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문근영
잠시 웅크려 있던 배우 문근영이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영화 <사도>와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그리고 새하얗고 멋진 마음. 문근영은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새로운 그녀를 만날 시간.
“바비 노래 틀어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때로는 웃고 때로는 춤을 추며 <얼루어>의 뷰파인더 앞에 선 문근영을 한참 바라보는 동안 줄곧 떠오르는 이미지 조각들이 있었다. 네 번째로 준비한 레이스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을 때 비로소 그 단서의 실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 ‘동화’였다. 그녀는 여느 이십대 후반이라면 도통 어울리지 않을 동화 같은 옷이 너무나 잘 어울렸다. 앤 셜리가 그토록 부러워했던 퍼프 소매가 달린 초록색 레이스 드레스는 사과 하나만 쥐어준다면 백설공주나 다름없었고, 장식이 많은 하늘색 드레스를 입었을 때에는 그녀의 날개뼈 뒤로 팅커벨의 날개가 떠올랐다. 이것이 단지 에디터 눈에만 보이는 환상은 아니었을 거라고 믿는다. 이렇듯 문근영의 순수한 눈동자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지막에는 주인공과 친구들이 모두 행복해지는 메르헨적인 상상을 불러일으키곤 했다. 킴 카다시안은 기름칠한 엉덩이로 인터넷을 부쉈지만, 문근영은 <얼루어> 공식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사진 한 장으로 네이버를 점령했다. 거기에는 단지 깊고 까만 눈동자가 있었을 뿐이다. 그 눈동자에 괴물 같은 연기력까지 합쳐지면, 우리는 늘 문근영에게 설득당했다. 바람도 그려낼 수 있을 것 같은 화공, 비밀을 간직한 창백한 동생, 교복을 입은 아내. 게다가 그녀는 착했고, 똑똑했고, 성실하며 소박했다. 그 모범적인 사랑스러움이 ‘국민 여동생’이라는 절대적 지지와 사랑을 만들어 냈지만, 거꾸로 그녀를 가두는 상자가 되기도 했던 것 같다. 늘 소녀처럼, 여동생처럼 그렇게 남아주길 바랐던 대중들의 기대. 그녀에게도 시간은 공평하게 흘렀다. 어린 여배우는 소녀에서 어른이 되었다. 받아들이지 못한 건, 문근영 자신보다 대중이었다.
문근영이 눈을 맞추며 쉴 새 없이 쏟아낸 말들을 들으며 난 조금 미안해졌다. 그래서 인터뷰는 길어졌다. 정작 우리는 매 순간 실수투성이의 삶을 살면서, 그녀에게는 완벽함을 요구하지는 않았나. 왜 그 작품을 했냐고, 혹은 왜 하지 않았냐고 닦달했다. 왜 더 키가 크지 않았냐고, 왜 여전히 아이 같은 얼굴을 갖고 있냐며 그녀가 선택할 수 없는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 가장 아름다워야만 했던 그녀의 20대는 아마도, 이런 대중들의 잔인한 사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법을 찾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그런 문근영의 20대가 끝나고 있다. 영리한 이 배우는 이번에도 스스로 답을 찾은 것 같다. 기지개를 켜듯 영화< 사도>의 개봉을 앞두고 있고, 꽤 색다른 작품이 될 것 같은< 마을 – 아치아라의 비밀>의 촬영을 시작한다. 이제 세 달이면 서른이 된다고, 너무 좋다고 하는 29세의 문근영이 말했다. “지금, 정말 행복해요.” 이 말에 안도감을 느낀다면, 어쩔 수 없이 당신도 배우 문근영의 팬. 동화처럼, 그녀의 해피엔딩을 응원한다.
이런, 머리색이 가지색이라고 해서 기대했는데요.
하하. 정말 보라색이었는데. 드라마 때문에 그저께 자르고 염색했어요. 보여드릴까요? (사진을 보여주며) 사진을 보니 8월 16일에 염색했네요!
2주 동안의 짧은 가지색 머리와 작별이라니. 아쉬웠겠어요.
원래는 핑크색으로 하고 싶었어요. 영화< 사도>도 홍보해야 하는데 핑크색은 너무 파격적일 거 같아서, 절충안으로 위쪽은 남겨두고 아래쪽만 염색했어요. 이렇게 금세 작품을 할지 몰랐거든요.
요즘 예뻐졌다는 말 많이 듣죠? 특히 <사도> 시사회 때의 모습이 화제가 많이 되었죠.
딱히 달라진 건 없는데 사람들이 분위기가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머리를 자르고, 살이 빠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사도>의 소문이 아주 좋더라고요. 업계 사람들이 잘하는 말로, ‘영화가 잘 빠졌다’라고 하잖아요. 영화가 아주 잘 빠졌다던데요?
