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진한 한 모금을 위해 아침부터 줄이 이어진다. 새롭게 문을 연 에스프레소 바 4곳에 물은 그들만의 에스프레소.

 

명동 성당이 보이는 테라스.

몰또 에스프레소.

내부 바 공간.

몰또 이탈리안 에스프레소 바

탁 트인 테라스 자리에서 명동성당이 곧바로 보이는 근사한 뷰를 자랑하는 에스프레소 바다. 에스프레소뿐 아니라 아메리카노와 라테도 판매하며, 브루스게타, 카논치니 등 간단하게 곁들일 만한 사이드 메뉴가 다양하다. 날씨가 좋다면 명당 자리에서 잔을 들고 찍는 인증샷을 놓치지 않길.
주소 서울 중구 명동길 73 3층 문의 02-778-7779

| 대표 최정민 |

어떤 원두를 사용하는가?
브라질과 온두라스, 에티오피아의 원두를 섞어 블렌딩했다. 에스프레소에 적합한 동시에 아메리카노로도 부족함 없이 즐길 수 있는 밸런스를 찾고자 했다. 밀라노에서 마셨던 커피의 뉘앙스를 재현했는데, 산미를 최대한 덜어내 다크하고 무게감 있는 맛이다. 명동의 클래식한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

에스프레소를 만들 때 가장 공들이는 점은?
누가 내려도 평균 이상의 맛이 일관성 있게 유지되길 바랐다.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서는 작은 변수에도 커피의 맛이 크게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섬세한 커피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커피가 너무 예민한 음료처럼 여겨지지 않았으면 한다. 그렇기에 원두 고유의 맛과 향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재현가능성 높은 추출법을 중요시한다.

이곳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에스프레소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탈리아 현지의 에스프레소 바와 같이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하되 간단한 식사와 디저트를 제공한다. 커피에 베이커리가 자연스럽듯, 에스프레소 또한 특정 마니아만을 위한 메뉴가 아니라는 점을 전하고 싶었다. 부르스게타나 수프와 함께, 디저트 후 입가심으로 에스프레소를 마시다 보면 일상 속 에스프레소의 매력에 눈뜨게 될 것이다. 물론 해외의 유명 카페 못지않은 테라스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에스프레소 바를 열게 된 이유는?
송도에서도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전부터 에스프레소 바에 대한 니즈가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직접 식자재를 수입하며 에스프레소 문화를 보급하는 바를 상상해왔는데 이를 실현할 만한 적당한 공간을 발견한 것이다. 이곳의 여유로운 정취도 좋았고, 마침 에스프레소 바가 유행을 탔기에 모든 면에서 적기였다.

에스프레소를 더 맛있게 즐기는 법은?
맛의 진입장벽이 낮은 에스프레소를 찾는 것도 좋지만, 사이드 메뉴와 함께 먹으며 에스프레소 문화에 차차 익숙해지는 것을 추천한다. 크루아상과 카푸치노를 같이 먹어왔다면 카푸치노 대신 카페 마로키노를 시도해보는 것이다. 미니 카푸치노인 셈인데, 에스프레소에 밀크폼과 코코아파우더를 더해 에스프레소보다는 부드럽고, 카푸치노보다는 덜 배부르다.

 

 

내부 바 공간과 좌석.

아이스크림과 올리브 오일이 들어간 카페 리에토.

드로우 에스프레소 바

지난 9월 오픈한 에스프레소 바로 충정로 역 근처 골목에 소란스럽지 않게 자리 잡았다. 커피를 매개로 모인 사람들이 행복을 끌어당기길 바라는 뜻에서 드로우라는 이름을 붙였다. 내부에 약간의 좌석이 마련되어 있어 여유롭게 머무를 수 있고, 아메리카노와 수프, 티라미수도 판매한다.
주소 서울 중구 청파로 453 문의 02-6404-8950

