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배우로 오랜 시간 내공을 쌓아온 노정의와 사랑스러운 조카 지아가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지아가 입은 줄무늬 티셔츠는 더 뉴 소사이어티 바이 아 드망 베베(The New Society by A Demain Bebe). 러플 장식 점프슈트는 마이 리틀 코즈모 바이 매직에디션(My Little Cozmo by Magic Edition). 격자무늬 헤어 스크런치는 페얼스샵(The Pairs Shop). 스니커즈는 탐스(Toms). 정의가 입은 후드 셔츠는 리바이스(Levi’s). 하얀색 원피스는 OEF, 핑크 컬러 헤어 스크런치는 엘리자베스 모먼트(Elizabeth Moments). 스니커즈는 컨버스(Converse).

무당벌레 무늬 니트 베스트는 코치(Coach). 타이다이 패턴 티셔츠는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피치톤의 줄무늬 팬츠는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을 재미있게 봤어요. 그땐 노정의 배우가 랜선 조카 입장이었는데, 어느덧 이렇게 커서 진짜 조카바보가 되었네요. 드라마 <신의 퀴즈>가 첫 데뷔작이었죠. 
사실 너무 어릴 때라 기억이 가물가물 해요.(웃음) 아마도 누군가의 아역이었을 거예요. 촬영 장소랑 그때의 분위기만 어렴풋이 기억나요.

그 정도로 어렸군요. 아역이 연기를 하는 걸 보면 참 신기해요. 저렇게 어린데 어떻게 대사를 다 외우고 감정을 담아낼까 싶어요. 어릴 때부터 배우가 하고 싶었나요? 
사람들 앞에서 끼 부리고 장난치고 춤추는 등 재능을 뽐내는 걸 즐거워했던 것 같아요. 6살 때쯤 TV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처음엔 가수가 되겠다고 부모님을 졸랐어요.

부모님은 뭐라고 하시던가요? 
반대하셨죠. 아무래도 걱정이 많이 되는 분야니까.

부모님의 반대에도 결국 연기자가 되었군요. 
언니가 도와줬어요. 언니 꿈도 연예인이었어요. 부모님 반대 때문에 못 하고 있었는데, 동생도 그렇게 될까봐 걱정됐는지 오디션에 대신 지원해줬어요. 첫 시작을 언니가 도와준 셈이죠. 그렇게 8차까지 오디션을 보고 나간 게 <환상의 짝꿍>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었어요. 연예인들과 퀴즈를 맞히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방송에 나오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을 굳혔어요.

지아가 입은 자수 장식 톱은 블루독(Bluedog). 분홍색 조거 팬츠는 캄파멘토 바이 매직에디션(The Campamento by Magic Edition). 정의가 입은 민트 컬러 줄무늬 니트는 아크네 스튜디오. 플라워 프린트 와이드 팬츠는 레이 바이 매치스패션(Raey by Matchesfashion). 옅은 분홍색 뮬은 아쉬(Ash).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외에도 <소녀의 세계>, <히치하이크>, <내가 죽던 날>, 드라마 <모두 그곳에 있다>, <18어게인> 등에 출연했어요. 모두 학생 역할이었는데 비슷한 듯 다르게 역할을 소화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캐릭터마다 모두 성격이나 환경이 달라서 어려운 점이 많았죠. 하지만 제 나이대의 인물을 연기한다는 건 유리한 점이 많아요. 그만큼 해석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으니까요.

그중 가장 고민이 많았던 캐릭터는 무엇이었나요? 
<모두 그곳에 있다>가 아닐까요. 1인 2역이었거든요. 학교 폭력을 당하는 학생과 사이코패스를 동시에 연기했어요,

유튜브에서 ‘노정의 사이다 참교육 영상’을 봤어요. 그 드라마의 정수만 모아놓으니까 임팩트가 더 크더라고요. 사이코패스 연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그거 많이 봤어요.(웃음) 수십 번 본 것 같아요. 처음엔 강한 말투와 욕 때문에 힘들었어요.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 컸죠. 말투부터 사이코패스의 강렬함이 느껴져야 되는데 욕이 하나도 무섭지 않다고 감독님도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욕을 엄청 열심히 연습했어요.

도트 패턴 원피스는 미우미우(Miu Miu). 꽃무늬 자수 장식 모자와 스마일 모양 귀고리는 페얼스샵. 스니커즈는 위크엔드 막스마라(Weekend Max Mara).

비슷한 나이대를 연기하는 동안 어느덧 20대가 되었어요. 20대가 된 소감을 들려주세요. 
모든 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더라고요. 20살이라는 나이에 엄청 기대를 했거든요. 이제까진 부모님 아래서 자라온 거라면, 20살부터는 조금 벗어나서 혼자 해나가는 방식을 배우는 과정이 될 것 같아요.

20살에 대한 로망이 있었나요? 
독립이요!

