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처방전
집에서 일하면 좋을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에 돌입하자 오히려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사실! 아직은 모두에게 서툴게 느껴지는 재택근무를 보다 건강하고 슬기롭게 영위해나갈 수 있는 다양한 팁을 들어보았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래 약 9개월 동안 많은 이들이 재택근무를 지속해오고 있는 요즘. 과연 집에서 근무해본 느낌은 어떨까? 오라클과 인사 연구 및 자문 회사인 워크플레이스 인텔리전스가 최근 공개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근로자의 80% 이상이 코로나19로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특히 한국 기업의 근로자가 타 국가에 비해 재택근무에 대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재택근무로 인해 개인생활과 업무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으로 나타났다. 에디터도 재택근무를 경험했는데, 출퇴근 시간이 없어지다 보니 더 일찍 업무에 복귀하고 때로는 집에서도 컴퓨터를 끄지 못하고 밤늦게까지 메일에 회신을 하기도 했다. 또한 집에서 제한된 행동반경으로 인해 움직임이 줄어들고 계속 모니터 앞에 앉아 있어서 몸도 쉽게 붓고 눈이나 어깨 통증도 훨씬 심해진 느낌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은 끝이 안 보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많은 회사는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재택근무 환경을 장기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어떻게 더 건강하고 쾌적하게 재택근무에 임할 수 있을까?
재택고수에게 들어보는 조언들
매일 아침 워밍업 리추얼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를 시작한 지 5개월 차.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더라도 재택근무를 메인으로 하는 업무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회사에서 발표한 바 있어, 지속적이고 슬기로운 재택근무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외근과 각종 제품 관리, 협찬 등을 도맡아 하고 있는 홍보팀의 업무 특성상 처음에는 재택근무에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다양한 업무 시스템이 개선되며 이제는 안정기에 접어든 상태. 하지만 신체 활동이 현저히 줄면서 겪는 불편함은 여전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늘 부어 있고 저녁이 되어도 부기가 쉽게 빠지지 않는 느낌! 초반에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컴퓨터부터 켜곤 했는데, 이젠 워밍업 시간을 꼭 가지려고 노력한다. 거실에 요가 매트를 펼치고 그 위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것. 사소한 것 같지만 간편하게 부기도 케어하면서 매일 이 시간을 가지는 것 자체가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듯하다. 그런 다음, 찬물로 가볍게 세수를 하고 냉장고에 보관해둔 차가운 젤 타입 스킨케어 제품을 얼굴에 도톰하게 올려놓으면 얼굴의 부기도 완화되며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 든다. 눈뜨자마자 컴퓨터를 켰을 때보다 빠르게 업무에 몰입할 수 있다는 사실! 재택생활이 힐링이 될 수 있는 나만의 워밍업 리추얼 의식을 갖는 것을 추천한다.
– 이지선(러쉬코리아 홍보팀)
부족한 햇볕 보충
2월 말부터 지금까지 7개월 넘게 재택 중이다. 업무 특성상 컴퓨터와 전화기 옆을 떠날 수가 없어 재택업무 중에도 시간을 효율적으로 조절해서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혼자서 우두커니 컴퓨터만 바라보며 일하고, 밥도 혼자 먹다 보니 입맛도 사라질 정도. 남들은 재택생활 중에 움직임이 적어 살이 찐다던데 나는 식사를 거를 때가 많아 체중이 줄기까지 했다. 게다가 계속 집 안에 있다 보니 햇볕을 보는 시간이 부쩍 줄어들었다. 그래서일까? 피로도와 우울함이 축적되는 느낌. 이렇게 지내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요즘에는 점심시간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 홈트나 아파트 주위를 산책하는 것. 확실히 몸을 움직이고 나니 배고 고파져 점심을 챙겨먹게 되고 바깥 공기를 쐬고 나면 몸에 활력이 생기는 느낌이다. 과식을 하면 속이 더부룩해져 적당량을 먹는데, 이와 함께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영양제를 꼭 챙겨먹는다.
– 김유리(뱅크오브아메리카 은행원)
나만의 힐링 업무공간
코로나19 사태가 터질 때쯤 퇴사를 하고 다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 특성상 공간의 제약이 없어 팬데믹 이전에는 카페 등 다양한 장소에서 쉽게 일을 할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마음 편하게 밖에 나갈 수 없다 보니 집에서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피로감 없이 근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혼자서 계속 모니터만 바라보며 집중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더 많이 쌓여 작업하는 공간에 늘 백색소음을 켜두곤 한다. 익숙한 영화나 예능 프로그램 등을 주로 틀어놓는데 조용한 상태에서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 느낌이다. 일하는 환경 또한 남들이 보지 않더라도, 늘 깨끗하고 아늑한 상태로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 재택근무를 할 때는 내가 일하는 환경에 질려버리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싶다.
– 박하나(eyesofwildcat라는 작가명으로 활동 중인 일러스트레이터)
생활리듬 지키기
IT회사 특성상 전일 재택근무와 일주일에 3일 출근하는 순환 재택근무를 지난 2월 말부터 지금까지 시행해오고 있다. 비교적 재택근무에 필요한 시스템이 잘 갖춰 있어 업무를 진행하는 것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출퇴근에 익숙해진 생활리듬을 재택근무에 맞게 전환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던 일! 평소에 회의와 미팅 등으로 사무실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활동량이 많은 편이었는데, 집에서는 줄곧 모니터 앞에서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으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다. 재택근무 초반에는 하루 종일 한곳에 앉아 있으니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고 엉덩이가 납작해지는 것 같은 기분까지 들 정도! 여기에 불규칙한 식사 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인해 턱 부분에 뾰루지까지 늘 달고 지내게 되었다. 하지만 7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 제일 중요한 것은 생활리듬 지키기! 기상과 취침시간을 지키고, 집에서도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메이크업을 하는 등 나만의 의식을 통해 긴장감이 풀리지 않도록 주의한 것이다. 업무 공간도 책상과 소파 테이블, 두 공간에 세팅해두니 집에서도 조금이나마 움직이고 기분을 환기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 기혜연(넥슨 데브캣본부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건강한 재택생활
올해 초에는 전체 재택근무를 하다 현재는 사무실 인원이 반반씩 교차 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 그 와중에 글로벌팀과 시차를 맞춰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보니 일하는 시간과 개인 시간이 밤낮 구분 없이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불면증이 생기고, 점심식사 또한 배달음식에 의존하다 보니 소화불량 상태가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재택근무라고 모든 것이 나쁘지만은 않다. 기분에 따라 자유롭게 음악을 틀어놓거나 좋아하는 향초를 피워놓는 등 나만의 공간에서 내 입맛에 맞는 업무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재택근무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최근에는 토마토 주스를 꼭 한 잔씩 만들어 먹는 등 식단에도 신경을 쓰려고 노력 중. 거기에 비타민D 합성과 젖산 누적을 방지하는 다양한 영양제를 같이 복용하고, 가글이나 코세척 등을 꾸준하게 하면서 건강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
– 신민정(코티코리아 커뮤니케이션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