| 오너 바리스타 차재웅 |

어떤 원두를 사용하는가?
블렌딩 원두와 싱글 오리진, 디카페인이 가능한데 기본적으로는 인도네시아산을 베이스로 콜롬비아, 에티오피아산과 블렌딩한 원두를 사용한다. 시그니처 메뉴인 카페 리에토, 카페 샤케라토에는 싱글 오리진을 사용해 다양성을 주고 있다. 블렌딩 원두는 약간의 산미와 초콜릿이 느껴지는 보디감이 특징이다. 단맛이 균형을 받쳐줘 매일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에스프레소를 만들 때 가장 공들이는 점은?
로스팅이다. 매장에서 직접 하고 있진 않지만 오랫동안 일을 해온 파트너와 전체적인 밸런스와 단맛에 초점을 둔 로스팅 커뮤니케이션을 세세하게 나누고 있다. 우유와 크림이 들어간 메뉴가 많은데 이 또한 기본적으로 에스프레소의 농도가 맞춰져야 맛의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이기에 기본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곳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공간의 슬로건이 ‘Daily routine for all workers’다. 그만큼 매일 부담 없이, 질리지 않고 마실 수 있는 에스프레소를 내리고자 한다. 또한 시그니처 메뉴인 ‘카페 리에토’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 에티오피아 내추럴 커피에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올리브 오일을 더했다. 딸기와 멜론 향을 띤 산미가 조화롭게 올라오는데 행복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리에토’를 이름으로 붙인 만큼 자신 있는 메뉴다.

에스프레소 바를 열게 된 이유는?
한국은 카페는 많지만 정작 바리스타로서 설 수 있는 공간, 커피로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은 한정적이다. 소비자로서는 최저임금에 비해 커피값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리사르, 바마셀 등 에스프레소바 1세대가 출현했고 가격대가 저렴하면서도 훌륭한 에스프레소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덕분에 에스프레소는 쓰고 양이 적은 커피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더 대중적인 흐름을 탔고, 새로운 에스프레소 바를 오픈하는 것에도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에스프레소를 더 맛있게 즐기는 법은?
이미 커피에 익숙하고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에스프레소의 맛을 잘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에스프레소가 처음이라면 설탕을 가득 넣어 마셔보길 바란다. 대부분의 바에서 비정제 설탕을 사용하는데 일반 설탕과는 달리 많이 넣어도 과하게 달지 않다. 처음부터 에스프레소를 고집하는 대신 자신에게 익숙한 맛을 가진 베리에이션을 맛보다가 점차 크림이나 우유의 양을 줄여가며 에스프레소로 넘어가는 것도 좋다.

 

 

깔끔한 외관.

에스프레소 콘 파냐.

쏘리에스프레소 바

의자가 없어서, 아메리카노가 없어서, 너무 맛있어서 ‘쏘리’하다는 포르투갈식 에스프레소 바다. 매일 직접 구운 에그타르트는 에스프레소와의 궁합이 좋아 일찍 품절되는 날이 많다. 몽글거리는 에그타르트와 산뜻한 에스프레소, 상쾌한 탄산수로 구성된 세트메뉴는 아침을 열기에 제격이다.
주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2길 12 문의 @sorry_espressobar

| 대표 이사라 & 바리스타 이광국 |

어떤 원두를 사용하는가?
포르투갈의 국민커피인 델타 커피의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 약간의 산미와 부드러우며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이는 포르투갈 에스프레소가 산미가 적고 무게감 있는 이탈리아, 프랑스 에스프레소와 차별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에스프레소를 만들 때 가장 공들이는 점은 무엇인가?
하나의 공정을 고르기 어렵지만 원두의 굵기 조절과 추출 온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잔을 데우는 것 또한 중요하게 생각한다. 에스프레소는 양이 적지만 그만큼 작은 변수에도 변화가 느껴지기에 마지막까지 균형 있는 맛을 위해 신경 쓰고 있다.

이곳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우선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포르투갈 에스프레소를 판다는 점이다. 나아가 포르투갈 현지 문화 그대로 에스프레소와 정통 에그타르트를 매칭해 즐길 수 있다. 한국에서는 에스프레소가 쓰고 강렬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곳의 에스프레소는 보다 부드러운 맛이기에 진입장벽이 낮고 여러 잔을 마셔도 부담스럽지 않다.