그래서 그 로망이 이루어졌나요? 
아뇨. 막상 성인이 되면 차도 사고, 집고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것저것 알아보는 순간부터 현실이더라고요. 당분간은 부모님과 조용히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아요.(웃음) 천천히 하면 할 수 있겠죠.

지금부터 보여줄 당신의 연기가 더욱 기대돼요. 나이대에 맞는 연기를 하면 아무래도 ‘척’하는 게 없어도 되니까요. 반면 아역 연기자에서 성인 연기자로 이미지 변신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진 않나요? 
저는 그게 숙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제게 맞는 역할이 있을 것 같고, 저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따로 있을 것 같아요. 제가 해나갈 수 있는 것을 차근차근 연기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곰돌이 무늬 티셔츠는 모스키노(Moschino). 커팅 디테일 데님 팬츠는 마뗑 킴(Matin Kim). 플랫 슈즈는 레페토(Repetto).

이제껏 해왔던 캐릭터 중에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뭔가요? 
<히치하이크>의 정애. 처음으로 감독님과 제대로 소통하며 함께 캐릭터를 연구한 작품이거든요. 엄마가 떠나고 아빠와 함께 사는 주인공이 비슷한 환경의 친구와 함께 엄마의 행방을 찾아 떠나는 내용인데, 어린 나이에 어려움을 겪고, 상처도 받으면서 성장하는 내용이에요. 차분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방법을 배우고 표현했던 작품이고, 연기하는 동안에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본인이 언급한 것처럼 배우는 다양한 감성을 흡수하고 또 표현하는 직업이잖아요. 그런 감정을 습득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감정을 몸에 저장해놓는 버릇이 생긴 것 같아요. 덕분에 감정을 오롯이 편하게 누리지는 못하는 단점은 있어요. ‘이런 감정은 처음 느껴보는 감정인데?’ 이런 생각이 들면 자꾸 곱씹어서 학습하는 것처럼 몸과 머리로 기억하는 것 같아요. 다른 배우의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고요.

11년간 연기를 해왔어요. 짧지 않은 경력이죠. 슬럼프를 겪은 적도 있었나요? 
그럼요. 슬럼프도 잘하고자 하는 욕심에서 오는 거라, 그걸 모를 때는 힘들었어요. 그런데 슬럼프의 원인을 알고 난 후엔 금방 극복하게 되더라고요.

야자나무 프린트 셔츠는 더 뉴 소사이어티 바이 아 드망 베베. 아플리케 장식 데님 쇼츠는 블루독. 스니커즈는 탐스. 헤어 스크런치는 페얼스샵.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연기가 있나요? 
로맨스 작품 많이 찍고 싶어요. 더 풋풋한 청춘 로맨스부터 성숙한 로맨스 또 로맨틱 코미디 같은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접해보고 싶어요

오늘 조카와의 화보 촬영 어땠나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조카랑 화보를 찍어보겠어요. 지난 2~3년간 쉬지 않고 일을 하다 보니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지아가 벌써 4살이더라고요. 조카랑 이렇게 오랜 시간을 보낸 적이 많이 없었는데, 기록할 만한 추억을 남겼다는 게 너무 좋네요.

조카가 생기면 정말 바보가 된다던데 실제로 조카가 생기면 어떤 느낌인가요? 
가슴 벅차고 경이로운 느낌 같은 건 아니었고, 그냥 이상했어요. ‘아 정말? 이 정도?’ 신기하긴 했는데, 조카라는 개념보다는 동생 같은 느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제가 고등학생 때 조카가 생긴 거라 더 그랬을 수도 있어요. 언니랑 제가 9살 차이가 나니까.

지아가 입은 블루 스트라이프 패턴의 니트 톱과 쇼츠는 더 뉴 소사이어티 바이 매직 에디션(The New Society by Magic Edition). 헤어 스크런치는 페얼스샵, 샌들은 버켄스탁(Birkenstock). 정의가 입은 줄무늬 카디건, 니트 쇼츠, 부츠는 모두 잉크(Eenk).

최근에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했어요. 아이를 잘 다루더라고요. 
언니가 산후 조리를 저희 집에서 하고 그 후 8개월을 같이 살았어요. 자연스럽게 지아를 신생아 때부터 재우기도 하고, 급하면 기저귀도 갈아주었죠. 조카랑 노는 순간에는 어린이집 선생님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에요.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원하는 것을 빠르게 캐치하고 응해주는 게 방법인 것 같아요.

오늘 함께한 조카가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한다면 추천이에요? 비추천이에요? 
하고 싶다면 저는 추천이요! 단, 주변의 생각이 아닌 본인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건 말해주고 싶어요. 저는 제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여러 어려움이나 슬럼프를 극복하는 게 가능했어요. 그래서 꼭 자기 의지가 있어야 되는 것 같아요.

되게 단단한 것 같아요. 아몬드처럼 생긴 눈에서 똘똘한 의지가 보이네요. 
하하 그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