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만 바라보며 사랑하기에도 바쁜 우리의 연애에 방해꾼이 등장했다. 친애하는 나의 부모, 형제, 자매, 친구들. 마냥 미워만 할 수 없는 그들의 방해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Q 이 결혼 반댈세!
10년 지기 네 명이 있다. 그들에게 3년 넘게 사귄 남자친구를 몇 번 보여줬는데, 하나같이 결혼만큼은 반대라고 한다. 남자친구의 성향, 성격, 직업, 집안 등을 고려했을 때 분명 내가 힘들 거라는 게 이유다. 남자친구와 몇 년 동안 만난 내가 몇 번 만난 친구들에 비해 훨씬 더 잘 알고 있을 거라 자신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건 사실이다. 내가 워낙 사람의 본성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눈치가 없는 편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나를 알고 지낸 친구들이 모두 반대하는 남자친구 때문에 결혼이 고민스럽다.

A 충고를 신중하게 고민한다
만약 친구 중에 한 명만이 남자친구를 반대한다면 질투와 시기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10년 동안 알던 친구들 모두가 반대하는 남자라면 다시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당신은 3년 동안 만난 남자친구이기 때문에 이성보다는 감성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당신 눈에는 보이지 않는 그의 단점은 조금만 거리를 두고 보면 누구에게나 보이는 것일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친구들이 남자친구를 좋지 않게 보는 데 당신 역시 한몫하지 않았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 틈만 나면 남자친구의 단점을 친구들에게 말했을 수 있다. 두루두루 한걸음 떨어져서 생각해보시라.

 

Q 엄마는 못 말려
내 나이 28세지만 독립도 못하고,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오랜만에 연애를 하게 됐는데, 그 행복감을 감출 수 없었던 난 한 달 만에 남자친구의 존재를 엄마에게 들키고 말았다. 다행히도 엄마는 귀가 시간에 관해서는 잔소리를 하지 않는 편인데, 외박만큼은 무척 엄격하신 편. 그러던 어느 날 남자친구와 홍콩 여행을 가기로 약속하고 큰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 엄마에게 친구와 간다고 말했건만, “남자친구가 생긴 걸 안 이상 마음이 놓이질 않네? 여행 가서 친구랑 같이 찍은 사진 문자로 보내렴”이라며 엄마가 나에게 지령을 내린 것. 물론 엄마에게 화를 내며 ‘나를 못 믿냐, 의심받는 거 너무 불쾌하다’라고 말했지만 불안한 마음을 들킨 것만 같았다. 여행 가서도 엄마가 영상통화라도 걸면 어쩌나 걱정만 된다.

A 적격의 조력자를 찾는다
35세인 나 역시도 엄마의 감시를 받는다. 내가 환갑이 되어도 “외박은 안 된다”라고 하실지도 모르겠다. 딸을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은 그대로 인정하고 그에 맞게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게 도리인 것 같다. 함께 여행을 가기로 한 친구를 엄마가 아주 잘 아는 사람으로 말하지 말고, 회사 친구처럼 엄마가 잘 모르는 이와 입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도 잘 아는 친구와 여행을 간다고 하면, 자칫 거짓말이 쉽게 들통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싱글일 때 이와 같은 상황이 올 것을 대비해 친구와 여행 가서 사진 촬영도 미리 많이 해두시라. 남자친구가 생겨 엄마가 의심하는 상황이 올 때를 대비해 비상용으로 갖고 있는 치밀함이 필요하다.

 

Q 우리 엄마의 딸이 되어줘
2년 사귄 남자친구가 자신의 어머니와 친하게 지내면 좋겠다고 말해 난처하다. 남자친구네는 아들만 둘이라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딸을 갖고 싶어 하셨다고 한다. 그러니 명절이나 생신 때는 물론이고 평상시에도 전화를 종종 드리면 어떻겠냐고 말하는 그. 그 말에 조금 발끈한 나는 “우리 부모님한테도 그렇게 할 거야?”라고 그에게 물으니 “네가 하면 나도 할게”라는 답이 돌아왔다.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결혼도 하기 전에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A 무리는 금물
이미 결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이렇게 말한다. 결혼하면 어차피 가족이 될 사람들이니, 미리부터 친해질 필요는 없다고. 당신 스스로 우러나오는 행동이 아니라면 모든 말, 행동이 상투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남자친구의 생각일 뿐 실제 어머니의 마음은 어떤지 알 수 없다. 그러니 남자친구의 강요에 응하지 말고 스스로 생각해서 행동하시라. 무엇보다 연애하는 동안에는 여자친구와 남자친구로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게 가장 현명한 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시길.

