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의 미공개사진부터 놓치기 싫은 전시들.

 

<Stairs to Paradise>, 2020, Clear, blue, dark blue and grey mirrored glass, wood, 86×174×32cm

<Rose of the Louvre>, 2020, Mirrored glass, stainless steel, 77×120×120cm

연약한 유리의 강인함

유연하지만 차갑고 날카롭다. 장 미셸 오토니엘은 다양한 시대와 장소의 의식 행위나 종교적 관습 등을 창작의 영감으로 삼는다. 그는 주로 변형이 용이한 매체인 유리나 황, 왁스 등의 재료를 활용한다. 이때 굳은 상태의 재료를 불로 녹이는 등 인위적인 영향을 가하여 재료의 형태가 바뀌는 순간, 즉 작가 스스로 작업 과정에 개입하는 행위에 중점을 둔 예술적 실험을 거듭해왔다. 그의 개인전 <New Works>는 새로운 유리 조각 작품과 드로잉, 작가의 작업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 회화 작품까지 총 37점의 신작을 소개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업은 코로나19가 야기한 국제적 재난의 시대, 작가가 세상과 단절한 채 몰두해온 작업이다. 이는 우리에게 도래한 새로운 시대의 문화를 상징하기도 하고, 동시에 혼란한 세상에서도 변하거나 훼손되지 않는 아름다움의 진리를 사유하도록 만든다. 단순한 예술적 실험 넘어 실재하는 아름다움과 끊어지지 않는 생명력의 틈에서. 1월 31일까지, 국제갤러리 K1.

 

남다른 시선

비틀즈의 명반 <Let It Be> 발매 50주년을 기념하여 사진가 로버트 휘태커가 포착한 비틀즈의 미공개 사진들이 한꺼번에 공개된다. 비틀즈의 공연 현장뿐 아니라 일상 속 재치 넘치는 모습까지 처음 공개되는 사진들이 대다수다. 로버트 휘태커는 에릭 클랩튼, 믹 재거 등 여러 유명인사를 자신의 카메라에 담은 사진가로, 1964년부터 1966년까지 2년간 비틀즈의 전속 사진가로 활동하며 비틀즈의 최대 전성기 모습을 가감 없이 기록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비틀즈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사진 120여 점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3월 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The Quintet of the Astonished>, 2000, Video installation, 140×240cm

선구자들의 조우

두 거장이 만났다. 이우환과 빌 비올라의 작업은 달라 보이지만, 작품의 기저에 동양 사상과 서구 모더니즘의 방법론을 더해 모더니티의 모순을 건드린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의 미학적 태도로 바라볼 수 있다. <빌 비올라, 조우>전은 ‘관계항’이라는 공통의 키워드로 두 사람의 작품을 함께 감상하거나, 빌 비올라만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빌 비올라는 지난 40여 년간 삶과 죽음이라는 인류의 원초적 사유와 무의식에 관한 탐구, 인간의 감정 등을 주제로 200여 점의 영상 작품을 제작했다. 그는 새로운 매체와 기술을 신속하게 선택하고 습득했지만 특정한 예술 형식을 쫓기보다는 명상에 기반한 동양 사상을 간직한다. 특유의 근원적인 질문에서 시작된 그의 작품에는 삶과 죽음, 존재와 부재, 물질과 정신, 인간과 자연 등 이원적인 요소들이 대비를 이루는 듯, 서로 공존하고 순환한다. 이우환과 빌 비올라, 그리고 빌 비올라를 따로 또 함께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귀중한 자리. 4월 4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

 

NEW EXHIBITION 

<Hullo Hullo, Following on>

영국을 너머 전 세계를 사로잡은 86세 할머니 화가 로즈와일리의 세계 최초 대규모 개인전이 열린다. 회화, 드로잉, 설치미술을 포함한 최신작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도 여럿이다.
장소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기간 3월 28일까지

 

<베르나르 브네전: 앵글>

조각가 베르나르 브네는 과학과 수학을 접목한 개념미술조각으로 명성을 얻었다. 수학적 도형을 응용한 ‘앵글’ 시리즈는 두 개의 선이 만나는 각을 통해 그의 작업의 모토를 이루는 선의 역동성과 독립성을 드러낸다.
장소 갤러리 508 기간 3월 5일까지

 

<이승택 전-거꾸로, 비미술>

미술과 비미술, 물질과 비물질, 주체와 대상의 경계를 끊임없이 가로지르며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온 이승택의 작품을 다시 바라볼 기회다. 작가가 추구하는 거꾸로 미학을 새롭게 조명한다.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기간 3월 28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