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는 훈남 8명

일요일 오후, 자거를 타고 신사동의 한적한 골목으로 모여든 8명의 남자에게 자전거를 끊을 수 없는 이유와 눈길이 가는 여성의 스타일을 물었다.

박재형 | 34세, 펀드매니저

지금 타는 자전거 스트라이다를 타다가 제대로 타고 싶어서 픽시로 바꾸었다. 지나가는 사람의 자전거가 너무 예뻐서 붙잡고 어디서 샀는지 물어보고는 바로 가서 구매했다.
즐겨 가는 자전거 코스 반포에서 여의도까지 출퇴근한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몸이 익숙해지니까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자전거를 타고 꼭 하고 싶은 것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용평 대관령목장을 달리고 싶다. 자전거 타고 제주도 여행을 가도 재미있을 것 같다.
자전거를 끊지 못하는 이유 쉬지 않고 움직여야 앞으로 나아가니까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달리게 된다. 열심히 달리면서 땀을 빼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기분이 좋아진다. 픽시는 특히 몸에 감기는 느낌이 좋다.
자전거 탈 때의 습관 한번 나가면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쉬지 않고 달린다. 예전에 페달에 바지가 걸린 적이 있어서 발목에 감는 밴드를 꼭 챙겨 나간다. 음악을 들으며 달리는 편이다.
자전거 탈 때의 스타일 여름에는 반바지를 입고 봄, 가을엔 신축성이 좋은 청바지를 입는다.
눈길이 가는 자전거 타는 여성의 스타일 프로페셔널한 의상을 갖춰 입고 프로처럼 멋있게 잘 타는 여자에게 끌린다.
즐겨 가는 공간 추러스가 맛있는 이태원의 ‘커피추’.
초보 라이더에게 밤에 자전거를 타다 보면 전등을 켜지 않고 달리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띈다. 앞뒤로 전등을 켜는 건 자전거 타는 사람들끼리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약속이다.
하고 있는 일 워낙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순간의 선택이 중요하기 때문에 늘 긴장한다. 나의 판단이 적중했을 때, 고객들이 만족할 때 보람을 느낀다.

홍성보 | 29세, 건축가

지금 타는 자전거 이탈리아 테크노트라트사의 1980년대 클래식 로드 바이크다.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휠과 프레임을 따로 사서 조립했다.
즐겨 가는 자전거 코스 2008년에는 한남동에서 방배동까지 출퇴근을 했는데 요즘에는 퇴근 후에 탄다. 이촌에서 서울숲 구간이 주 코스고 두 시간 정도 탄다. 벤치에 아무 생각 없이 앉아있는 시간도 꽤 되는 것 같다.
자전거를 타고 꼭 하고 싶은 것 자전거를 타다 보면 사람들이 무리로 줄지어 타는 걸 자주 본다. 늘 혼자 타는 편이라 나도 저들과 함께 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자전거를 끊지 못하는 이유 페달을 밟는 만큼 속도가 붙는 정직한 느낌이 좋다.
자전거 탈 때의 습관 어쿠스틱 음악을 주로 듣는다.
자전거 탈 때의 스타일 반바지를 입고 모자를 쓰고 최대한 편안한 차림으로 나간다. 오늘은 촬영한다고 평소보다 좀 더 신경써서 입었다.
눈길이 가는 자전거 타는 여성의 스타일 레깅스에 운동화, 김연아가 운동할 때 입는 스타일.
즐겨 가는 공간 이태원 제일기획 뒷골목에 있는 친구들의 작업실.
초보 라이더에게 자전거를 구입할 때는 인터넷이 아닌 숍에서 직접 보고 사야 한다.
하고 있는 일 건축회사에 다니고 있고 개인적인 작업도 한다. 지인들이 클라이언트가 되면서 현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꽤 많다. 처음에는 나의 생각에 동의하지 못하다가 내 의견을 받아들이고 결과물에 만족할 때 정말 기쁘다. 뒤쪽으로 보이는 건물은 지난해 내가 작업한, 친구 부부가 운영하는 헤어숍 ‘스테이 헤어’다. 홍보를 좀 하고 싶어서 일부러 여기서 찍자고 했다.

