재설계하는 방식으로 10가지 스타일을 만든다. 점프슈트, 리버서블 재킷, 트렌치코트 등 스타일도 무궁무진하다. 사용하는 원단도 텐셀, 리오셀, GOTS 인증을 받은 유기농 면 등 환경해 무해한 소재로 지속가능성을 더했다. 폐기물을 만들지 않기 위한 솔브 스튜디오의 색다른 노력이 리패션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WORN WEAR BY PATAGONIA

‘다시 쓰고, 고쳐 입고, 재활용하자’는 메시지를 던지는 명실상부 친환경 브랜드 파타고니아. 브랜드의 철칙을 오롯이 담아 국내에서는 2015년부터 원웨어(Worn Wear)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서울가로수길직영점, 대구칠곡직영점 두 매장에서 상시 운영 중인 서비스는 경력이 50년이 넘은 원웨어 마스터가 낡은 의류를 무상으로 수선해준다. 파타고니아 제품이 아니어도 괜찮다. 브랜드를 막론하고 어떤 제품이든 의뢰할 수 있다. 2019년부터는 더 많은 고객과 만나기 위해 원웨어 트럭을 운영하는데, 전국 각지 매장과 아웃도어 행사장에서도 서비스받을 수 있도록 트럭에 특수 수선 장비도 탑재했다. 파타고니아 공식 웹사이트에 원웨어 트럭 투어 일정이 업데이트되니 틈틈이 확인해보기를.

 

BOX ATELIER & MOL BY RE;CODE

컨셔스 패션을 추구하는 래코드는 작년 3월 스타필드 코엑스점에 리폼 스튜디오인 박스아뜰리에를 오픈했다. 바지를 변형한 앞치마, 스웨트 셔츠를 활용한 베스트 등 래코드가 제안하는 다양한 리폼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이 서비스의 연장선으로 지난 5월 오픈한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리디자인 서비스 몰(MOL)을 새롭게 선보였다. ‘Memory Of Love’의 약자로, 추억이 깃든 옷을 가져오면 디자이너와의 상담을 통해 새 디자인으로 업사이클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원하는 디자인은 물론 소재, 사이즈까지 선택할 수 있다. 수선 과정을 담은 레터를 함께 증정하는데, 옷과의 추억을 고스란히 기념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입지 않는 옷이 있다면 래코드의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몰 서비스를 즐겨보자. 옷 위에 새로운 추억이 덧입혀질 테니.

 

RE.UNIQLO STUDIO BY UNIQLO

매장 내 바지 수선 서비스를 제공해온 유니클로는 수선을 넘어 리메이크, 재사용, 리사이클링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이니셔티브인 리유니클로 스튜디오(Re-Uniqlo Studio)를 발표했다. 옷을 판매하는 것뿐 아니라 제품이 수명을 다할 때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수년간의 경험으로 수선을 위한 장비, 전문 인력 등 인프라를 탄탄히 갖춘 덕분에 수월하게 확장할 수 있었다고. ‘숍 인 숍’ 형태로 일부 매장에서만 시행하던 리유니클로 스튜디오는 올 3월부터 미국 뉴욕 5번가, 베벌리힐스 매장 등으로 확대해 현재 전 세계 9개국, 17개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모든 제품의 수선 가격은 5달러(약 6천원대)로, 고객의 니즈에 따라 커스터마이징을 추가할 수 있다. 더는 입지 않는 옷이 많다면 버리지 말고 리유니클로 스튜디오에 기부해보길. 유엔난민기구(UNHCR), NGO 단체, 비영리 기구 등과 협력해 내가 보낸 옷을 전 세계 난민에게 기부하고, 유니클로 다운 재킷 제작에 필요한 충전재로 재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