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보습이 필요할 때
어떤 성분을 함유한 수분크림을 쓰고 있는가? 크림을 여러 번 발라도 금세 피부가 땅긴다면 새롭고 강력한 보습 성분이 필요하다는 반증이다. 보습이 절실한 계절, 지금 뷰티 업계에서 떠오르는 보습 성분에 대해 알아봤다.
생소한 보습 성분을 만나다
매달 신제품 기사를 작성하다 보면 스킨케어 성분에도 트렌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완연한 가을로 들어선 만큼 유난히 ‘보습’에 초점을 맞춘 제품 출시가 많았던 지난달. 그 중 전에는 보이지 않던 성분 몇 가지가 눈에 띄었다. 피토스핑고신, 피토알렉신, 글리세릴글루코사이드가 바로 그것. 익숙한 보습 성분인 히알루론산, 세라마이드, 우레아, 판테놀 등과는 어떻게 다르며, 어떤 피부에 사용하면 좋을까?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세라마이드의 어머니, ‘피토스핑고신’
피토스핑고신을 설명하려면 일단 세라마이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화장품에 대해 좀 안다는 사람들이면 ‘피부 구성 물질인 세라마이드를 함유해 피부 장벽을 건강하게 가꾼다’라는 설명을 본 적이 있을 거다. 세라마이드는 피부 각질층을 구성하는 표피 지질의 주요 성분이다. 원래 피부에 존재하는 물질과 같은 성분을 화장품을 통해 피부에 바르면 장벽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기에, 흔히 보습&진정 크림에 세라마이드 성분을 넣는 것이다. 스핑고신은 이런 세라마이드를 이루는 성분 중 하나이고, 스핑고신 중 식물에서 추출한 것을 피토스핑고신이라 한다. 세라마이드보다 더 작은 단위인 것 말고는 특별한 것이 없을 거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세라마이드보다 한 단계 진보한 작용을 한다. “세라마이드가 포함된 화장품을 바른다고 해서 반드시 피부 장벽이 회복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포 간 지질은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의 3 종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하나만 혹은 두 가지 종만 혼합해 피부에 도포하면 장벽 회복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고, 3종 모두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 바른 경우에만 장벽 회복이 촉진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반면 세라마이드의 합성을 유도하는 스핑고신은 세라마이드 자체의 합성을 유도할 수 있죠. 더 확실하고 빠른 피부 장벽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거예요.” 와인피부과성형외과 김홍석 원장의 설명이다. 피토스핑고신은 이 밖에 항염, UV 자극에 대한 피부 진정, 미생물 항균 작용도 있어 차세대 보습 성분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카보다 똑똑한 ‘피토알렉신’
식물은 갖가지 바이러스와 세균 그리고 외부의 스트레스 요인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항생 물질을 만들어낸다. 피토알렉신은 바로 이 물질 중 하나. 일상적으로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한 생장과 발달 저하를 극복하기 위한 2차 대사 물질로 식물의 면역 시스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포도의 레스베라트롤, 고추의 캡시디올, 귀리의 아베난트리마드A 등이 있으며, 화장품으로 활용 시 항노화와 항염 효과가 있다. 아모레퍼시픽 연구진은 최근 피토알렉신이 센텔라 아시아티카나 마데카소사이드보다 장벽 강화 효능이 강력하다는 연구 결과를 얻어, 피토알렉신을 활용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시카 성분이 피부 손상 회복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면, 피토알렉신은 피부 재생과 진정, 항산화에 보습 효과까지 나타낸다고. 한편 와인피부과성형외과 김홍석 원장은 피토알렉신이 요즘 많은 사람이 겪고 있는 마스크 트러블과 성인 여드름 등 문제성 피부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인 성분임은 맞지만, 선천적으로 아주 예민한 피부에는 자극적일 수 있다고 말하며, 처음엔 소량씩 사용해 자극을 최소화하고 그 양을 차츰 늘려갈 것을 권했다.
표피 프리패스, ‘글리세릴글루코사이드’
피부의 수분 길을 연다? 진짜 길이 나 있으면 보습이 참 쉽겠다고 생각만 했는데, 실제로 수분 길이란 것이 존재했다! 보습 성분이 표피를 지나 진피층으로 빠르게 들어가는 구멍, 즉 보습 하이패스를 발견한 것. 이름은 아쿠아포린. ‘Aqua, Pore, Protein’의 합성어로, 이를 발견한 사람이 노벨상을 수상하며 이 통로를 활성화하는 성분도 주목받게 되었다. 모든 보습 성분이 이 구멍을 통해 진피층에 닿으면 좋겠지만 그렇진 않다. 대표적인 친아쿠아포린 성분으로는 글리세릴글루코사이드가 있다. 사막의 식물에서 주로 발견되며, 매우 건조한 환경에서도 수분과 활력을 유지하는 성질이 있고 아쿠아포린을 새롭게 생성, 활성화한다는 사실이 논문을 통해 밝혀졌다. 앞으로 글리세릴글루코사이드 말고도 아쿠아포린을 활용할 수 있는 더욱 효과적인 성분이 나오길 기대해봐도 좋겠다.
BETTER MOISTURIZING SOLUTION
피부 자체 보습력을 기르고 싶다면
보습 크림을 여러 번 덧발라도 피부 건조함이 가시지 않는다면, 피부가 스스로 보습 인자를 생성할 수 있게 돕는 피토스핑고신을 함유한 화장품을 추천한다.
마이스킨솔루스의 세라피움™ 모이스트 온 크림
피토스핑고신과 세라마이드에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더해 완성한 세라피움™ 성분을 담았다. 국내 유일의 세라마이드와 피토스핑고신 제조업체에서 만든 뷰티 브랜드 제품이라 더 믿음이 간다. 50ml 3만8천원.
라이크와이즈의 크림 & 크림
속보습과 겉보습을 한 번에 해소해주는 이중 보습 효과가 있다. 피토스핑고신과 MTD-히알루론산, 돌콩단백질 등을 함유했으며, 생크림처럼 폭신한 제형이다. 50ml 3만6천원.
갑작스럽게 민감해진 피부엔
아토피나 홍조가 있는 선천적으로 예민한 피부와 미세먼지와 히터 사용 등의 외부 요인으로 예민해진 후천적 민감성 피부의 솔루션은 달라야 한다. 최근 피부가 예민해졌다면 피토알렉신을 주목해보길.
라네즈의 피토알렉신 수분 진정 앰플
피부 손상과 진정, 보습에 모두 효과적인 피토알렉신과 5중 히알루론산, 강력한 보습 성분인 판테놀을 배합한 앰플.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10 가지 성분을 배제한 약산성 저자극 포뮬러다. 50ml 3만5천원대.
급속 수분 충전이 필요할 때
칼바람에 오랜 시간 노출되었거나 모태 건성 & 민감 피부라면 아쿠아포린 채널을 활용한 수분크림을 사용해보자.
유세린의 아쿠아포린 액티브 포 드라이 스킨
피부 물길을 활짝 여는 글리세릴글루코사이드 성분이 빠르고 효과적인 보습과 수분 증발을 막는다. 세럼을 따로 바르지 않아도 충분한 영양을 느낄 수 있을 것. 50ml 3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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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이정혜
- 포토그래퍼
- JUNG WON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