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도 아닌데 때아닌 쿨링 스킨케어 아이템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왜 뷰티 브랜드들은 현대인들의 피부 온도를 다스리는 데 주목하는가? <얼루어>가 뷰티 브랜드에 직접 물어보았다.

 

#1 중독적인 쿨링 화장품과의 첫 만남

아무 생각 없이 아침 샤워 시간에 최근 론칭한 ‘런드리유’ 클렌저를 얼굴에 바르고는 잠이 번쩍 깨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얼굴을 가글로 세안한 기분이랄까? 제품을 잘못 사용한 건 아닌지 재빠르게 세안을 마치고 제품 소개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페이스 가글’ 콘셉트의 제품이라는 설명을 읽으니 상쾌한 사용감이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쿨링감이 피부에 자극을 주는 것은 아닐까? 궁금증을 안고 브랜드의 홍보 담당자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Q 싸한 느낌이 들 만큼 강력한 쿨링 효과가 피부에 꽤 자극적으로 느껴졌어요. 피부에 괜찮은가요?
A 유해 등급 성분이나 인공색소, 인공향료를 일절 넣지 않았어요. 쿨링 원료도 단가가 비싸더라도 천연 유래 성분을 사용했죠. 일반적으로 화장품에 사용되는 쿨링 성분은 안전할 만큼의 양만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낮습니다. 하지만 연약한 피부의 경우 쿨링감만으로도 자극을 느낄 수 있어요. 때문에 사용하기 전에 팔 안쪽 피부 등에 도포해보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저자극 테스트도 완료했다고 하니, 안심하고 다음 날 다시 한번 사용해보았다. 마스크로 인해 자꾸 트러블이 생기던 차, 미세먼지까지 말끔하게 씻어주는 세정력에 항균 기능까지 갖췄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자꾸 사용하다 보니 시원한 느낌이 중독적이기까지 했다. 쿨링 화장품은 왠지 여름에만 써야 할 것 같았는데, 아침마다 사용하니 개운한 느낌이 들어 만족스러웠다.

#2 일년 내내 쿨링, 쿨링 전문 브랜드 

아예 쿨링 화장품만 전문적으로 출시하는 뷰티 브랜드도 있다는 사실. ‘멘톨로지’는 자극이 없는 쿨링 케어만 3년 동안 연구한 끝에 론칭한 브랜드로, ‘슈퍼쿨 마스크팩’을 시작으로 ‘슈퍼쿨 로션’, ‘슈퍼쿨 클렌징폼’까지 3가지 제품군을 소개하고 있다. 보통 쿨링은 여름철에나 반짝 쓰는 아이템인데, 이를 일년 내내 표방하는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 멘톨로지의 박준경 대표에게 물어보았다.

Q 쿨링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A 제가 쿨링 화장품 마니아거든요. 학창시절 피부 트러블로 고생했는데 그때 피부과에서 처방받은 제품이 쿨링 세안제였어요. 시원한 사용감이 좋아서 그때부터 시중의 쿨링 화장품은 웬만큼 사용해본 것 같아요. 하지만 자극적인 제품도 분명 있었어요. 저부터가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죠. 그래서 집중한 것이 ‘자극 없는 쿨링감’을 구현해내는 것이었습니다.

Q 호불호도 있고, 시즌성이 강한 쿨링 제품만으로 브랜드를 구성하는 것이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아요.
A 실제로 제조사에서 쿨링 제품으로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에 반대했어요. 하지만 저는 쿨링 제품이 시즌성 제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장 먼저 어떤 말을 하지요? 바로 ‘열받는다’입니다. 현대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스트레스는 피부 열을 자극하는 주된 요인입니다. 쿨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부분을 알리고자 피부 열에 집중한 쿨링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습니다.

박준경 대표는 과거 식품 마케터였던 경험을 살려 식품에 사용되는 성분을 조합해 쿨링이 주는 자극을 최소화했다고. 그의 조언에 따라 마감 때 오래도록 컴퓨터 앞에서 원고를 쓰다 부쩍 피부가 ‘열받은’ 것이 느껴져 쿨링 마스크 팩을 얼굴에 붙여보았다. 살살 부채질을 했더니 더욱 시원한 느낌이 몰려오며 붉어진 얼굴이 진정되는 것은 물론, 머릿속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3 여름도 아닌데 때아닌 쿨링 케어 붐 

이렇게 쿨링 화장품의 매력에 눈을 뜨던 중, 최근 출시한 신제품들 중 꽤 많은 제품이 쿨링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이 눈에 띄었다. 여름도 아닌데 갑자기 쿨링 뷰티 아이템이 쏟아져 나온 이유가 무엇일까?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장기 착용이 피부에 문제를 야기할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때문에 브랜드의 베스트셀링 아이템인 ‘알파인 베리 워터리 크림’을 리뉴얼할 때 마스크로 인해 예민해진 피부를 진정시키는 쿨링 처방에 특별히 신경을 썼죠.” – 이다정(프리메라의 제품 개발팀 팀장) 