김수엽 | 30세, ‘블레이’ 디자이너

지금 타는 자전거 2010년 반포에 있는 큐바이크에서 구입한 ‘다혼 우베공’.
즐겨 가는 자전거 코스 사람이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아 주로 집 근처에서 탄다. 예술의전당 앞과 서래마을 주변을 자주 다닌다.
자전거를 타고 꼭 하고 싶은 것 ‘투르 드 프랑스’까진 아니어도 파리 시내를 달려보고 싶다. 예전에 파리에 같이 갔던 친구와의 약속이기도 하고.
자전거를 끊지 못하는 이유 큰 투자 없이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전거 탈 때의 습관 특별한 건 없고 음악을 듣는다. 요즘은 ‘Fastball’을 즐겨 듣는다.
자전거 탈 때의 스타일 평소에 살짝 긴장되도록 옷을 입는 편인데 자전거 탈 때도 그렇다. 자전거를 탄다고 특별히 편하게 입지는 않는 편이다. 단, 안에 면 티셔츠를 꼭 챙겨 입는다.
눈길이 가는 자전거 타는 여성의 스타일 멜란지 그레이 컬러의 후드 티에 짧은 바지, 파랑 레깅스에 스니커즈를 신은 여자(음, 너무 구체적인가?).
즐겨 가는 공간 카페 ‘BAHN’. 분위기, 음악, 음식 맛, 주인의 친절함까지 모든 것이 매력적이다.
초보 라이더에게 초보 라이더보다는 한강에서 조깅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하겠다. “제발 인도에서 달리세요.”
하고 있는 일 ‘블레이’라는 여성복을 디자인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 옷 정말 멋지다!”란 말을 들을 때는 그간의 수고로움이 다 잊히곤 한다. 지금 입은 옷은 어떤가? 괜찮나?

정봉진 | 30세, ‘클립메모리’ 대표

지금 타는 자전거 2010년 9월에 구입한 ‘지오스 스틸로’. 잡지에서 보고 한눈에 반했다. 마침 생일을 맞은 나에게 선물했다.
즐겨 가는 자전거 코스 뚝섬유원지에서 여의도까지.
자전거를 타고 꼭 하고 싶은 것 6년 전 친구와 자전거로 제주도 여행을 한 적이 있다. 넘어진 친구를 피하려다가 나도 넘어져서 자전거가 심하게 망가지긴 했지만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너무 늦기 전에 다시 한번 친구들과 자전거로 제주도 여행을 하고 싶다.
자전거를 끊지 못하는 이유 혼자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답답한 마음을 풀어준다. 특히 픽시는 자전거와 내가 한 몸이 된 듯한 기분이 들게 해서 매력적이다.
자전거 타는 습관 자전거를 타다가 쉴 때는 꼭 맥주를 마신다. 한강의 편의점에서 마시는 맥주는 특히 맛있다.
자전거 탈 때의 스타일 청바지에 티셔츠나 후드 티를 입고 운동화를 신는다. 혼자서 타는 편이고 한번 나가면 한 시간 반 정도 탄다.
눈길이 가는 자전거 타는 여성의 스타일 예쁘면 크게 상관없을 듯.
즐겨 가는 공간 가로수길 ‘알래스카’. 빵이 정말 맛있다.
초보 라이더에게 디자인만 보고 자전거를 선택하면 곤란하다. 자신의 몸에 잘 맞는지 꼭 타보고 구입하기를 권한다.
하고 있는 일 패션업계에서 일하다가 얼마 전 친구와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SNS 개발 업체로 최근에는 조경업체 온숲과 그린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은 두려운 만큼 즐겁고 설레는 일이다.

