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스마트폰을 보는 것뿐인데 물리적 노화, 광노화, 열노화를 다 유발한다고? 스마트폰으로 인한 피부 노화의 진실과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

 

스마트폰 페이스

요즘 나의 유일한 오락은 아기를 재우고 넷플릭스 드라마 한 편을 보는 것이다. 그마저도 혹시나 아기에게 전자파가 닿을까 걱정되어 최대한 침대 구석으로 자리를 잡고 몸을 한껏 구긴 채로 말이다. 어젯밤에도 그랬다. 그러다 문득 ‘아 이러다 더 늙겠는데?’라는 생각이 스쳤다. 휴대폰을 보는 내내 고개를 숙이고 턱을 당기니 피부 처짐이 심해질 것 같았다. 여기에 수면 부족으로 인한 푸석함까지. 돌이켜보면 일상 중 꽤 많은 시간, 내 시선은 저 아래 스마트폰을 향해 있었다. 심지어 걸을 때도 스마트폰을 보곤 한다. 주변 동료들을 살펴봐도 나와 비슷하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그렇지 않을까? 거묵복, 안구건조증, 손목터널증후군 등의 스마트폰 중독으로 인한 부작용, 즉 ‘스마트폰 증후군’은 이미 스스로의 경험으로, 또 수많은 관련 기사를 통해 알고 있을 터. 덕분에 ‘스마트폰 페이스’라는 단어까지 만들어졌다. 스마트폰 페이스는 스마트폰 사용으로 나이에 비해 피부 탄력이 현저히 떨어진 얼굴을 말한다. 이는 스마트폰을 보는 자세가 주원인. 스마트폰을 보기 위해 고개를 앞으로 숙이면 목 근육이 짧아지고 안면에 가해지는 중력이 증가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최근 스마트폰 페이스의 구체적인 영향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고개를 약 33~45도 숙인 자세를 ‘폰페이스 자세’라 칭하고, 이 자세에서의 피부 변화를 연구한 것. 연구 결과, 바로 선 자세에 비해 폰페이스 자세의 피부 처짐은 중력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위뺨 > 아래뺨 > 턱선 > 아래턱으로 갈수록 피부 처짐이 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지지해주는 골격층이 없는 광대 아래 부위 피부는 자세 변화에 따른 중력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는 폰페이스 자세에서 뺨이 앞쪽으로 처지게 되면 뺨의 세로 주름(팔자주름, 마리오네트 주름) 생성을 앞당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아래 뺨의 피부 처짐에 대한 연구 결과가 충격적이다. 20~30대의 폰페이스 자세에서의 피부 처짐 정도는 50대 이상 고연령대의 바르게 선 자세의 피부 처짐 정도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것! 즉 나는 비록 30대일지라도 폰페이스 자세를 오래 유지한다면 50대 이상이 체감하는 수준의 노화를 겪을 수 있다는 거다. 엄마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좋지만, 똑같이 처진 피부 이야기로 모녀 사이가 돈독해지길 바라는 이는 없다. “턱을 좀 더 많이 당긴 자세로 스마트폰을 보면 목주름이 더 짙어질 수 있어요.” SR 클리닉 윤수정 원장은 폰페이스 자세는 목 피부의 노화도 심화시킨다고 말한다. 얼굴 필라테스 G의 황지희 대표 역시 폰페이스 자세는 목에 가장 큰 무리를 준다고 설명했다. “고개를 숙이고 목덜미를 만져보세요. 굉장히 단단해져 있을 거예요. 이렇게 목이 뭉치게 되면 부교감 신경을 누르게 되고, 그렇게 되면 몸이 ‘휴식을 위한 모드’로 돌아가지 않아요. 이는 곧 우리 몸의 전반적인 컨디션 저하와 노화를 부르게 되는 거죠.”

 

