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루어> 페이스북을 통해 독자들이 던진 자외선 차단 관련 궁금증에 대한 명쾌한 답변.
Q1 최근 들어서 무기 자외선 차단제, 유기 자외선 차단제,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라는 말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각 용어의 뜻과 각각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자외선 차단제는 크게 자외선 흡수제와 산란제로 나뉘어요. 화학 물질이 피부에 침투하는 자외선을 열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자외선 흡수제는 다른 말로 유기,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라 불리기도 합니다. 자외선 흡수제는 산뜻하고 부드럽게 발려 메이크업 전에 사용하기 좋고 넓은 부위의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바르고 30분이 지나야 자외선 차단 효과가 생기고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요. 자외선 산란제는 미네랄, 무기,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와 같은 말로, 광물성 성분이 피부에 얇은 막을 형성해 자외선을 피부에서 반사하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자극이 적어 민감한 피부에 사용하기 좋고 바르는 즉시 효과가 나타나지만, 피부에 두껍게 발리고 백탁현상 등이 발생할 수 있어 한 번에 많은 양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요.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백탁현상이 적고 가볍게 발리는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와 두 가지 필터를 함께 사용해 각각의 단점을 완화한 복합 자외선 차단제도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Q2 SPF50/PA+++의 선블록을 하루에 한 번 바르는 것과 SPF30/PA++의 선블록을 조금씩 자주 바르는 것 중 어느 것이 자외선을 더 오랜 시간 효과적으로 차단하나요?
원칙적으로는 SPF나 PA 지수가 높을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높아지는 것이 맞지만, 더 오랜 기간 안전하게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건 두 번째 방법이에요. SPF나 PA 지수는 얼마나 오랜 시간 햇빛을 막아주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강렬한 햇빛을 막아주는지’를 수치로 측정한 것이거든요. 즉, 자외선 차단 지수는 자외선에 지속적으 로 노출되었을 때도 그 차단 효과가 계속 유지되는지 여부를 측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햇빛에 오래 노출될 경우에는 높은 지수의 자외선 차단제를 한두 번 바르는 것보다는 SPF20~30 정도의 선블록을 2~3시간에 한 번씩 덧바르는 것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SPF나 PA 지수가 높을수록 화학 성분이 더 많이 함유돼 피부에 자극적일 확률이 더 높은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예요. 게다가 일반적으로 SPF 지수가 30이상이면 실제 UVB가 차단되는 효과는 거의 비슷하다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호주에서는 SPF30 이상을 뭉뚱그려 SPF30+로 표기하기도 하죠.
Q3 SPF50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뒤, SPF30의 파운데이션을 바르면 자외선 차단 지수가 총 몇이 되는 건가요? 외출 후 자외선 차단제를 효과적으로 덧바르는 방법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자외선 차단 제품은 한 번에 여러 개를 바른다 해도 효과가 높아지지 않습니다. SPF50의 선블록을 바른 뒤 SPF30의 파운데이션을 바른 경우, 자외선 차단 효과는 가장 높은 차단 지수인 SPF50을 따르게 되어 있죠. 따라서 두 제품을 함께 발라도 SPF 지수가 80이 되는 것이 아니고, SPF 지수는 50이되 얼굴에 도포된 자외선 차단제의 양이 증가됨에 따라 자외선 차단 효과가 살짝 더 높아지는 정도가 됩니다. 집 밖에서 선블록을 덧바를 때에는 티슈나 기름종이로 얼굴을 가볍게 눌러 피지와 땀을 제거한 다음, 자외선 차단제를 덧바르는 것이 좋아요. 메이크업을 한 경우에는 자외선 차단 쿠션이나 팩트, 파우더, 스틱 등을 사용하면 보다 깔끔하게 자외선 차단제를 덧바를 수 있습니다.
Q4 자외선 차단제는 보통 어느 정도의 양을 바르는 게 좋을까요? 겨울철이나 날씨가 흐린 날, 주로 실내에서 일하는 경우에도 꼭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하는지도 궁금해요.