제 작품을 이렇게 얘기하는 게 민망하긴 하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영화가 참 잘 만들어졌어요. 저희 영화는 두 번째 봤을 때, 그떄가 정말 재미있는 영화예요. 두세 번 보면 안 보였던 것들이 보일 거예요.
당신이 연기한 혜경궁 홍 씨는 많은 딜레마를 가진 인물이죠.
저는 사도의 부인이며, 훗날 정조가 되는 세손의 엄마이죠. 남편의 비극적인 죽음을 지켜보지만, 세 명의 왕을 거치는 동안에도 살아남아요.
어떤 감정을 가져가려고 했어요?
주된 내용이 사도와 영조를 중심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혜경궁 홍 씨를 비롯한 그 밖의 인물은 사도와 영조의 관계의 변화를 보여주는 주변요소로 작용해요. 저는 그들의 관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그 관계를 조금 더 다층적으로 보일 수 있게끔 연기하려고 했어요. 남편인 사도세자가 눈밖에 나면 혜경궁 역시 눈밖에 나게 되요. 또 영조는 사도세자의 아들, 후에 정조가 되는 세손을 너무나 사랑해요. 미움받는 남편과 예쁨받는 아들을 두고 있는 사이에서의 딜레마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사도>의 어떤 점에 가장 끌렸어요? 감독, 시나리오, 아니면 동료 배우였나요?
우선 첫 번째는 송강호 선배님이었어요. 제일 좋아하는 배우가 송강호 선배님과 전도연 선배님이거든요.
이준익 감독은 왜 당신에게 이 역을 맡아달라고 하던가요?
감독님은 처음에 ‘설마 이걸 문근영이 할까’ 하는 마음으로 주셨대요. 비중이 적은 역이거든요. 제게 대본을 주신 후에도 계속 신인 배우로 오디션을 보고 계셨어요. 제가 하겠다고 하니, 감독님은 매우 놀라셨어요.
얼마 전에 무비토크 영상에서 유아인 씨와 장난치는 모습이 무척 귀엽더라고요. 연기 호흡도 잘 맞았나요?
오빠가 정말 잘해줘요. 나이대도 비슷하고 연기에 대한 고민도 비슷해서 진지한 얘기도 많이 했어요.
오,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어요?
연기에 대한 고민들이죠. 난 요즘 이런 연기를 하고 있다, 이렇게 연기를 하고 싶다. 뭐 그런 얘기들. 연기할 장면에 대해 미리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촬영에 들어가면 오빠 눈빛이 바뀌면서 연기할 분위기가 조성되는 거예요. 그 에너지가 제게도 바로 전달되고요. 상대의 눈만 봐도 뭔가 통하는 느낌? 그런 게 정말 놀라웠어요.
지금까지 여러 작품에서 쟁쟁한 배우들과 호흡을 많이 맞췄는데, 그 중에서도 유아인 씨와의 연기가 특별했나요?
아주 좋아서 촬영이 끝나는 게 너무 아쉬웠어요. 연기를 더 맞춰보고 싶은데 저희는 고작 몇 장면에서 맞췄을 뿐이고, 늘 싸우느라 그 장면 중 둘이 사이 좋은 순간은 한 장면밖에 없거든요. 그게 좀 아쉬웠어요.
벌써 <사도>가 <베테랑>에 이어 1천만 관객을 넘는 영화가 될 거라는 말이 들리는데, 1천만이 넘으면 배우는 어떤 기분이 들어요?
전 모르죠. 제가 출연한 영화 중 1천만이 넘은 영화가 없으니까요. 하하.
이번에 1천만 넘으면 꼭 어떤 기분인지 말해줘요.
그럴게요. 그런데 저는 드라마도 영화도 흥행을 신경 쓰면서 해본 적이 없어요. 오히려 주변에서 신경 쓰죠. 이제는 제가 재미있는 걸 하고 싶어요. 전에는 주변 사람들의 얘기만 듣고 작품을 하기도 했는데, 그런 작품은 하면서도 힘들고, 끝나고 나서도 속만 상하더라고요. 고생하더라도 제가 재미를 느끼면서 하면, 그건 고생이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젠 조금 더 주관을 가지고 제가 하고 싶은 거 하려고요.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편인가요?
예전에 그랬어요. 제가 주변 사람들의 의견에 많이 의존하기도 했었죠. 왜냐면 책임지는 게 무서웠으니까.
이제는요? 더 이상 무섭지 않나요?
무섭지 않다기보다는…. 어쨌든 그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는 건 저였어요. 다른 사람에게 의존해서 선택을 했어도 결과는 제 몫이더라고요. 그렇다면 차라리 내가 선택하고, 내가 감당하는 게 훨씬 깔끔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고 나니까 남 탓도 못하겠고, 그렇다 해서 내 탓을 하자니 뭔가 좀 억울하고…. 하하.
