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Y2K쌀롱④ 차은우 이전 만찢남 원조 강동원의 리즈 시절 소환

2025.09.15김가혜

차은우 전에 강동원이 있었다. 우산 속으로 뛰어들어온 <늑대의 유혹>부터, 여전히 아름다운 강동원.

우산 든 남자, 레전드의 시작

벌써 20년 전 일이다. 강동원이 우산 속으로 뛰어들어와 극장에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던 순간, 꺄아아아악! 21세기 한국 영화사에 입틀막 레전드 등장신을 남긴 ‘강동원의 유혹’, 아니, <늑대의 유혹>이 개봉한 때가 2004년이었다.

2018 네이버 ‘배우왓수다’ 캡처

그런데 여전히 강동원의 등장은 매번 놀라움을 준다. 장준환 감독의 <1987>(2017)을 보던 극장에서, 연희(김태리)를 백골단에서 구해준 선배가 얼굴을 가리고 있던 수건을 내렸을 때, 여기저기서 탄식에 가까운 소리가 흘러나오는 걸 들었다. 이한열 열사 역으로 특별 출연한 강동원이었다.

나쁜 놈이라고? 나 강동원인데!

이명세 감독이 작정하고 강동원으로 영상미를 완성한 <형사 Duelist>(2005). 혹시 그가 맡은 자객의 이름을 기억하는지? ‘슬픈눈’이었다. 고데기 제품명을 묻고 싶을 정도로 찰랑거리던 스트레이트 헤어, 앞머리 커튼이 젖혀질 때 드러나던 촉촉한 눈. 줄거리는 기억 안 날지언정 강동원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모습을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그리고 10년 후, 다시 긴 칼을 꺼내든 <군도: 민란의 시대>(2014). 백성을 구하는 건 의적떼 ‘도치(하정우)’였지만 극악무도한 민중의 적 ‘조윤(강동원)’에게 반하고 앉아 있는 관객이 한둘이 아니었다.

검은 사제복의 귀환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 없지만 분명 겪었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강동원 효과’. 그가 등장하면 머리 위로 꽃잎이 흩날리고, 뒤로 후광이 비치며, 갑자기 슬로우로 보이는가 하면, 심지어 종소리까지 들었다고 주장한다. 제복 입은 남자는 여자의 로망이라지만, 강동원이 완벽한 사제복 핏을 선보인 <검은 사제들>(2015)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꿈꾸게 만들었다. 강동원앓이는 비단 여성 관객들만의 후유증은 아니었다. 반골 기질강한 ‘최사제’가 “남들 다 하는 거 쓰기 싫어서 직접 골랐다” 말한 세례명 ‘아가토’까지 유행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또 10년 뒤, 스핀오프 <검은 수녀들>(2025)의 엔딩에 등장한 강동원은 그때도 옳았고 지금도 옳은 사제복 핏으로 세계관을 연결시켰다.

수감복마저 멋진 유죄인간

사제복이 ‘강동원빨’을 받은 건 선한 영향력이라고 치자. 하지만 수감복마저 멋지게 소화하는 건? <검사외전>(2016)의 ‘치원(강동원)’이 아무리 꽃미남 사기꾼이라지만, 흰 티셔츠에 푸르뎅뎅한 수감복을 입고 교도소 운동장을 런웨이처럼 걷는 건 확실히 유해하다. 경상도 억양이 확실한 캘리포니아 영어를 구사함에도 불구하고 얼굴로 다 커버하는 사기꾼을, 강동원이 아니고 누가 납득시킬 수 있을까? 전말을 다 알아도 믿고 싶지 않은 게 있다면 강동원 얼굴이 나쁜 남자가 아닌 나쁜 놈 몽타주란 사실이다.

강동원이 선물

작품 외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강동원의 팬 서비스라면 런웨이에서 내려온 듯한 패션으로 포토월 앞에 서는 것이다. 최근 디즈니플러스에서 방영 중인 <북극성> 제작발표회에 등장한 모습 역시 화제가 되었는데, 등에 큰 리본이 달린 디올 재킷을 보고 팬들은 ‘강동원이 선물’이라고 칭송했다.

<북극성>에서 강동원은 국적불명의 특수요원 ‘백산호’로 유엔대사 출신 외교관 ‘서문주(전지현)’를 지킨다. 강동원 피셜 전지현과의 “뭘 좀 아는 어른 연애 느낌” 멜로는 첩보물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 드라마는 봐야 하는 강력한 이유가 되었다.

그러니 열심히 일한 당신, 서문주가 되어 백산호의 등에 기대어도 좋다. 그건 20년 넘게 강동원이 등장할 때마다 숨멎 위기를 겪은 팬들의 권리다.

*<Y2K쌀롱>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고, 다시 우리를 설레게 하는 Y2K 스타와 콘텐츠에 관해 씁니다.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