아, 블루라이트도 있었지

그럼 스마트폰을 보는 자세만 고치면 되지 않냐고? 슬프지만 복병은 더 있다. 자세 다음으로 피부에 악영향을 주는 건 바로 블루라이트다. “블루라이트는 자외선 UVA처럼 피부 속 멜라닌 색소 세포를 자극해 색소 침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그 강도가 워낙 약해 실질적으로 피부에는 아주 미미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죠.” 블루라이트를 피부의 적으로 규정하기엔 이를 수도 있다는 와인피부과 김홍석 대표원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블루라이트를 조심해야 함은 분명하다. 아모레퍼시픽 박준환 연구원은 블루라이트가 피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논문으로 증명한 바 있다. 논문에 의하면 블루라이트는 피부 밝기, 수분량, 투명도, 탄력을 감소시키고, 붉은 기와 노란 기, 멜라닌 색소, 홍반의 양은 증가시킨다고 한다. 한마디로 ‘피부 노화’다. 또한 블루라이트의 양이 적다고 할지라도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그 영향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을 것. “자외선은 대부분 태양광에만 존재하기에 야외 활동을 해야만 노출됩니다. 하지만 블루라이트는 실내 어디에나 존재하죠. 스마트폰뿐 아니라 LED 조명, 형광등, PC 모니터, TV 등에서요. 모든 불을 끄고 잠들기 직전까지 노출되는 거죠.” 박준환 연구원의 설명이다. 집콕과 개인 생활이 늘어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면, 지금은 자외선보다 블루라이트가 더 위험할지도 모른다. 모니터 앞에서 온종일 일하는 경우엔 노출량으로는 자외선을 몇 배나 넘어서니 가장 조심해야 할 노화 요소라 해도 무리가 아니다. 또, 블루라이트는 피부에 간접적인 악영향도 준다. 다름 아닌 수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 망막이 블루라이트에 자극받으면 뇌는 ‘지금은 아침이야’라고 판단하고 수면을 관장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줄이고, 각성 상태에 돌입한다. “잠에 들지 못하거나 수면의 질이 저하되면 단기적으로 피부 수분은 감소하고 유분은 증가해 수분 부족형 지성 피부로 바뀌게 됩니다.” 박준환 연구원은 블루라이트가 노화뿐 아니라 데일리 스킨케어도 더욱 까다롭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열노화&위생이슈

휴대폰은 기본적으로 귀에 대고 통화를 하기 위한 물건이다. 이 행동 역시 피부를 괴롭게 한다. “휴대폰이 닿는 얼굴 오른쪽에 자꾸 트러블이 생겨요. 요즘 통화를 오래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장거리 연애 중인 후배가 피부 고민을 털어놨다. 정말 휴대폰 사용이 트러블을 유발할 수도 있을까? 와인피부과 김홍석 대표원장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말한다. “1시간이 넘는 통화 후 피부 온도를 측정했을 때 40℃까지 올라가는 걸 확인할 수 있어요. 스마트폰의 열에너지 때문이죠. 이렇게 피부 온도가 높아지면 건조함과 트러블 노화를 유발하게 됩니다. 또, 스마트폰의 위생도 트러블의 원인이 되죠.” 실제로 스마트폰의 세균 오염 정도는 화장실 변기보다 10배 정도 심각하다고 한다. 이렇게 세균의 온상인 스마트폰이 얼굴에 닿으면 피부의 메이크업과 유분, 먼지 등까지 뒤섞이고 이 행동이 반복된다면? 트러블이 생기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일지도.

 

SOLUTIONS FOR SMARTPHONE FACE 

1 자세 교정과 관리만이 살길
휴대폰을 볼 때는 고개를 내리기보단 조금이라도 스마트폰을 위로 드는 습관을 들이자. 힘은 좀 들 수 있지만, 턱이 늘어지는 것보다야 낫지 않겠는가. 하지만 간단한 조작이 아닌 집중해야 하거나 영상 또는 긴 텍스트를 읽어야 할 때엔 폰페이스 자세를 피하기 힘들 것. 이로 인한 피부 처짐은 휴대폰 사용 직후 목을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 동작과 피부 탄력을 올려주는 화장품이나 리프팅 시술, 얼굴 근육 운동으로 완화할 수 있다.

2 얼굴도 운동이 필요해
근력 운동이 몸매를 탄탄하게 만들 듯 얼굴의 근육을 운동시키면 피부 처짐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얼굴을 움직이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스스로 속 근육까지 움직이기 어려운 부위이기에 수기로,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 페이셜 필라테스란 이런 외부 자극을 통한 얼굴 운동이다. 얼굴 필라테스 바이 G의 황지희 대표는 숍에서 페이셜 필라테스 관리를 받는 것도 좋지만, 셀프 마사지로도 어느 정도 그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폰페이스 자세에 대항할 수 있는 얼굴 속근육을 다잡는 동작은 작은 공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 너무 말랑거리지도 딱딱하지도 않은, 문구점에서 살 수 있는 스티로폼 볼 정도의 단단함이 적당하다. 볼을 얼굴에 대고 지그시 그리고 살살 굴려주는 것인데, 이때의 타깃은 양 볼의 정중앙에서 1cm 정도 아래 광대뼈가 끝나는 지점과 입술 끝에서 수직으로 내렸을 때 턱과 만나는 지점이다.

3 깔끔 좀 떨어봅시다
열과 위생의 문제는 통화할 때 피부에 최대한 덜 밀착시켜 사용하거나, 스마트폰 전용 살균 소독기나 알코올 스왑을 사용해 자주 세척, 소독해주는 것으로 간단히 해결된다. 또 블루라이트는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이나 액정 필름 같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최소 잠들기 1시간 전에는 생체 리듬 밸런스 유지를 위해 휴대폰 사용 즉,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는 일 자체를 피할 것을 권한다.