어떤 감정인지 알겠어요. 그래서 삼십대가 더 좋다니까요.
그래서 저 지금 막 좋아요. 이제 서른이 석달 남았나요? 빨리 아홉 수의 늪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사도>는 온전히 당신이 선택한 작품인가요?
그랬어요. 소속사에서는 엄청 많이 말렸어요. 제가 하겠다고 했을 때도 농담이라고 생각하고 웃어 넘겼죠. 그런데 진짜라고, 나 할 거니까 빨리 계약서 정리하라고 막 재촉했어요.
결과에 책임질 준비도 되었겠네요? 어때요, 하길 잘했나요?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얻은 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고,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어요. <사도>는, 어떻게 보면 처음으로 제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얹혀간’ 작품이에요. 이제까지는 제가 이끌어가야 할 작품이 많았는데, 얹혀가다 보니까 편한 게 있더라고요. 오히려 보이는 게 많아지고 시야가 넓어지더라고요. 제가 이끌어가는 입장에 있을 때에는 따라오는 사람들에게 바란 게 많았어요. 반대로 제가 그 입장이 되니까, 그들이 왜 제가 바라는 거만큼 그러지 못했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오, 갑자기 미안해지네요. 우리가 지금까지 당신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운 것 같아서.
많이 좀 그렇게 살았어요. 촬영장에서 늘 제가 늘 소녀 가장이었죠! 예전에는 현장에 가면, 에이팀과 촬영하고 있는 동안 비팀이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쉴 틈 없이 에이, 비 팀이 번갈아가면서 찍는 거예요.
분량이 많다고 다 좋은 건 아니군요!
한번은 김갑수 선배님과 촬영을 하는데, 제가 앞에서 대사를 맞춰드려야 하는 장면에서 대사를 하면서 졸아버렸어요.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어요. 너무 죄송했어요. 선배님께서는 오죽 피곤했으면 그랬겠냐고 토닥토닥해주셨지만, 진짜 속상했어요.
다음 주 월요일부터 드라마를 촬영한다면서요. 어쩌면 영화보다 더 화제죠. 문근영의 드라마 복귀작이니까. 게다가 스릴러 장르라니, 우리나라 공중파 드라마에서 흔하지 않잖아요.
스릴러와 서스펜스 장르인데, 저는 저만의 사연에 따라 잃어버린 가족을 찾기 위해 그 마을에 가요. 가족을 찾으려고 할수록 그 마을의 숨겨진 비밀을 약간씩 파헤치는 꼴이 되어버려요. 재미있겠죠?
비슷한 질문을 또 해야겠네요. 왜 그 작품에 끌렸어요?
저는 장르물을 굉장히 좋아해요. 예능도< 크라임씬>을 좋아해요. 대본도 탄탄해서 결정했어요. 그것뿐이에요. 오히려 캐릭터는 지금까지의 캐릭터보다 뚜렷하지 않아요. 그래서 저만의 색을 입히고 싶어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죠. 문근영은 자기 촬영 없을 때면, 책을 읽거나 할머니와 나물을 캤다고요.
맞아요. 어릴 때는 할머니가 항상 현장에 데려다주셨어요. 사람들이 신경 쓸까봐, 제가 못해도 저를 혼내지 못할까봐 일부러 촬영장 멀리 떨어져서 돗자리 깔고 책을 보셨어요. 저도 촬영 없을 때 할머니 계시는 곳에 가서 같이 책 읽거나, 봄에는 쑥 캐거나 그랬죠. 정말 좋은 추억이에요.
지금 가족과 함께 살죠? 독립하고 싶지 않아요?
부모님은 경기도에 계시고, 저는 할머니와 살고 있는데요, 지금 독립을 준비하고 있어요! 원래는 드라마 안 들어갔으면 지금쯤 이삿짐 싸고 있었을 거예요. 내년에는 독립할 거예요.
오! 서른 살과 함께 독립이네요!
부모님께서 “서른 넘어서까지 같이 사는 건, 부모와 자식 서로에게 예의가 아니다”라고 저에게 독립을 허락해주셨죠.
독립하면 뭘 하고 싶어요?
짐 많은 것 안 좋아해서 심플하게, 깨끗하게 제 공간을 만들어서 지내고 싶고, 집 안에 바 같은 걸 만들고 싶어요. 집이 크지는 않겠지만 바를 만들어서 친구들을 불러서 멋있게 칵테일을 만들어주는 게 꿈이에요. 엘피 테이블이랑 커피 머신, 그리고 책과 옷은 가져가고 가구는 바꾸고 싶어요. 20년씩 되었거든요. 초등학교 때부터 쓰던 침대를 아직도 써요.
정말 착착 준비를 하고 있네요.
준비 다 됐어요! 드라마 끝나자마자 집 보러 다닐 거예요. 맨날 이케아에 다닐 거예요!
