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중심에 있는 바로 그 전시, 오는 10월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에서 선보일 전시 <RM x SFMOMA>가 써 내려갈 이야기.


2년 전,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이하 SFMOMA)에서 나는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의 작품을 관람했다. 관광객으로서 거장이 창조한 환상의 세계를 경험하는 사이, 미술관 저편에서는 정장을 입은 남녀가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의 작품 주변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학생으로 보이는 또 다른 누군가는 2만여 종의 식물이 자라는 ‘살아 있는 벽(The Living Wall)’ 앞에서 노트북에 집중해 무언가를 작업하고 있었다. 도시 네트워크의 거점이자 커뮤니티 공간, 예술을 선보이는 상징적이고 실험적인 공간으로 기능하는 SFMOMA에서 오는 10월, 특별한 전시가 펼쳐진다. BTS(방탄소년단)의 RM의 소장품이 최초로 공개되는 자리로 윤형근, 박래현, 권옥연, 김윤신, 도상봉, 장욱진 등 한국 근현대 미술의 주요 작가와 세계 각국의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다. SFMOMA와 RM의 시선은 또 어떤 새로운 세계를 펼쳐낼까? SFMOMA의 최고 운영 책임자 쉴라 신(Sheila Shin)에게 <RM x SFMOMA>가 써 내려갈 이야기에 대해 물었다.
지금까지 SFMOMA의 전시를 보면, <RM x SFMOMA> 역시 단순히 셀러브리티의 소장품을 보여주는 것 이상의 기획이 담겼을 것 같다. 기획 과정에서 중점적으로 생각한 부분이 있나요?
이번 전시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서로 다른 문화 사이에서 확장된 대화’에요. 전시에는 RM의 개인 소장품 150여 점과 SFMOMA의 소장품 50여 점이 함께 구성되는데, 이 작품들은 RM과 SFMOMA의 큐레이터 아메리카 카스티요(America Castillo)와 김효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한자리에 모이게 됐어요. 서로의 컬렉션을 면밀히 살펴 주제를 정하고, 서사를 구성하는 여정 자체가 이 전시의 핵심인 셈이죠. 미술관의 일방적 메시지가 아닌, 서로 다른 문화와 작가, 큐레이터들이 함께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전시가 완성되었어요. 이들의 대화가 전시장을 거니는 관객들에게 긴밀히 전달되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전시의 핵심 키워드를 꼽자면요?
독보적(Unique), 영감(Inspiring), 사색적(Thought-provoking)이라는 단어가 떠올라요. 이번 전시는 독보적인 동시에 관객에서 영감을 주고,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자리가 될 거예요. 샌프란시스코에서 방대한 양의 한국 근현대 작품을 만나는 동시에, RM의 컬렉션에 전례 없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는 면에서 관객들에게 굉장히 소중한 기회가 될 거라고 믿어요.
전시와 관련한 이벤트와 프로그램도 구성될 예정인가요?
전시 자체는 물론, 이벤트, 교육 등을 통해 우리는 전시 밖에서도 정말 많은 것을 기획하고 보여주려 해요. 한국 문화와 역사와 관련한 흥미로운 연계 프로그램을 비롯해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전시가 열리는 동안 더 많은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어요.
SFMOMA는 샌프란시스코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대표 공간으로 자리 잡았어요. 이 도시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SFMOMA는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방문객에게 문화적 등대이자 커뮤니티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함을 느껴요. 지역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이는 동시에 세계 예술 담론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전시와 프로그램,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어요.
이러한 방향성이 전시 기획에 어떤 형태로 반영되나요?
우리의 중요한 사명 중 하나는 많은 이들이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미술관의 문을 활짝 열어 놓는 것이에요. 전시와 프로그램이 미술관의 핵심이고 본질이지만,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사람들이 다양한 경로와 방식으로 미술관을 찾도록 하는 것, 더 많은 사람을 초대해 예술에 접근하는 방식을 다양화하는 것이죠. 관객과 연결되기 위해 기획부터 다방면으로 고민하려 해요.
그런 의미에서 대중문화의 아이콘 RM과의 협업은 새로운 숨결을 불어 넣을 듯합니다. 기대하고 있는 풍경이 있나요?
앞서 말한 것처럼 미술관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기를 희망해요. RM의 영향력을 통해 ‘미술관’이라는 공간에 대한 호기심,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 이곳을 찾는 이들이 있을 테니까요. 우리의 역할은 그들을 환대하고 작품에 몰입해 전시와 깊게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고요. 전시 의 목표는 미술사를 더 확장하고, 더 완전하고,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것이에요. 이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목소리와 시선을 담아내고 싶어요.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접점을 만들어 나가는 데 의미 있는 전시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어요.
예술을 바라보는 다층적인 시선과 플랫폼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 공간에서 사람들이 어떤 경험을 하길 희망하나요?