에스프레소 바를 열게 된 이유는?
에그타르트 관련으로 떠난 포르투갈 출장에서 델타 커피로 내린 에스프레소를 처음 맛봤다. 쓴맛이 강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몇 잔이고 마시고 싶을 정도로 훌륭했다. 본래 목표였던 에그타르트와도 근사하게 어울렸기에 아메리카노 문화가 강한 한국에서도 분명 통할 맛이라 확신했다.

에스프레소를 더 맛있게 즐기는 법은?
처음 에스프레소만을 마시기 부담스럽다면 간단한 디저트를 곁들여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드러운 단맛의 에그타르트를 한입 먹고 에스프레소를 한 모금 마시면 쓴맛이 아닌, 커피의 향긋함을 발견할 수 있다. 기호에 따라 타르트에 시나몬 가루, 슈가파우더를 뿌리면 다른 향미가 탄생한다. 에스프레소를 마신 후의 텁텁함이 거슬린다면 시원한 탄산수로 마무리하는 것도 좋다.

 

 

유쾌한 포스터가 돋보이는 내부 공간.

마스카포네 치즈가 들어간 에스프레소 티라미수.

판매 중인 굿즈와 커피 용품.

프롤라

15년 이상 경력의 이탤리언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에스프레소와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비스코티에 수제 과일잼을 올린 이탈리아 디저트 크로스타타와 파니니 등 커피에 어울리는 이탈리아 음식도 가득하다. 색색의 포스터와 소품으로 채워진 내부는 어느 예술가의 집처럼 비밀스러우면서도 아늑하다.
주소 서울 성동구 연무장 17길 5 문의 @frolla_seongsu

| 대표 배주희 & 바리스타 파우스토 지지올리(Fausto Zizioli) |

어떤 원두를 사용하는가?
세 지역에서 생산되는 100%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한다. 고소함으로 꽉 찬 향미와 좋은 균형감이 특징으로 산미는 상대적으로 적다. 이탈리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고소한 견과류의 향이 입안 가득 채워지는 에스프레소다.

에스프레소를 만들 때 가장 공들이는 점은?
최상의 에스프레소를 내리기 위해서는 최대한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단 한 잔을 내리더라도 좋은 생두로 바르게 로스팅한 원두, 좋은 정수 시설과 알맞은 추출 온도, 추출 시간 등이 모두 갖추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추출은 그날의 날씨와 온도 등 환경에 영향을 받는 예민한 과정인 만큼 더 공을 들이고 있다.

이곳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이탈리아와 호주, 한국을 거치며 15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숙련된 바리스타의 철학이 녹은 에스프레소 자체가 우리의 차별점이다. 다채로운 경험과 통찰을 통해 나온 결과물이기에 맛에 있어서도, 그 변화에 있어서도 편향된 시각에 갇히지 않은 한 잔을 선보인다. 여전히 매일 더 나은 커피를 위해 고민한다.

에스프레소 바를 열게 된 이유는?
호주 시드니에서 13년 동안 에스프레소 카페를 운영해오며 한국에서의 공간을 꿈꿨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픈 시기가 늦춰졌지만 그동안 한국의 카페 시장을 공부할 수 있었고, 고민 끝에 우리가 좋아하는 커피와 이탤리언 음식을 기반으로 한 카페를 구상했다. 여행을 사랑하고 새로운 경험을 주저하지 않는 한국인의 성향과 한국의 빠른 커피 문화 발전을 반영해 에스프레소 메뉴를 강화하게 됐다.

에스프레소를 더 맛있게 즐기는 법은?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줄이고 커피 향을 극대화하는 비법이 있다. 바로 잘 저은 설탕 한 스푼이다. 제대로 추출한 에스프레소에 설탕 한 스푼을 넣는다면 에스프레소를 처음 마시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잔을 비울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도 거의 80%의 사람들이 설탕을 넣어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