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에 찾은 식당

어김없이 찾아온 출출한 밤. 언제까지 치킨과 족발만 고집할 작정인가! 그저 그런 야식에 이력이 난 당신을 위해, 술이 술술 들어가는 기막힌 요리를 내놓는 심야식당을 찾았다.

1 오픈 주방으로 꾸며 혼자서도 심심치 앉게 즐길 수 있다. 2 심야식당 주바리 프로젝트의 추천메뉴인스위스 감자전과 미숑 소드 와인.

1 심야식당 주바리 프로젝트
이태원 시장 입구의 명물 심야식당 원스키친이 3개월 만에 심야식당 주바리 프로젝트로 돌아왔다.이태원 전경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5층의 널찍한 공간과 더욱 화려해진 메뉴판을 보고 있으니 인도 여행을 가겠다며 모질게 식당문을 닫았던 권주성 오너셰프에 대한 원망이 눈 녹듯 사라진다. 메뉴판이 수시로 바뀌는 건 여전하지만 단골손님의 성화에 못 이겨 원스키친의 시그니처 메뉴는 그대로 두었다. 스위스식 감자전, 똠얌꿍 국물을 베이스로 만든 나가사키 짬뽕, 고수를 산처럼 쌓은 포크 사테이는 주바리 프로젝트에서도 맛볼 수 있다. 좋은 쌀로 만든 다양한 요리를 선보일 ‘주발옥’을 열기 위한 프로젝트 공간으로 계획된 만큼, 창의력이 돋보이는 ‘주바리표’ 요리를 기대해도 좋겠다.
셰프의 추천 메뉴 얇게 채 썬 감자로 만든 감자전에 계란을 올리고 그 위에 라클레 치즈를 풍성하게 뿌려 먹는 스위스 감자전. 권주성 셰프는 직접 라클레 치즈를 뿌려주며 ‘신라호텔에 들어가는 비싼 치즈’라는 사실을 강조하곤 한다.
함께하면 좋은 술 보통의 감자전이라면 막걸리가 제격이겠지만 계란과 치즈를 올린 주바리표 스위스 감자전은 와인과 잘 어울린다. 카베르네 쇼비뇽과 시라를 블렌딩한 미숑 소드 와인은 잔술로도 판매하니 꼭 ‘스위스 감자전과 와인’의 마리아주에 도전해볼 것.
주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64-15 문의 02-3785-3385 영업시간 오후 6시 30분부터 새벽 4시까지

1 와인병 장식이 눈길을 끄는 루이쌍끄의 내부. 2 인기 메뉴 보케리아와 샤또 드 까즈뇌브 블랑.

2 루이쌍끄
<맛있는 위로>의 저자로도 유명한 이유석 셰프가 운영하는 루이쌍끄는 프렌치 레스토랑이지만 여느 파인 다이닝과는 조금 다르다. 와인, 맥주와 함께 단품으로 프렌치 요리를 내놓으니 굳이 분류하자면, 프렌치 가스트로 펍에 가깝다. 오리다리 콩피와 구운 푸아그라 요리인 팻덕, 토마토 베이스의 가지그라탱 등 저녁 식사로도 거뜬한 요리는 물론, 양파수프와 치츠파이, 프렌치프라이 등 가벼운 안주 거리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심플 이즈 더 베스트’라는 셰프의 철학을 담아 모든 요리는 식자재 고유의 식감을 살리는 데 주력한다. 주방을 바라보는 긴 바를 마련해 혼자 온 손님도 외롭지 않도록 말을 건네고, 여유로운 밤을 즐기라고 늦게까지 식당 문을 열어둔 루이쌍끄의 여름밤은 유난히 길다.
셰프의 추천 메뉴 스페인 보케리아 시장에서 흔하게 접하는 스페인 요리에서 착안한 ‘보케리아’. 하몽과 수란, 발사믹에 볶은 느타리버섯의 놀라운 조화를 경험할 수 있다. 트러플 오일을 둘러 느타리버섯의 깊은 풍미가 잘 배어난다.
함께하면 좋은 술 샤또 드 까즈뇌브 블랑. 2006년 빈티지 레드 와인으로 맛이 강하지 않아 어떠한 안주에도 잘 어울리는 편인데, 특히 스타터인 보케리아와 함께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주소 서울 강남구 신사동 657 문의 02-547-1259 영업시간 오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1 단골 손님이 직접 그린 그림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2 소년상회의 인기 메뉴인 떡갈비와 버니니.

