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선수의 건강미와 핫 셀러브리티처럼 우아하고 화려한 매력을 동시에 지닌 팔방미인 주얼리.

 

새해 다짐으로 ‘테니스 멋지게 치기’를 목표로 삼은 ‘테린이’들이라면 지금쯤 나 홀로 스윙 연습이 한창일 테다. 오른팔은 라켓을 휘두르고, 왼팔은 앞으로 쭉 뻗기! 연습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몸이 기억할 때까지 스윙 또 스윙을 거듭하자. 하지만 반복적인 행위는 금세 매너리즘을 부르고, 그만 라켓을 놓고 싶은 마음이 몽실몽실 피어오를 즈음 하늘 위로 치솟은 허전한 팔목에 괜스레 시선이 꽂힌다. 테니스는 PK 폴로 셔츠나 틸던 스웨터, 플리츠 스커트같이 오랜 시간 사랑받는 클래식 아이템을 여럿 거느린 스포츠 종목 아닌가. 여기에 테니스 주얼리도 빠질 수 없지! 

 

테니스 주얼리는 다이아몬드나 젬스톤을 일렬로 배열해 화이트 골드 소재로 정교하게 연결한 디자인을 일컫는데, 본래는 다이아몬드 라인, 인 라인(In-line), 이터니티(Eternity), 재즈(Jazz)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테니스 팔찌’ ‘테니스 목걸이’라는 명칭으로 글로벌 대통합한 장본인은 프로 테니스 선수 크리스 에버트다. 때는 1987년 US 오픈 테니스 선수권 대회. 23세였던 에버트는 당시 미국에선 만인의 연인이자 원조 아이돌로 통했다. 청초한 외모만큼 실력도 좋았고, 1980년대 여자 테니스 종목의 인기는 굉장히 높았기에 그의 경기는 언제나 그랬듯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건의 발단은 코트 위에서 벌어졌다. 경기 도중 에버트가 평소 늘 착용하고 다니던 다이아몬드 브레이슬릿이 빠져 날아갔고, 이를 찾기 위해 잠시 휴식을 요청했다. 어떤 순간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아 ‘얼음의 여제’란 애칭을 가졌던 그가 팔찌를 찾아 헤매는 생소한 광경은 생방송됐고, 팔찌를 찾았을 때는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훗날 “여성으로서, 또 운동선수로서 스스로에게 자신감과 에너지를 선사하는 스타일을 고수하고 싶었다”고 언급한 크리스 에버트에게 그 팔찌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행운의 부적과도 같았다. 

이 같은 해프닝으로 35년이 훌쩍 넘은 오늘날 명망 높은 하이 주얼리 메종에서도 상품을 칭하는 공식 명칭으로 표기할 정도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다이아몬드 스톤 한알 한알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따로 떨어트려 세팅해 부드럽게 휘도록 디자인한 테니스 주얼리는 실제로 봤을 때 더 여리여리하다. 있는 힘껏 라켓을 휘둘러야 하는 프로 테니스 경기에서 착용하기엔 본래부터 무리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은 잠시 접어두기. 크리스 에버트의 팔찌 역시 중간 체인 부분이 끊어진 것이 아니라 잠금장치가 고장 나 풀린 것뿐이다. 튼튼한 테니스 주얼리를 고르기 위해서는 착용했을 때 보이지 않는 부분을 각별히 살펴야 한다. 먼저 피부와 맞닿는 주얼리 안쪽에서 각각의 다이아몬드 볼을 이어주는 체인 부분이 외부의 힘을 받았을 때 힘이 고르게 분산되게끔 전체적으로 두께가 균일해야 한다. 또 테니스 주얼리 대부분이 미적 특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 얇게 튀어나온 부분을 반대쪽 홀에 끼우는 히든 클래스프를 적용하는데, 이를 바깥쪽에서 고정하는 가는 고리가 있으면 더 좋다. ‘테니스 주얼리 디자인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면 갈 길이 멀다. 메종마다 저마다의 DNA를 살린 각기 다른 디자인을 선보이며 체인의 굵기, 다이아몬드의 모양 등에 따라 천차만별로 개성을 자랑하기 때문. 그렇기에 직접 착용하고 취향 따라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늘날에도 테니스 주얼리의 영광은 계속된다. 10대에 US 오픈 우승을 거머진 10번째 선수, 93년생 테니스 선수 슬론 스티븐스는 네크리스와 브레이슬릿은 물론 발목에 테니스 앵클릿까지 차고 코트에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지난해 네 번째 아이를 낳은 덴마크 출신 스타일리스트 페르닐 테이스백은 출산하는 동안에도 테니스 네크리스만은 풀지 않았다. 눈부신 존재감으로 언제 어디서나 소중한 순간을 빛내는 데일리 주얼리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이다. 좀 더 특별한 에디션을 찾는다면 테니스 주얼리의 뿌리 크리스 에버트가 주얼리 디자이너이자 포토그래퍼 모니카 리치 코산(Monica Rich Kosann)의 힘을 빌려 선보인 테니스 팔찌를 구경해보길. 구글의 2023 연말 보고서에 따르면, 실험실에서 자란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테니스 네크리스 검색량이 일 년 동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니 지속 가능한 의미를 담은 스타일로 골라봐도 좋겠다. 선택의 폭이 무궁무진한 테니스 주얼리와 함께 멋진 스윙을 펼칠 내일을 기대하며 테니스 러버들이여 건강하고 우아하게 기분을 전환해보면 어떨지. 

