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소희가 좋아하는 것은 금세 알 수 있다. 그 모든 걸 지금 하고 있으니까. 

네이비 벨벳 드레스는 푸시버튼(Push Button). 핑크 사이하이 부츠는 구찌(Gucci). 반지와 목걸이는 타사키(Tasaki).

블루 레더 재킷은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블랙 쇼츠는 YCH. 웨스턴 부츠는 가니 바이 비이커(Ganni by Beaker). 귀고리는 페페쥬(Pepezoo). 모자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데님 재킷은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귀고리는 쇼주얼리 바이 엑시츠(Scho Jewelry by Xyts). 목걸이는 포트레이트 리포트(Portrait Report).

보디슈트는 뷔미에뜨 바이 분더샵(Bmuet(te) by Boontheshop). 시스루 드레스는 엔폴드 바이 엑시츠(Enford by Xyts). 레더 팬츠는 준지(Juun.J). 샌들은 구찌. 블랙 볼캡은 돌체앤가바나(Dolce & Gabbana). 팔찌는 프리카 바이 엑시츠(Frica by Xyts).

모두에게 새해 첫 스케줄이죠? 새해, 처음 그런 것에 의미를 두나요?
저도 첫 촬영이고 첫 스케줄이라 되게 기분 좋게 왔어요. 기대돼요. 기분 좋게 촬영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잘 부탁드려요.

<미씽: 그들이 있었다> 시즌2가 시청자와 만나고 있죠. 시즌1 때도 느꼈지만, 실종자의 영혼이 한 마을에 모여 서로 온기를 나누며 발견될 때를 기다린다는 이야기가 위로가 되더군요.
맞아요. 대본 읽을 때도 그랬지만, 촬영하면서 그 점을 더 많이 느꼈어요. 다행히 시청하는 분들도 그렇게 느끼고 좋게 봐주셔서 시즌2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시즌2의 오프닝이 좋더라고요. 추억의 홈비디오처럼 누군가의 추억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이.
오프닝 시퀀스도 좋고 음악도 좋아요. 허준호 선배님, 고수 오빠 모두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드라마지만 시즌2 너무 좋다면서 봤어요. 에피소드형 드라마라서 하나하나의 사연을 음악이 살리는 부분이 크거든요. 첫 회에서 양은희 씨 보낼 때 부활 선배님의 ‘네버엔딩 스토리’를 배경음악으로 깔아주신 게 정말 좋았다고 저희끼리 얘기했어요. 망자분들이 가실 때마다, 사건이 해결될 때마다 그 회당 인물이나 에피소드에 도움이 되는 음악을 계속 쓰는 거 같아요.

시즌2를 시작하는 마음은 어땠어요?
계속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잖아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12부작이라 너무 아쉬웠거든요. 작가님도 감독님도 모두요. ‘시즌2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럼 우리가 못다 한 얘기를 풀 수 있을 텐데’ 하고 바라고만 있었죠. 시즌1 마칠 때도 저희끼리 또 하고 싶다, 시즌2를 한다면 무조건 스케줄 빼는 거라고 얘기할 정도로 뭉치고 싶었는데 결정되어 정말 좋았어요. 작가님, 감독님, 연출부 다 그대로였거든요. 시즌1의 환경이 좋았기 때문에 또 같이 하고 싶었어요. 작품을 한다는 소식도 좋았지만, 이 사람들과 다시 만난다는 게 너무너무 기뻤어요.

배우한테 환경이 좋다는 건 어떤 거예요?
마음이 잘 맞는다. 일단 작가님 두 분이 모든 배우와 캐릭터를 진심으로 애정하시는 걸 만날 때마다 느끼거든요. 현장을 이끌어가는 감독님은 배우들과 얘기하는 걸 좋아하세요. 그래서 아기자기하고 따듯한 현장이었어요. 시즌1은 장르물 느낌이 강했는데도 현장은 조용조용하고 편안했어요. 그런 분위기에서 연기하는 게 좋죠. 이런 현장이라면 또 만나고 싶었는데, 정말 또 만날 수 있었어요.

시청자 입장에서는 시즌2의 어떤 캐릭터가 제일 궁금해요?
저는 오일용요. 미스터리한 인물이고, 시즌2의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라서…. ‘그 인물이 대체 어떻게 하려고 나타난 건가’ 하는 생각을 계속했어요.

