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푸로산게’와 함께한 정선 드라이빙

2026.05.20허윤선

‘페라리 푸로산게’와 함께한 정선 드라이빙

“페라리는 자동차가 아닙니다. 감정이죠(Ferrari is more than a car, it is emotion)” 페라리 푸로산게를 타고 정선으로 떠나기 전, 페라리 반포 전시장에서 만난 페라리 코리아 총괄 티보 뒤사라(Thibault Dussarrat)가 말했다. 슈퍼카 마니아들은 여러 숫자를 두고 경쟁하기를 즐기지만, 내가 페라리를 가끔 타면서 느끼는 것도 그에 가깝다. 준준형 세단인 내 차를 운전하는 게 편안함에 가깝다면, 페라리를 운전할 때면 기분이 좋다. ‘좋다’라는 말로는 모자랄지 모른다. 기분이 그냥 끝내준다. 티보 뒤사라의 배웅을 뒤로 한 채 첫 시동을 걸었을 때도 마찬가지 기분이었다. 물론 반포에서 서울 외곽으로 빠지는 지루한 정체를 경험해야 했지만, 그 구간을 지나 월요일의 비교적 한적한 고속도로를 만났을 때는 기분이 나는 듯했다. 작년 일본에서 열린 ‘페라리 그랜드 투어 재팬 2025(Ferrari Grand Tour 2025)’ 때 로마 스파이더와 함께한 기억도 새록새록 솟아났다.

푸로산게는 등장부터 화제를 모았다. 페라리와 SUV라니. 이 차에 대한 브랜드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떠나서, SUV가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다. 푸로산게는 페라리이면서 사람들이 SUV에 원하는 모든 것이 다 있다. 예를 들어 나와 다른 기자 4인이 정족수를 꽉 채워 탑승해도 운전석, 조수석, 뒷좌석 할 것 없이 안락했다. 우리는 이 모든 걸 직접 체험해보자며 좌석마다 로테이션을 했다. 여기도 편하고, 저기도 편하네! 그러다 신나게 밟아보았는데, 그때는 처음으로 조금 무섭기까지 했다. 너무 고요하고 편안해서. 최고출력 725마력,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3.3초. 막상 느껴보면 정말 짜릿한 경험이다.

푸로산게는 어느덧 ‘가족’을 갖게 된 페라리 오너를 위한 차다. ‘푸로산게(Purosangue)’는 이탈리아어로 ‘순종(Thoroughbred)’을 뜻한다.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결코 나만을 위한 차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락한 드라이빙 속에서 처음 보는 기자들과도 친해졌다. 즐겁게 양평 호숫가에서 점심도 먹고, 절벽이 아름다운 카페도 들렸다. 차내가 어찌나 조요한지, 각자 커피 취향이며 컨텐츠 취향까지 알아 가는 사이 정선이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웰니스’를 전면에 세운 정선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가 이번 드라이빙의 목적지였다. 나는 이곳으로 향하는 길을 좋아한다. 정선은 수려한 산세에 강, 계곡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곳이다. 겨울에는 겨울대로, 여름에는 여름대로 아름답다. 봄과 가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특히 리조트로 접어드는 길은 굽이굽이 계곡을 따라 가는 한적한 길이 재미있다. 우리나라에서 차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 중 하나인 만항재까지 가보고도 싶지만, 오늘은 어디까지나 여유로운 드라이빙을 즐기기로 했다.

굽이굽이 길을 운전하는 사이 드라이빙이 ‘웰니스’가 되지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차와 길, 나를 일치시키며 ‘몰입(Flow)’하게 되고, 시선을 멀리 향하게 된다. PC와 스마트폰이 아닌 길과 풍경을 바라보는 사이 눈이 맑아지고, 마음이 맑아진다고 할까? 리조트가 위치한 ‘숙암리’는 옛 맥국의 갈왕이 바위 밑에서 하룻밤 숙면을 취했다는 설화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리조트 곳곳에는 ‘숙암’이라는 이름을 만날 수 있다. 평화로운 드라이빙일 덕분일까? ‘숨암’이라는 말처럼,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다.


+ 페라리 중의 페라리, 849 테스타로사 스파이더

페라리 라인업 최상위 오픈톱 모델 849 테스타로사 스파이더(849 Testarossa Spider)가 국내 모습을 드러냈다. 1956년 모터스포츠 무대를 휩쓸었던 전설적인 레이싱 엔진의 붉은색 캠 커버에서 유래한 명칭이자, 1980년대를 호령한 페라리의 아이코닉 로드카 ‘테스타 로사(Testa Rossa)’의 헤리티지를 계승한 모델로, 그만큼 순수한 능력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다. 페라리 고유의 접이식 하드톱(RHT)이 적용되어 쿠페의 안정감과 스파이더의 개방감을 동시에 선사함은 물론, 830cv를 발휘하는 V8 트윈터보 엔진에 220cv의 추가출력을 내는 전기모터 3개를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파워트레인으로 이전 모델 대비 50cv 향상된 강력한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사진 출처
    Ferrari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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