SPF 지수를 측정할 때는 보통 피부 단위면적 1㎠당 2mg의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자외선 차단 지수를 측정해요. 이를 얼굴 전체 면적으로 계산하면 1회 사용 권장량은 0.8g~1.2g 정도로, 500원 동전 한 개 크기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자외선 차단제의 권장량을 충분히 잘 펴 바르려면 한 번에 많은 양을 바르기보다는, 소량씩 문질러 발라 완전히 흡수시킨 뒤 여러 번 덧바르는 것이 좋아요. 또한 UVA는 해가 떠 있는 순간이라면 실내외 어느 곳에나 모두 존재하기 때문에, 눈이나 비가 오는 날에도 자외선 차단제는 반드시 발라야 합니다. 특히 파장이 긴 UVA는 유리나 커튼을 통과하기도 하므로, 평소 실내에 있을 때도 SPF 15~30, PA++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Q5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자외선으로부터 피부가 보호되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자외선 차단제로 인해 피부 트러블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해요. 실제로 자외선 차단제가 피부 트러블을 유발하기도 하나요?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는 제형이 불투명하고 질감이 뻑뻑해서 때때로 모낭염이나 땀띠 등을 유발하지만, 보통 피부 트러블을 유발하는 건 주로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예요. 화학적 필터 성분 중에서도 특히 옥토크릴렌이나 파바 계열의 성분은 실제로 두드러기나 염증 등의 피부 자극을 유발한 사례가 여럿 알려져 있죠. 하지만 최근에는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도 민감성, 트러블성 피부를 위한 검사를 마친 제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으니 본인의 피부에 맞는 안전한 제품을 선택하면 피부 트러블 발생 가능성을 충분히 낮출 수 있습니다. 만약 평균 이상으로 피부가 민감하거나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라면, SPF 지수가 높은 제품은 화학 물질이 더욱 많이 함유됐을 확률이 높으니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아요. 피부에 흡수되지 않는 물리적 필터만 100% 사용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Q6 자외선 차단제는 그 원리상 ‘워터프루프’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정말 그런가요?
물에 완전히 용해되지 않는 선블록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아요.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내수성이 있는 자외선 차단제라 하더라도, ‘워터프루프(Waterproof)’보다는 ‘워터레지스턴스(Water Resistance)’라 표기하는 게 맞죠. 워터레지스턴스는 물이나 땀이 닿았을 때 쉽게 지워지거나 희석되지 않는 내수성을 뜻하는 말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물속에 20분간 2회 입수한 후 자외선 차단제를 도포한 양이 50%이상 지워지지 않았을 경우 일반 내수성 등급을 받을 수 있어요. 같은 방법으로 4회 입수 후 측정한 경우에는 지속 내수성을 의미하는 WR 등급으로 표기됩니다.
Q7 자외선 차단제만 가볍게 발랐을 때도 세안은 반드시 꼼꼼하게 해야 한다고 들었어요. 자외선 차단제를 깨끗하게 세정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미세먼지가 피부에 달라붙는 것을 막는 기능을 합니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후 꼼꼼하게 세안하지 않으면 자외선 차단제의 잔여물과 미세먼지 등의 노폐물이 피부 표면에 엉겨 붙어 모공이 막히고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 있어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후 실내에만 있었더라도 세안은 반드시 꼼꼼하게 해야 하며, 특히 워터프루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경우에는 이중 세안을 하는 것이 좋아요. 클렌징 워터나 로션으로 1차 세안을 한 뒤 클렌징 폼을 사용해 2중 세안을 하면 워터프루프 자외선 차단제도 깨끗하게 세정할 수 있습니다.
더 똑똑해진 자외선 차단제
우리가 자외선 차단제에 바라는 게 ‘UV 차단 기능’만은 아니다. 미세먼지 차단, 주름 개선까지. 더 다양한 기능을 장착한 자외선 차단제들이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