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더 잘생기고, 더 웃긴 사람을 제치고 요즘 ‘알 차장’은 가장 호감 가는 사람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 알베르토 몬디. 그에게 행복의 비결을 물었다.
‘알 차장’이 자동차 회사 차장이라는 건 잘 알려진 얘기다.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나?
딜러 일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많다더라. 피아트 코리아 본사 영업팀에서 딜러들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전국에 있는 딜러들을 찾아가 차를 잘 팔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그래서 출장을 많이 다닌다. 최근에는 전라도 출장이 많았고, 인천, 수원, 천안, 수원, 울산도 자주 간다. 나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을 ‘지역 담당 책임자(Area Manager)’라고 부르는데, 외국인 매니저로는 최초다.
외국인이 나타나서 딜러들이 많이 놀라겠다.
처음엔 사람들이 많이 걱정했다. 딜러들도 외국인이 관리를 맡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많이 친해졌고, 동료 딜러들이 다른 데 가지 말라고 붙잡는다. 우리 회사에는 피아트뿐만 아니라 크라이슬러, 지프도 있는데 올해 실적이 좋아서 뿌듯하다.
<비정상회담> 출연진 중 거의 유일한 직장인이다. 다른 멤버들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당신의 라이프스타일도 많이 바뀌었나?
라이프스타일은 똑같은데 엄청 바빠졌다는 게 달라진 점이다. 방송 전에도 회사 일로 바빴다. 아침 8시 반까지 출근해야 하고, 지방에 가면 그보다 더 빨리 출발해야 한다. 요즘은 거의 밤마다 행사가 있고, 본업에서 벗어나는 또 다른 일이 있고, 주말에도 일요일에 <비정상회담> 녹화가 있어서 쉴 시간이 없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나면 아내와 함께 보낸다.
바쁜 건 좀 싫지 않나?
맥주 회사에 다닐 때는 새벽 한두 시에 귀가했다. 이제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니까 바빠도 여유를 부릴 수 있는 내공이 생겼달까? 어쩔 수 없다. 일단 재미있으니까.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본업이 있기 때문에 다른 활동은 대부분 거절하고 있다.
<비정상회담> 덕분에 월요병이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가?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 원래 집에 TV가 없었다. 올해 월드컵을 보려고 샀다. 한국이랑 이탈리아 경기만 봤는데, 다 떨어졌다! 그래서 또 TV 볼 일이 없었는데, 요즘은 <비정상회담>을 챙겨 본다.
얼마 전 <비정상회담> 제작진이 캐스팅 후기를 들려줬는데, 여느 한국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삶인데, 너무 행복해 보여서 당신을 캐스팅했다더라. 행복의 비결이 뭔가?
내게도 업 앤 다운은 있다. 항상 행복할 수는 없다. 지금도 아내와 자주 얘기하는데, 옛날에는 정말 힘들었다. 잘 맞지 않는 직장을 다녔고, 돈이 없어서 고시원에서 살았다. 결혼하려면 돈을 모아야 되니 쓸 돈은 얼마 없었다. 그때 인터뷰를 했으면 분명 지친 모습이었을 것이다. 요즘은 회사 일도 잘되고 행복하다.
알베르토를 이탈리아 대표가 아닌 스위스 대표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일명 ‘중립을 지키는 자’라던데.
성격인 것 같다. 클럽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고, 술집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고, 축구를 하고 싶은 사람도 있는데, 내 답은 늘 “난 다 괜찮은데”이다. 이런 성향 때문에 사람들이 ‘스위스’라고 부르기 시작했는데, 나는 정말 괜찮아서 그렇게 말한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출신인데, 자라면서는 무엇을 좋아했나?
어릴 때는 축구와 음악을 굉장히 좋아했다.
당신이 몸담고 있는 브랜드에 대해서 말한다면?
피아트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브랜드다. 그중 피아트500은 이탈리아 국민차로 불리는데, 1960년도에 처음 나와 아직까지도 디자인이 바뀌지 않았다. 과거에는 거의 모든 사람이 갖고 있었고, 지금은 마니아 층이 생겼다. 유럽 사람들은 작은 차를 좋아한다. 골목이 좁아서 주차하기 편한 차를 선호하는 것이다. 한국 자동차 문화는 바뀌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요즘은 어떤 브랜드에 관심이 가나?
지프 브랜드뿐만 아니라 SUV가 붐이다. 캠핑이나 레저 문화가 생기면서 SUV가 엄청 잘 팔리는데, 지프도 SUV이기 때문에 잘 팔린다. 오프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지프를 권하고 싶다. 오프로드 기능이 가장 뛰어나다.
중국, 일본 등 다양한 나라에서 살았다. 기회가 생긴다면 다른 나라로 떠나고 싶나?
나중엔 몰라도, 지금은 한국이 좋다.
이탈리아에서 자동차 여행을 한다면?
알 차장의 추천 코스는 다음과 같다.
투스카니 정말 아름다워요. 포도밭에 중세시대 마을도 굉장히 많고, 피사나 피렌체도 아름다워요. 옛날에 그곳에서
자전거를 타며 여행했는데, 차도 별로 없으니 천천히 드라이빙하기도 좋아요.
살렌토 이탈리아의 지도가 부츠를 연상시키잖아요. 힐 부분은 살렌토(Salento)라는 지역인데, 바닷가가 가깝고 물 색깔이 몰디브와 똑같아요. 요즘 인기가 많아져서 사람들이 많이 찾지만, 10년 전만 해도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올리브 나무가 참 많고요.
사르디니아 지난 9월에 사르디니아(Sardinia) 섬에 다녀왔어요. 피아트500을 빌려서 선루프를 열고 다녔는데, 날씨가 무척 좋았어요. 사르디니아도 바다가 정말 아름다워요.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인구에 비해 꽤 큰 섬이에요. 남쪽에서 끝까지 가려면 차로 7시간 가까이 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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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피처 에디터 / 허윤선
- 포토그래퍼
- 안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