우리는 SFMOMA가 성찰과 사색은 물론, 새로운 자극과 영감을 찾는 사람들의 목적지가 되길 바라요.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예술을 경험하는 플랫폼은 다양해졌지만, 실제 작품과 같은 공간에 있는 건 분명 다른 차원의 경험이에요. 그래서 관객이 미술관에서 직접 그 경험을 나누는 일이 중요하죠. 관람 경험 자체는 물론, 기술과 다양한 방식의 프로그램을 통해 작품과 더 깊이 연결될 방문에 더 큰 가치를 더할 수 있고요. 사람들이 계속 찾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준비할 예정이에요. 저희가 10년 넘게 관람객을 대상으로 ‘미술관에서 무엇을 원하나요?’라는 설문 조사를 진행했는데 여기서 흥미로운 답을 얻었어요. 세대마다 이 답이 다를 거라고 예상하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진행한 설문 조사를 보면 그 답은 한 번도 바뀌지 않았어요. 사람들이 미술관에서 가장 원한다고 답한 것은 바로 ‘경외감(Awe)을 느끼는 것’, 즉 감탄하고 압도되는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바로 그것이 사람들이 미술관을 찾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우리에게 중요한 건, 모든 방법과 도구를 동원해 그런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거예요.
쉽지 않은 여정일 것 같아요. 어떤 것에서 영감을 얻나요?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저는 예술이 그런 대화를 시작하는 방식이 참 흥미로워요. 예술은 경계를 넘어서거든요. 다른 시대의 작품이라도 지금 이 세대의 사람들에게 여전히 말을 걸 수 있고요. 그게 바로 예술이 시대를 초월하는 방식인 것 같아요.
+ 샌프란시스코를 즐기는 법
샌프란시스코 관광청장 안나 마리 프레수티(Anna Marie Presutti)가 알려주는 샌프란시스코를 즐기는 몇 가지 팁.
TIP 관광청 홈페이지 활용하기
“샌프란시스코 관광청 웹사이트(sftravel.com)에는 페인티드 레이디스(Painted Ladies), 금문교, 알카트라즈 섬(Alcatraz Island)과 같은 주요 명소부터 다양한 동네 정보까지 담겨 있어요. 도시 구석구석을 직접 여행하며 풍부한 경험을 좋아하는 한국 여행객들이 특히 좋아할 것 같아요. 미션 지구(Mission District)에서 부리토를 먹고 벽화를 감상하거나, 노스 비치(North Beach)에서 근사한 이탈리안 파스타를 즐기는 것처럼요. 이런 정보부터 도보 여행까지 웹사이트에 잘 정리되어 있어요. 한국어 페이지도 따로 마련되어 있으니 편하게 이용하실 수 있을 거예요”
TIP 웰니스 네트워크 조인하기
“’웰니스’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젊은 세대를 떠올리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도시를 걷다 보면 나이나 배경에 관계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웰니스를 삶 속에서 즐기고 있다는 걸 쉽게 볼 수 있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웰니스가 일상 그 자체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이 도시에서는 10분 이내에 공원이나 녹지에 닿을 수 있고, 하이킹, 패들 보트, 사이클링과 같은 액티비티의 선택지가 무궁무진해요. 여기서 흥미로운 건 기술과 웰니스 문화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는 점이에요. 스트라바(Strava)와 같은 앱을 통해 자신의 러닝, 사이클링 기록을 공유하고 커뮤니티를 만들기도 하거든요. 모르는 사람과 함께 코스를 달리거나 경쟁할 수 있어요. 산책이나 운동에 기술이 더해지며 하나의 커뮤니티 문화로 발전하는 거죠. 이 도시에는 그런 웰니스 네트워크가 굉장히 강하고 자연스러워요”
TIP 문화 축제 경험하기
“샌프란시스코는 지금 미국에서 가장 밀도 높은 예술과 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도시일 거예요. 1년 안에 이렇게 많은 음악, 영화, 예술, 스포츠를 담아내는 미국 도시는 없을 거예요! 올해만 해도 슈퍼볼을 시작으로 FIFA 월드컵, SFMOMA의 전시, 음악 페스티벌까지 준비되어 있죠. 끝없는 문화 예술의 향연이에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음악 감독으로 활약하는 김은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곧 열리는 RM의 전시까지 한국 출신의 예술가와 스포츠 선수들도 이 도시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요”
TIP 무제한 교통 패스 활용하기
“개인적으로 가성비 좋은 무제한 교통 패스인 뮤니(Muni Passport)와 시티 패스(City Pass)도 꼭 추천하고 싶어요. 시티 패스는 놓치기 쉬운 명소를 합리적인 가격에 둘러볼 수 있고, 뮤니 패스는 케이블카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의 모든 대중교통을 하나의 정액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죠. 이 패스 하나면 도시 곳곳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