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의 계절이 돌아왔다. 오일 시장이 커지면서 페이스 오일뿐 아니라 오일 세럼, 오일 크림, 오일 클렌저 등으로 오일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갈수록 종류도, 효능도 다양해지는 오일 화장품, 어떻게 고르고, 쓸까?
이제 보습만을 위해 오일을 선택하던 시기는 지났다. 오일이 가을철과 겨울철 스킨케어 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얼굴에 바르는 오일 제품은 페이스 오일이 전부였지만, 요즘은 오일 미스트, 오일 토너, 오일 세럼, 오일 크림, 오일 클렌저 등 오일을 함유한 스킨케어 제품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이달만 하더라도 달팡은 미세한 캡슐 안에 에센셜 오일을 담은 오일 세럼을 출시했고, 바이오더마는 코코넛 오일과 해바라기씨 오일을 담아 보습기능을 강화한 클렌저를 선보였다. “페이스 오일이 시장에 첫선을 보였던 초창기에는 묵직한 제형과 고농축 영양을 내세운 제품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러다가 점차 세럼처럼 가벼운 드라이 오일 제품이 시장을 선점하기 시작했죠. 최근에는 오일의 효능은 그대로 활용하되 토너나 세럼, 크림, 클렌저등 새로운 제형으로 변화를 시도한 오일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어요.” 아로마티카 마케팅팀 신유정 매니저의 설명이다. “보습과 영양공급, 피부결 개선 등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던 오일의 기능이 미백이나 피부 재생, 탄력 강화, 트러블 개선 등으로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예요.” 달팡 홍보팀 신혜정 차장의 말이다. 오일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오일 제품이 대중화되면서 브랜드마다 제품을 차별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오일 성분을 발굴하고 제품에 도입하고 있다. 그에 따라 세럼이나 크림처럼 본인의 피부 타입과 피부 고민에 따라 오일도 골라 쓰는 시대가 열렸다. 오일도 그 종류에 따라 효과가 천차만별이므로 본인에게 맞는 오일 제품을 고르려면 대표적인 오일 성분들의 효능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오일 고르기
오일은 크게 에센셜 오일과 베이스 오일로 나뉜다. 에센셜 오일은 식물의 꽃과 잎, 나무껍질, 뿌리, 열매로부터 추출한 휘발성이 강한 고농축 원액을 뜻한다. 식물 고유의 향과 자연 치유 효과가 있는 생화학적 성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입자가 매우 작아 피부 깊숙이 빠르게 침투해 그만큼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베이스 오일은 주로 식물의 씨앗이나 열매에서 추출하는데, 에센셜 오일에 비해 입자가 큰 편이다. 에센셜 오일과 섞어 사용할 경우 에센셜 오일의 유효 성분을 피부에 침투시키는 것을 돕는 운반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캐리어 오일(Carrier Oil)’이라고도 부른다. 베이스 오일은 건조한 피부를 유연하게 하고, 피부 보호막을 만들어 수분 증발을 차단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지만, 오일의 종류에 따라 피부에 흡수되는 정도와 피지 조절, 항염 등 효과가 달라지므로 피부 타입에 맞는 오일을 선택하면 좋다. 건성 피부는 보습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점도가 높은 오일이나 호호바 오일과 마카다미아 시드 오일처럼 피지와 유사한 성분을 함유한 제품이 좋다. 여드름이 나는 지성 피부는 오일 성분이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지성 피부는 스킨케어의 마지막 단계가 아닌 세안 후 첫 단계에 부스팅 에센스처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피부에 물기가 남아 있을 때 한두 방울을 손바닥에 덜어 얼굴 전체를 지그시 누르듯이 완전히 흡수시킨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베이스 오일 중 니겔라꽃 씨앗에서 추출한 니겔라 오일은 피지 분비를 조절해 피부의 유수분 균형을 되돌리고 각질 제거 기능도 있어 지성 피부가 사용하기 알맞다.
에센셜 오일의 향은 코의 점막과 말초 후각신경을 통해 대뇌로 전달돼 우리 몸의 호르몬 분비와 호흡, 감정 상태를 좌우하는 중추신경에 영향을 준다. ‘아로마 테라피’가 바로 에센셜 오일의 이러한 특성을 이용한 대표적인 예다. 때문에 에센셜 오일을 선택할 때는 몸의 컨디션과 심리 상태를 고려하면 좋다. 몸과 마음에 활력을 더하고 싶을 때는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에서 추출한 탠저린 오일이, 긴장을 가라앉히고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는 진정 효과가 있는 캐머마일이나 라벤더 오일이 적당하다. 에센셜 오일은 아로마 효과뿐 아니라 피부에 직접 작용해서 피부 고민을 해결하는 역할도 한다. 안티에이징 화장품의 성분으로도 자주 쓰이는 로즈 오일은 보습 효과가 탁월하며, 유칼립투스와 페퍼민트 오일은 항염기능이 있어 여드름과 염증을 개선한다. 향의 원료로도 사랑받는 재스민 오일은 피부의 탄력을 높인다. 에센셜 오일은 식물에서 추출한 고농도의 원액이기 때문에 피부에 직접 사용할 경우 피부에 자극을줘 상처가 생길 수 있으므로 물로 희석하거나 베이스 오일과 섞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