4 스마트폰 페이스를 위한 화장품과 시술
주름 개선과 피부 탄력을 위한 성분으로는 레티놀만 한 것이 없다. 화장품 브랜드에서 새로운 안티에이징 성분을 개발할 때마다 비교 대조군으로 사용하는 것이 레티놀이다. 사실 레티놀은 노화뿐 아니라 전반적인 피부 개선을 위한 솔루션으로 언급되어왔다. 문제는 안정화가 어렵고 잘못된 사용법으로 부작용이 생기기 쉬운, 다루기 매우 까다로운 성분이라는 것. 특히 한국인의 피부는 히스패닉이나 코카시안 인종보다 레티놀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제품을 선택하거나 사용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 라네즈에서 선보인 얼굴 전체에 사용하는 레티놀 크림은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에서 발표한 폰페이스 자세 관련 논문을 베이스로 개발된 제품이다. 레티놀의 최적의 함량을 찾아 자극은 줄이고 효능을 높인 제품으로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 이 밖에 레티놀의 구조를 변환시킨 레티날 역시 늘어진 피부 탄력을 올리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꽤 진행된 피부 처짐이나 탄력 저하에는 화장품의 힘만으로는 역부족. 강력한 시술의 힘이 필요하다. “리프팅 시술 중에서도 집속형 초음파 에너지를 활용한 시술이 효과적입니다. 점이 아닌 선으로 피부에 빈틈없이 에너지를 전달해 조직을 응고시켜 피부를 수축시키는 원리죠.” 와인피부과 김홍석 대표원장의 설명이다. 한편, 블루라이트 차단을 위한 성분으로 나이아신아마이드가 있다. 블루라이트 차단과 함께 색소 개선에도 도움을 주기에 브라이트닝 제품의 주요 성분이 되곤 한다.

 

폰페이스 자세 후 스트레칭법

단축되고 긴장되었던 목 근육을 즉시 풀어주는 방법이다. 스트레칭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준점이다. 명치 위 양쪽 쇄골의 시작점을 양손으로 누르고 고개를 뒤로 젖힌다. 이때 아랫 입술을 하늘로 삐쭉 올린다. 보기엔 우스울지라도 확실하게 앞 목 근육을 늘릴 수 있는 방법. 이와 같은 방법으로 양쪽 사선으로도 진행한다. 어깨뼈와 쇄골이 만나는 움푹 들어간 부위를 두 손으로 누르고 시선은 사선 위 천장을 바라보도록 한다. 이때 아랫입술도 시선과 같은 방향을 유지한다. 마지막으로 양 손바닥을 뒤통수에 대고 고개를 아래로 푹 숙이고 시선은 배꼽을 향한다. 폰페이스 자세를 피할 수 없다면 이런 스트레칭을 습관화하는 것이 원활한 림프 순환과 피부 탄력 저하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

 

PRODUCTS FOR SMARTPHONE FACE

주름 개선
1 라네즈의 퍼펙트 리뉴 유스 레티놀 프로
95% 고순도 레티놀 성분이 모공부터 주름, 피부 탄력 개선까지 돕는다. 고기능성 레티놀 크림임에도 촉촉한 제형이라 얼굴 전체에 펴 바르기 좋다. 30ml 7만5천원.

강력 보습
2 프레쉬의 로즈 딥 하이드레이션 페이스 크림
다마스크 로즈 추출물과 히알루론산의 조합으로 진하고 깊은 보습 효과를 전한다. 저하된 피부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50ml 5만9천원.

블루라이트 차단
3 시슬리의 시슬리유스 안티 폴루션 블루라이트 쉴드

유기농 질코 빌로바 잎 추출물이 블루라이트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비타민E 유도체가 피부 본연의 방어력을 강화해주는 모이스처라이저. 40ml 22만원.

주름 개선 
4 엘리자베스 아덴의 레티놀 세라마이드 캡슐 라인 이레이징 나이트 세럼
주름 개선 효과를 주는 레티놀에 피부 장벽을 강화하는 세라마이드 성분을 더했다. 피부 탄력 개선과 더불어 피부결까지 케어한다. 60캡슐 12만6천원.

쿨링 &진정
5 프리메라의 알파인 베리 워터리 수딩 젤 크림
피토스테롤을 담은 화이트 캡슐이 피부에 진정 효과를 전하고, 투명한 젤 텍스처가 바르는 즉시 피부 온도를 낮춰준다. 50ml 3만9천원대.

블루라이트 차단
6 디오디너리의 100% 나이아신아마이드 파우더
오로지 나이아신아마이드 성분만 들어 있는 제품이다. 충돌하는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은 수분 베이스의 다른 제품과 섞어서 사용할 수 있다. 20g 5천8백원.

얼굴 운동
7 스킨랩앨의 페이셜 필라테스 볼
마사지에 활용하는 소도구. 효과적인 얼굴 속근육 이완과 수축을 돕는다. 가격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