 

봄을 담은 스테디셀러

꽃과 나비가 모여드는 계절을 담은 테니스 주얼리로 탐스럽고 따뜻한 기운을 누려보자.
1 영원의 도시 로마의 대리석 사이사이에서 피어나는 4개의 꽃잎을 지닌 생명체에서 영감을 받은 불가리 ‘피오레버’ 브레이슬릿.
2 플래티넘 소재에 페어 컷, 마르퀴즈 컷, 라운드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를 아우르는 여러 형태의 스톤을 세팅한 티파니 ‘빅토리아 클러스터’ 테니스 네크리스를 추천한다. 꽃봉오리처럼 풍성한 볼륨감이 손목을 환하게 밝혀줄 것이다. 

 

모던한 스타일의 소유자에게

구조적인 조형미를 부각한 스타일을 추천한다.
3 황실의 상징, 꿀벌을 모티프로 정육각형 허니콤 피스 48개 각각에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쇼메 ‘비 마이 러브’ 테니스 브레이슬릿.
4 역동적인 에너지를 선사할 다미아니 ‘벨 에포크 릴’ 브레이슬릿.
5 직사각형 에메랄드 컷 락 크리스털 클래스프를 장식한 부쉐론 ‘리비에르 방돔’ 브레이슬릿. 역사적인 방돔 광장을 상기시키는 기둥 모티프를 새겨 특별함을 더한다.

 

매일매일 사랑스럽게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 리처드 기어가 줄리아 로버츠에게 하트 모양의 네크리스를 선물하는 장면을 잊을 수 없다. 하트 컷 다이아몬드로 충만한 사랑을 되새기면 어떨까.
6 발랄하고 강렬한 매력을 연출하고 싶다면 18K 화이트 골드에 하트 컷 다이아몬드 33개와 레드 루비 1개를 세팅한 프레드 ‘프리티 우먼 이터널 러브’ 브레이슬릿.
7 좀 더 우아한 자태를 원한다면 감각적인 곡선이 끝없이 이어지는 그라프 ‘하트 쉐이프 다이아몬드’ 브레이슬릿을 골라보길.

 

네크라인과 손목이 슬림해 보이고 싶다면?

길쭉하고 날카로운 타원형 다이아몬드 스톤을 눈여겨보라. 20년간 퐁파두르 부인의 매력에 사로잡힌 프랑스 국왕 루이 15세가 특별 주문한 ‘마르퀴즈’ 컷 다이아몬드는 끝이 뾰족하고 밑부분이 둥근 눈물 방울 형태를 띠고 있다.
8 피아제의 ‘트레져’ 네크리스는 18K 화이트 골드 소재에 마르퀴즈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착용자의 네크라인을 더욱 길고 가늘어 보이게 하여 미적 매력을 더해준다.

 

개성 만점 스타일로 유니크하게!

‘주얼리 디자인은 고상하다’는 편견은 그만.
9 식충식물에서 영감받아 과감한 스타일을 완성한 타사키 ‘데인저 다이아몬드’ 브레이슬릿은 어떨까? 우아한 드레스 룩에는 반전을, 터프한 모터사이클 룩 또한 멋지게 어우른다. 화이트 골드의 뾰족한 송곳니 모양 스터드를 각각의 다이아몬드마다 배치해 빛을 최대한 포착하도록 연출했다. 젠더리스한 매력을 선사하는 테니스 주얼리로 위험한 매력과 카리스마를 분출하길.

 

실험실에서 탄생한 테니스 브레이슬릿

자연에서 채굴한 다이아몬드와 화학적·물리적·광학적 속성에서 100% 동일한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로 의미를 더해보길.
10 국제보석학연구소(IGI)에서 인증받은  스와로브스키의 ‘갤럭시’ 테니스 브레이슬릿을 소개한다.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아름다움을 찾는 과정에서 ‘가짜’와 ‘진짜’가 아닌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따지는 건 취향의 문제! 환경과 윤리를 생각하며, 가성비를 위한다면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주얼리가 좋은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