 

Q 우월한 그녀
최근에 남자친구가 누나와 같이 살게 되었다. 누나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와서는 저녁때마다 진수성찬을 차려주곤 한다. 어느 날은 “오늘 메기매운탕 끓여줄게 빨리 들어와~”라고 말하는 바람에 데이트하다 말고 남자친구가 빨리 귀가한 적도 있고, 조금 늦게까지 나와 만나고 있으면 어김없이 누나에게 연락이 온다. “언제 들어와? 나 무서우니까 빨리 와.” 누나는 예쁘고, 똑똑하며 자기 관리도 철저하게 하는 스타일. 그래서 그런지 남자친구는 말끝마다 “여자들은 늘 다이어트 하지 않아? “여자들은 집에 오면 셀프 마사지나 홈트레이닝 같은 거 꼭 하지?”라고 말한다. 나도 모르게 자꾸만 그의 누나를 의식하게 되니 괴롭다.

A 팩트폭행이 답이다
피로 맺어진 남매 사이를 떼어놓을 수는 없는 노릇. 누나의 모든 행동은 선의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원망할 수도 없다. 이 상황에서 처신을 가장 못하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당신의 남자친구다. 누나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데다가 눈치 없이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는 도중에 귀가해버리는 행동은 큰 싸움의 빌미를 제공한다. 게다가 여자친구를 누나와 비교하는 행동은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직설적으로 남자친구의 잘못된 행동을 짚어줄 필요가 있다. 남과 비교하는 말은 당신의 자존감을 낮추며, 상처가 된다는 사실과 당신은 남자친구의 누나와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하시라. 마음에 담아두기만 하면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Q 불편한 진실
오래전부터 사귀어온 친구 커플이 있다. 결혼을 약속하고 있는 터라 부모님끼리 왕래도 잦고, 서로에 대한 배려가 커서 나는 그들이 완벽한 커플이라 믿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친구의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바람 피우는 상대가 나의 지인과 무척 가까운 사이였기 때문이다. 황당한 건 그 남자 역시 내가 그 사실을 안다는 걸 눈치 채고 있지만, 아무 일 없다는 듯 나를 대한다는 것이다. 그 남자를 생각하면 화가 치밀다가도,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를 보면 어떤 말도 못하겠다.

A 친구의 의중을 떠본다
자칫하면 한 커플을 깨뜨릴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그 남자가 바람을 피우는 게 단순한 오해는 아닌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남자친구와 따로 만나 사실 확인을 한다. 바람 피우는 여자와 정리를 하든, 친구와 정리를 하든 양자택일을 권한다. 물론 그가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증거가 있다면 더욱 좋겠다. 친구의 의중을 떠보는 방법도 있다. 내 주변 사람의 이야기인 양 “이런 상황이라면 넌 어떻게 할 것 같아?”라고 물어보고 친구의 반응에 따라 언질한다. 남자친구의 바람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한다면 솔직하게 털어놓아야 한다. 모른 척하고 그 둘이 결혼하는 걸 두고 본다면, 당신은 바람 피운 남자와 공범이 되어 평생 찝찝할 테니 말이다. 상황에 맞게 신중하고, 융통성 있는 태도를 취한다.

 

0531-208-“연애에 제3자를 끌어들이는 건 다름 아닌 나 자신이 아닐까요? 타인의 말을 내 선에서 차단하고, 걸러 들으면 되는데도 불구하고, 그걸 하지 못해서 벌어지는 불필요한 일이 많아요. 연인 사이에 일어난 일을 너무 많은 사람과 공유하지 마세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답니다.” – 안영미(개그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