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작은 순간에 따듯한 영감을 불어넣는 문구를 탐구하는 브랜드의 이야기.
TROLLSPAPER

그래픽디자이너 최지철과 공간디자이너 원지은이 만든 트롤스페이퍼는 ‘창작의 영감과 도구는 기본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그 신뢰를 바탕으로 집요하게 연구한 종이를 활용해 다이어리, 노트, 메모 패드 등 기록을 위한 제품을 선보인다. 질감과 색뿐 아니라 균등한 품질과 친환경 인증까지 고려해 제조사를 택하고 필기구와의 궁합 실험까지 거친 종이는 손끝에 전해지는 감각부터 탁월하다. 손끝에 오래 머물며 음미하게 되는 ‘좋은 종이’의 저력은 일단 만져봐야 안다. 레터프레스 기법으로
완성한 메시지 카드와 편지지, 직접 조색한 잉크, 실크스크린으로 한장 한장 뽑아낸 북커버 재킷은 안락한 아름다움까지 겸비했다.
ROLLEDPAINT

국내 최초 마스킹테이프 아티스트 채민지 작가에게 마스킹테이프는 ‘극복’의 물건이다. 그가 꼽는 마스킹테이프의
매력은 재점착이다. ‘일단 한번 붙여봐. 마음에 들지 않으면 떼어내면 되니까’라며 실패의 두려움을 개인의 의지만 있으면
언제든 새롭게 시도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워준다. 대표가 자신의 작품에 사용할 마스킹테이프를 수입하고, 원하는 색과
패턴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한 마스킹테이프가 벌써 800종에 달한다. 수채화처럼 번지는 듯한 질감의 내추럴 컬러, 여러 작가와 협업한 시리즈 등 다양한 마스킹테이프는 언제든지 일상의 물건에 색과 패턴을 더해 원하는 분위기로 전환할 수 있다.
KAWI

궂은 날씨에도 남녀노소 행복한 얼굴로 포장지와 카드를 고르던 영국의 풍경은 이진현 대표가 패턴지에 빠진 계기가 됐다. 그는 선물을 전하는 찰나를 더 특별한 기쁨을 만끽하는 순간으로 만들고자 패턴지 34종을 제작했다. 입체적 형태의 카드, 봉투, 태그로 확장된 제품은 선물에 담긴 마음을 풍성하게 한다. 패턴을 디자인할 때는 만인의 취향을 위해 무해하고 다정한 풍경을 자주 상상한다. 패턴지는 포장지로도 이용할 수 있지만, 액자에 넣으면 어엿한 작품이 된다.
BLACKHEART

연필을 향한 ‘흑심’의 애정은 높은 밀도를 자랑한다. 깊은 애정을 기반으로 흑심은 한 사람의 생애를 기록하듯 연필의 탄생부터 특징까지 다층적으로 조명한다. 익숙한 필기구인 만큼 연필은 시대적 배경과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변화해왔다. 매장에서는 경도와 브랜드, 생산 시기와 제조 공정에 따라 미묘하게 다른 필기감을 직접 경험하도록 자유롭게 시필할 수 있고, 종이와 심이 닿을 때 손끝에서 느껴지는 사각거림은 어떤 필기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감각이다.
DOMINANT INDUSTRY

약 50종의 잉크를 만날 수 있는 도미넌트 인더스트리는 잉크를 하나의 창작 도구이자 감정의 언어라고 정의한다. 작품의 분위기와 뉘앙스를 이끄는 색채학의 도미넌트 컬러처럼 잉크의 색, 흘러가는 방향과 속도, 마르는 속도 등 일련의 과정과 함께 기분과 기억, 집중과 휴식 같은 감정적 경험을 선사한다. 기본 잉크를 비롯해 펄이 함유된 글리터 잉크, 자외선에 반응해 색이 변하는 알케미스트 등 기술과 감성이 결합한 잉크 등 각각의 매력이 넘치는 잉크의 세계는 무한하다.
- 포토그래퍼
- 류호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