“지구온난화가 현재 속도로 지속된다면 2030년과 2052년 사이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과 비교해 1.5℃가량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온 상승으로 우리 몸에 가장 직격탄을 맞는 부위는 바로 ‘피부’입니다. 피부 온도가 37℃ 이상으로 올라가면 안면홍조와 피지 과다, 피부 장벽 손상 등 다양한 피부 고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앞으로 피부온난화도 더욱 이슈화될 거예요.” – 권서연(네오팜 BC팀 매니저) 

“실내 냉난방으로 인한 온도차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전자파 또한 피부 온도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 백지혜(헉슬리 마케팅팀 대리) 

즉 현대인이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와 지구온난화, 다양한 전자기기에의 과도한 노출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에 최근 들어 마스크까지 일상화되면서 피부의 온도는 급격하게 컨트롤 기능을 잃게 된 것. 이렇게 피부 온도가 올라가면 피부를 보호하는 피부 장벽이 무너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다양한 피부 트러블을 야기하게 된다. 이로 인해 모공도 넓어지고 피지 분비도 활발해진다. 여기에 피부 속 수분은 반대로 더욱 빠르게 증발해 건조한 상태가 지속된다는 사실. 이는 피부 탄력을 떨어트리며 노화를 가속화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어 다양한 뷰티 브랜드에서 현대인의 피부 온도를 다스리는 데 주목하게 된 것이다.

#4 쿨링 화장품 사용 노하우 

피부가 좋아하는 온도는 31℃. 이를 유지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본 쿨링 뷰티 마니아들의 다양한 꿀팁.

“쿨링 제품을 처음 사용할 땐 연약한 눈가나 입가를 피한 부위부터 발라보세요.” – 서혜원(<얼루어> 뷰티&콘텐츠 디렉터)

“좀 더 쿨링감을 느끼려면 제품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사용하면 좋아요.” – 진명철(오휘 ABM) 

“눈이 붓고 피곤할 때, 냉장 보관한 수딩 젤이 유용하답니다. 화장솜에 묻혀 눈두덩에 올리면 훌륭한 아이 팩이 되어줄 거예요.” – 권서연(네오팜 BC팀 매니저) 

“알로에 젤에 라벤더 오일을 블렌딩한 다음 얼려보세요. 운동 후 이걸로 보디 마사지를 하면, 쿨링은 물론 심신 안정에도 도움이 된답니다.” – 류누리(아로마티카의 마케팅팀 매니저) 

“족욕을 할 때 물에 ‘페퍼민트 퓨어 캐스틸 솝’을 풀어서 사용해보세요. 하루 동안 지친 발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 오민지(닥터 브로너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과장) 

“페퍼민트나, 멘톨 등 쿨링 성분이 들어 있지 않으면서도 쿨링 효과를 낼 수 있는 제품들이 있어요. 여전히 쿨링 제품이 자극적이라고 느껴진다면 이러한 쿨링 성분이 들어 있지 않으면서도 촉촉한 수분감이 느껴지는 젤 타입의 제품을 냉장실에 넣어놓고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피부 온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 서혜원(<얼루어> 뷰티&콘텐츠 디렉터)

쓰면 쓸수록 그 매력에 중독되는 쿨링 아이템. 다양한 쿨링 화장품을 잘 활용해서 현대인의 과제인 피부 온도 다스리기에 성공해보길!

 

쿨링 마사지를 돕는 피몽쉐의 ‘더마쿨러’. 149g 3만3천원.

 

자극 없이 기분좋은 쿨링감을 선사하는 멘톨로지의 ‘슈퍼쿨 로션’. 100m 2만5천원.

 

자외선에 달아오른 피부를 진정시키는 더페이스샵의 ‘내추럴 선 에코 슈퍼 아쿠아 선크림 SPF50+/PA+++’. 50ml 1만5천원.

 

냉장 보관 후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인 겐조키의 ‘바이탈-아이스 크림’. 50ml 8만원대.

 

런드리유의 ‘클린 페이스 가글 젤 투 폼 클렌저 스트롱’. 160g 3만8천원.

 

편안한 사용감의 프리메라의 ‘알파인 베리 수딩 젤 크림’. 50ml 3만9천원대.

 

시에로코스메틱의 ‘웨이크업 토너 패드’. 60매 2만4천원.

 

촉촉한 사용감의 리얼베리어의 ‘아쿠아 수딩 젤 크림’. 50ml 3만원.  

 

닥터 브로너스의 ‘페퍼민트 퓨어 캐스틸 솝’. 475ml 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