김형근 | 27세, 마케팅 커뮤니케이터

지금 타는 자전거 개리 피셔사에서 나오는 ‘SUGAR 3’라는 산악자전거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구입해서 10년째 함께하고 있다. 원래 아버지가 구매한 자전거였는데 금방 포기하시는 바람에 나의 자전거가 되었고 지금까지 잘 타고 있다.
즐겨 가는 자전거 코스 남한산성으로 올라가는 도로. 아스팔트길이지만 나름 경사도 있어 산악자전거로 오르면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잠실에서 여의도까지의 구간도 자주 달린다.
자전거를 타고 꼭 하고 싶은 것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함께 자전거 여행을 하고 싶다.
자전거를 끊지 못하는 이유 계절과 날씨를 온몸으로 온전히 만날 수 있으니까.
자전거 탈 때의 습관 앞서가는 자전거를 추월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달린다. 저 멀리 앞서가는 자전거를 추월했을 때 쾌감을 느낀다. 정작 그 사람은 날 신경 쓰지 않겠지만.
자전거 탈 때의 스타일 통풍이 잘되는 윈드브레이커나, 후드 셔츠를 입는 편이다. 하의는 몸에 붙게, 상의는 약간 넉넉하게 입는다.
눈길이 가는 자전거 타는 여성의 스타일 후드 티와 백팩, 짧은 바지에 선글라스를 낀 여자라면 한번 더 보게 될 것 같다.
즐겨 가는 공간 분위기도 좋고 음식 맛도 좋은 이태원 ‘12Grow’.
초보 라이더에게 처음부터 비싸고 좋은 장비를 갖추기보다 자전거를 타면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하나씩 찾아가는 편이 좋다.
하고 있는 일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어가고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하는데 그런 나의 성향과도 잘 맞다. 시행착오를 겪기는 하지만 내가 홍보하는 브랜드가 다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새로운 고객이 나를 찾을 때 정말 뿌듯하다. ‘참 잘했어요’ 도장이 하나씩 늘어나는 기분이랄까?

이제혁 | 35세, 매거진 광고팀장

지금 타는 자전거 2010년 8월에 클래식한 디자인이 예뻐서 구입한 ‘후지 스트라토스’를 타고 있다. 부품별로 하나씩 구입해서 갈아 끼우는 작업이 재미있다.
즐겨 가는 자전거 코스 잠원에서 광진교를 넘어 강북으로 갔다가 다시 반포대교로 넘어오는 길이 주 코스다.
자전거를 타고 꼭 하고 싶은 것 내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싶다.
자전거를 끊지 못하는 이유 모든 부품을 내가 원하는 것으로 골라서 하나의 완성체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오토바이를 탈 때 뭔가 터져나가는 기분이라면 자전거는 자유로움 속에서도 안정감을 느끼게 해준다.
자전거 탈 때의 습관 가방 안에 얇은 재킷을 넣고 미니 펌프, 펑크 패치, 타이어 튜브, 체인 오일 등의 공구를 완벽히 챙겨서 나간다. 터닝 포인트 지점에서 마시는 맥주도 빠뜨릴 수 없다.
자전거 탈 때의 스타일 허리를 숙여서 타는 자전거라 상체와 하체가 붙지 않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모자 안에는 보호모자를 꼭 착용한다.
눈길이 가는 자전거 타는 여성의 스타일 자신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이면 다 괜찮다.
즐겨 가는 공간 압구정동의 이자카야 ‘물고기’.
초보 라이더에게 음악을 들으며 타는 건 좋지만 클랙션 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큰 소리로 듣는 건 위험하다.
하고 있는 일 크루즈 문화에 대해 잘 모르거나,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새로운 기획과 콘텐츠로 그 문화를 조금씩 알려 나가는 것이 즐겁다.