당신은 쉼 없이 달려온 배우죠. 어린 시절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앞으로 배우로 쭉 살겠다는 확신이 있었나요?
어릴 땐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안 그럴 거예요. 그렇게 정해놓지 않으려고요. 어릴 때에는, 그냥 정말 연기를 좋아했었고, 연기를 할 수 있는 제 직업도 너무 사랑했었고, 죽을 때까지 평생 연기를 해야지 그렇게 생각했어요.
지금은요? 그 생각이 달라졌나요?
내가 미련 없을 때까지 하자. 물론 사람은 어느 정도 계속 미련을 가진 존재겠지만….어느 선까지 후회 없이, 내 인생을 열심히, 어떤 일에 종사하면서 지냈다 정도면 된 것 같아요. 배우가 아닌 다른 방향에서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상이 커리어를 증명하는 존재라면, 당신은 이미 예전에 증명한 셈이에요. 늘 연기 대상을 휩쓸었으니까. 그런 당신에게도 목표가 있나요?
없는 것 같아요. 예전엔 있었거든요. 다음엔 더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야지, 연기가 퇴화되었다, 정체되었다 이런 소리 안 듣게 잘해야지. 더 열심히 해야지. 더 인정받게끔 잘 해야지…. 늘 그런 욕심이 있었고 제 자신을 다그쳤어요. 하지만 지금은 언제 상을 받았는지도 가물가물해요. 하하. 제 말은, 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거예요. 솔직히 뚜렷한 목표는 없어요. 그냥 저는 재미있게 하고 싶어요.
재미있게 사는 것. 최고의 목표인데요? 그래서 <1박 2일>에도 출연한 건가요? 모두를 놀라게 했죠. 새로운 면도 봤고요.
엄청 재미있었어요. 생각해보면 그 무렵부터 바뀐 거 같아요. 저는 항상 사람들한테 제가 보여지는 것을 두려워했어요. 그래서 인간관계도 좁고, 맨날 집에 있거든요. 그 땐 무슨 생각으로 <1박2일>에 나가겠다고 한 건지 모르겠어요. 같은 소속사인 김주혁 오빠 때문에 나간 것이긴 한데, 저로서는 되게 큰 결심이 필요했어요. 그런데 거기서 1박2일 동안 지내고, 사람들과 함께 있고 이런 시간들이 저에게는 큰 변화를 줬어요.
어떻게 달라졌어요?
‘나도 밖에 나가서 사람도 만날래’ ‘나도 어디 놀러도 다니고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할래’ ‘그래도 되는 거네? 왜 여태 안 했지?’ 이런 생각들이 들면서 제가 많이 바뀌었어요. 얼마 전에는 김지수, 김아중 언니와 여행을 갔어요.
예전의 당신이라면 생각지도 못할 일인가요?
옛날의 저라면 소심해서 전화도 안 받았을걸요. ‘왜 아중언니가 전화를 하셨을까? 좀 이따 문자나 드려야지’, 이러고 말았을 텐데, 전화를 받았고, 아중 언니가 “제주도 갈래?” 하는 거예요. “뭐 가죠.” 그랬어요. 그런데 그 여행이, 엄청나게 재미있었어요. 사십대, 삼십대, 이십대의 여배우들이잖아요. 여행 내내, 진짜 재미있었어요.
세상 밖으로 나온 사람의 설렘과 활기가 느껴져요. 모든 게 신기하고, 재미있고요.
전 자유롭고 싶어요. 믿으니까 그럴 수 있는 것 같아요.
사람이 자기 자신을 완전히 믿기란 참 어렵죠. 하지만 믿는다는 건 정말 좋은 일 아닌가요?
그런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믿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믿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나를 믿지 못하면,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것 같아요. 내가 나를 믿지 못하면, 타인을 사랑할 수 없고, 타인도 나를 믿지 못하고 나를 사랑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뭘 하고 싶어요? 뭐든, 다 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는 지금 하고 싶은 걸 하고 있어요. 그래서 좋아요. 항상 잊지 않고 있었어요. 자유를 갈구했는데 그동안은 제가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을 몰랐던 거 같아요. 그래서 늘 원하기만 했어요. ‘난 자유롭고 싶은데 왜 항상 나한테 자유를 거두어 가는 거야’. 늘 그렇게만 생각했는데 이제 알겠어요. 나는 원래도 자유로운 사람이었는데, 자유를 누리는 방법을 몰랐던 거예요. 그 방법을 알고 나니까 인생이 너무 자유롭고 행복하고 나란 사람이 너무 좋고 그래요.
이제 알겠네요. 당신이 예뻐진 이유. 행복한 사람이야말로 아름다운 사람이죠.
그런가요? 예뻐진 건 몰라도 한 가지는 알아요. 저는 지금 완. 전. 히.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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