시즌2의 종아는 무엇을 고민했어요? 종아는 시즌1을 지켜보고 시즌2를 만나는 시청자랑 닮았죠. 모든 걸 다 알고 있으니까요.
본격적으로 준비할 때는 고민이 됐어요. 잡아둔 캐릭터가 많이 무너져도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똑같아도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작가님도 종아가 시즌1보다 사람들을 좀 더 리더십 있게 아우르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만들어주셨고요. 이번에는 제가 이 모든 이야기를 파악했잖아요? ‘내가 이 팀에서 실질적인 리더다’ ‘내가 없으면 안 되지’ 하는 마음을 갖고 했어요.

만약 시즌3를 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12월 30일 마지막 촬영을 하고 나서 종방연을 했는데, 허준호 선배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이거는 시즌10까지 할 거야. 소희 나이 드는 것도 좀 보고, 나도 할아버지 돼서 하고. 그러니까 너희 다 체력 관리 잘해놔.”

하하, 송년회답네요.
맞아요. 뭔가 한 해 마무리를 딱 한 느낌이었어요.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마지막, 끝! 안녕! 이런 느낌보다 또 만날 거니까 하는 느낌이 모두에게 있던 종방연이었어요.

그날 소희 씨를 행복하게 한 말도 있었나요?
두 번 있었어요. 작가님을 오랜만에 뵀는데, “우리가 생각한 대로 연기를 잘해줬다”고 하셨죠. 그리고 허준호 선배님이 ‘우리 또 만날 거니까’라고 하셨다고 했잖아요? 그러시면서 “시즌3 할 때는 내가 소희한테 얘기해준 거 그거 해와야지” 하셨는데, 그게 뭔지는 말해드릴 수 없어요.(웃음) 좋은 말씀을 정말 많이 해주시거든요.

하나는 칭찬, 하나는 뭔가 성장을 위한 말이군요?
맞아요. 좋은 말씀을 진짜 많이 해주시거든요. 숙제가 있는데 그거 제가 해서 선배님께 보여드려야 한다고 저도 말씀드렸어요. 그 대화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어떤 작품을 통해 배우라는 일을 더 사랑하게 됐어요?
처음에 원더걸스로 데뷔하고, 몇 달 사이에 <뜨거운 것이 좋아>를 찍었거든요. 연기가 재밌다, 나 이거 좋아하네 싶었던 건 그때였어요.

저는 <뜨거운 것이 좋아>를 극장에서 봤어요.
아, 진짜요? 극장에서 본 분도 있구나.

만들어놓으면 누군가 본다니까요. 이 인터뷰도 누군가 보듯이 말이죠.
맞아요. 언젠가는. 음악도 역으로 1위를 하듯이…! 작품도, 유튜브도, 사진 촬영도 다 남는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잘해야겠다고 생각해요.

 

톱은 디온 리 바이 무이 (Dion Lee by Mue). 블랙 레더 오버올은 이자벨마랑 에뚜왈(Isabel Marant Etoile). 웨스턴 부츠는 누메로벤투노 바이 한스타일(N21 by Hanstyle). 반지는 페르테(Xte).

블랙 슬리브리스 드레스는 리리(Lee Y Lee Y). 귀고리는 돌체앤가바나.

베이지 보디슈트는 자크뮈스 바이 10 꼬르소 꼬모(Jacquemus by 10 Corso Como). 블랙 데님 팬츠는 아티코 바이 무이(The Attico by Mue). 블랙 뮬은 보테가 베네타. 귀고리와 오른손에 낀 반지는 포트레이트 리포트. 왼손에 낀 반지는 빈티지 헐리우드(Vintage Hollywood).

그중에서도 안소희는 유독 데이터가 많은 사람이죠. 좋은가요? 싫은가요?
좋아요. 활동을 많이 하고, 오래할수록 쌓일수록 더 느끼죠. ‘그러니까 잘해야겠다, 잘해놔야겠다. 이런 게 자료 화면으로 쓰이네?’ 하죠.

그런 점에서는 안소희의 삶도 드라마 같네요. 소희 씨의 삶을 드라마로 만든다면 어떤 장르일까요?
어떤 장르일까…? 오, 제가 되게 뭘 많이 했네요. 가수도 했다가 배우도 했다가 유튜브도 했다가…. 근데 저는 좀 담백하면 좋겠어요. 제가 하는 일은 좀 화려하지만, 인간 안소희의 일상은 화려하지 않거든요. 그냥 소소한 휴먼 드라마면 좋겠어요. 일상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얘기. 지금의 저는 그렇거든요.