김진우 | 27세, ‘탐스’ 영업팀장

지금 타는 자전거 1년 전에 하나하나 조립해서 만들었다. 색상과 디자인을 바꿀 수 있어서 싫증이 나지 않는다.
즐겨 가는 자전거 코스 신사동에서 여의도까지가 자주 가는 코스고 멀리 갈 때는 팔당까지 간다. 갈대밭과 푸른 밭이 번갈아가며 보이는 풍경이 정말 예쁘다.
자전거를 타고 꼭 하고 싶은 것 나중에 내 아이에게 물려주겠다는 마음으로 이 자전거를 만들었다. 그래서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자전거를 끊지 못하는 이유 처음에는 혼자 탔는데 지금은 열 명이 넘는 동료와 함께 탄다. 좋은 취미 생활을 회사 사람들, 친구들과 공유하면서 그들과의 관계도 더 돈독해졌다. 여자친구와의 데이트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내 생활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다.
자전거 탈 때의 습관 간단히 준비한 도시락을 가져간다. 다리에 힘이 풀릴 때쯤 도시락을 꺼내 먹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자전거 탈 때의 스타일 여가 생활뿐 아니라 업무를 볼 때, 출퇴근을 할 때도 늘 자전거와 함께한다. 그날 스케줄에 따라 의상 스타일은 조금씩 바뀐다.
눈길이 가는 자전거 타는 여성의 스타일 짧은 바지에 티셔츠. 무엇보다 탄력 있는 몸이 멋있어 보인다.
즐겨 가는 공간 가로수길과 홍대의 에이랜드. 그리고 평일 점심시간의 한강 반포 지구.
초보 라이더에게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더라도 꼭 헬멧을 쓰고 다녔으면 한다.
하고 있는 일 탐스에서 일한 지 한 5년이 되었다. 몇 해 전, 전 세계 탐스 직원들이 아르헨티나에 가서 맨발로 운동하는 아이들에게 직접 신발을 신겨주는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큰 감동을 받았다.

김동휘 | 34세, ‘아디다스’ MD

지금 타는 자전거 로드 바이크, 픽시, 미니벨로 3개의 자전거를 가지고 있다. 미니벨로는 출퇴근용이고, 로드 바이크는 장시간 라이딩을 할 때 이용한다. 미니벨로는 가장 자주 이용해서 더 애착이 가는 자전거다.
즐겨 가는 자전거 코스 반포대교에서 상수 나들목까지.
자전거를 타고 꼭 하고 싶은 것 프레임 빌더가 만들어주는 핸드메이드 커스텀 자전거를 갖고싶다. 그중에도 허프네이글이 만들어주는 생활형 자전거를 타고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해서 알프스까지 자전거 여행을 하고 싶다.
자전거를 끊지 못하는 이유 명상과 비슷하다. 같은 동작을 반복하다 보면 속도감이 붙는데 그렇게 계속 달리다 보면 머릿속이 깨끗해지는 기분이다. 내가 힘을 쓰는 만큼 갈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교통체증 때문에 늦을 걱정도 없고 차비도 절약할 수 있다.
자전거 탈 때의 습관 뒤를 자주 돌아본다. 사고를 몇 번 당한 적이 있어 조심하는 편이다. 타이어에 구멍이 났을 때 바람을 넣을 수 있는 도구와 물병, 선글라스, 햇빛을 가려주는 조각모, 헬멧도 빠뜨리지 않는다.
자전거 탈 때의 스타일 로드 바이크를 탈 때는 자전거 전용 의상을 입고, 픽시를 탈 때는 청바지에 셔츠를 입는 편이다.
눈길이 가는 자전거 타는 여성의 스타일 편안한 트레이닝복 스타일.
즐겨 가는 공간 음악이 좋은 이태원 클럽 ‘미스틱’.
초보 라이더에게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기본적인 공구는 챙겨서 다니는 편이 좋다.
하고 있는 일 ‘아디다스’의 MD를 맡고 있다. 내가 기획한 제품을 입고 있는 사람들을 길에서 만나면 반가워서 인사를 하고 싶다. 사실 그러기엔 좀 많긴하다. 자유로우면서도 창의적인 기업 분위기도 나의 성향과 잘 맞아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

    에디터
    조소영
    포토그래퍼
    안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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