우연히 유튜브 댓글을 보니 “그대로 자라줘서 너무너무 고맙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안소희와 팬들이 많은 시간을 함께했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 오랫동안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어떤 의미예요?
정말 너무너무 큰 힘이 되죠. 이건 오랜 시간이 지나야 느낄 수 있어요. 이유 없이 좋아해주잖아요.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그들이 아직도 나를 바라보고 좋아해준다는 건 그저 감사하고 고마운 거 같아요. 그래서 공백기가 있어도 힘이 돼요.

유튜브를 하면서 또 뭘 느꼈어요?
저를 드러내는 건 도전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 용기를 좀 내보자. 유튜브를 하면서 뭔가 다양한 걸 시도해볼 수 있잖아요. 저한테는 그런 경험이 필요했거든요. 해보면서 느낀 건 ‘사람들이 이런 걸 좋아하네?’(웃음) ‘이런 걸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네?’를 느낄 때도 있고요. 저에 대해서 배우는 것도 아주 많아요. 유튜브를 안 했다면 절대 생각하지 못했을 거 같고, 생각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을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가장 값진 깨달음은 무엇인가요?
유튜브 전담팀이 있거든요. 이렇게 사람들과 한 팀으로 일한 경험이 처음인데 정말 많이 배웠어요. 같이 일하는 재미도 느끼고, 팀의 든든함도 느끼고요.

배우라는 직업이 사실 외롭잖아요. 팀이 필요하죠.
전향하고 제일 크게 느낀 건 그거였어요. 그런 걸 느낀 뒤에 멤버들한테 더 고맙고, 끝나고 나서도 더 잘 지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배우 하면서 외롭다고 느끼더라도, 어떡해요? 이건 저 혼자 해야 하는 건데요. 누가 대신해줄 수 없어요. 근데 유튜브는 그런 걸 채워주는 면이 확실히 있으니까 지칠 수가 없어요. 에너지를 많이 받아요.

유튜브를 보면 좋은 걸 좋아하고, 예쁜 걸 예쁘다고 말하는 안소희를 볼 수 있고,  그게 새삼 좋아 보여요.
감사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노력한 부분이기도 하거든요. 그걸 봐주셨다고 하니까….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인지 환경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저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 당시의 저도 저였지만 원래는 좀 더 활발했어요. 사람들이 보기에는 표현도 잘 안 하고, 말도 잘 안 하고, 표정 변화도 거의 없는 것도 그 당시의 나겠지만, 제 모습을 다시 찾고 싶었어요. 그래서 노력한 부분도 있어요. 저 보기보다 과묵하지 않아요. 편한 사람이나 이야기해야 할 때는 막 해요.(웃음)

유튜브 보면 진짜 옆집 사는 친구 같은데 말이죠.
유튜브는 원래 제 일상이기도 하고, 제가 다시 만든 일상이기도 해요. 화려하게만 살면 저도 지치겠죠. 전 이 일을 오래 하고 싶거든요. 지금 제 일상이 좋아요.

세상 사람은 다 안소희를 알지만, 사실 안소희를 잘 모르는 거 같아요.
원더걸스의 소희. 조용했던 얌전했던 소희. 대부분 이렇게만 아시는 거 같아서, ‘제게는 이런 면도 있어요’ 하고 알려드리고 싶어요.

세상 사람이 잘 모르는 안소희의 비밀을 하나 알려준다면요?
제 비밀요? 뭐가 있을까요? 나는 집순이가 아니다. 밖순이다. 대부분 밖에 있다?(웃음) 오히려 집 안에만 있으면 처지는 스타일. 대화를 하고 사람을 만나는 게 아니더라도 일단 좀 나가야 해요.

올해는 어떤 해가 될 것 같아요? 목표도 세웠나요?
저도 궁금해요. 일단 큰 목표보다는 한 해를 맞을 때 다짐을 해요. 항상 ‘작년보다’거든요. 작년보다 더 많이 웃고, 더 표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많이 웃고 울고, 짜증도 내고, 소리도 지르고요. 여러 감정을 작년보다 더 많이 느끼고 표현하는 해가 되면 좋겠어요. 다채롭게 살고 싶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