3 소년상회
건대점에 이어 상수동에 오픈한 소년상회 2호점은 1호점에 비해 더 넓어지고 발랄해졌다. 파스타 메뉴는 건대점과 같고, 메인 메뉴 3개는 떡갈비 스테이크, 새우, 주꾸미, 카수엘라, 제육팬네 등으로 다르게 준비했다. 메인 메뉴는 2개월마다 조금씩 바뀌며 모두 소년상회에서 직접 개발하는 메뉴로 선보인다. 처음 ‘파스타 파는 포장마차’를 표방했을 때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졌지만 소주와 파스타의 궁합은 의외로 훌륭했고, 그 특수한 조화를인정받아 승승장구하고 있다. 파스타 가격은 종류를 묻고 따질 것도 없이 모두 1만1천원. 소주와 버니니를 섞은 쏘니니, 소주와 페리에를 섞어 먹는 쏘리에 등은 와인잔에 담아주는 것이 백미다. 지금은 소년시대를 외쳐서일까? 이곳의 손님 80%는 여자다.
셰프의 추천 메뉴 와인에 절인 파인애플, 매콤하고 상큼한 요거트 드레싱, 감자튀김, 샐러드를 한번에 즐길 수 있는 떡갈비 스테이크는 두 명이서 배불리 먹을 수 있다.
함께하면 좋은 술 버니니와 소주를 섞은 ‘쏘니니’는 이곳에서 ‘진리’로 통한다. 1 : 2의 비율로 잘 섞어 먹으면 소년상회에서 파는 모든 메뉴와도 잘 어우러진다. 대학가에 자리 잡은 소년상회 특유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주소 서울 마포구 상수동 92-9 문의 02-3141-1215 영업시간 오후 5시부터 새벽 1시까지(월~목), 새벽 2시까지(금, 토)

1 이촌동 애주가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이자카야 이꼬이. 2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치킨 가라아게와 하이볼.

4 이꼬이
이촌동의 좁은 시장 골목길 사이에서 늦은 시간까지 불을 밝히고 있는 이꼬이. 술을 파는 밥집, 또는 밥을 파는 술집이라 불릴 만큼 맛있는 한 그릇 요리를 내놓아 퇴근 후, 이곳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집으로 가는 손님도 여럿이다. 우동샐러드와 일본식 삼겹살찜, 미소연어구이는 이꼬이 최고의 인기 메뉴. 그 외에도 매콤닭날개, 소보로덮밥, 수제돈가스 등 이름은 평범하지만 맛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요리를 내놓는다. 매월 셋째 금요일에는 새벽 4시까지 문을 여니, 작정하고 마실 계획이라면 참고할 것. 물론 어느 날이든 예약은 필수다.
셰프의 추천 메뉴 밀가루를 얇게 버무려 튀긴 치킨 가라아게. 레몬즙을 뿌리면 더 맛있다.
함께하면 좋은 술 산토리 위스키 가쿠빈에 진저에일 또는 토닉워터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 위스키 농도를 진저에일과 토닉워터로 알맞게 조절해, 얼음을 잔뜩 넣어 마신다.
주소 서울 용산구 이촌동 301-40 문의 070-8279-9408 영업시간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화~금),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월, 토)

1 맛있는 요리, 정다운 술, 따뜻한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는 모국정서의 내부. 2 전채요리 만화경과 일본 사케.

5 모국정서
일본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은 오너셰프가 새롭게 오픈한 이자카야다. 그래서일까?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일본의 어느 동네에 있음직한 식당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사케 50종류, 와인 70종류, 일본소주 10종류를 구비하고 있는데, 모든 술을 잔술로 판매하고, 40여 종에 달하는 요리 역시 1인분 단위로 제공해 혼자 오는 손님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 다양한 술맛을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해 기키자케시와 와인 소믈리에가 제안하는 페어링 또한 준비했다. 널찍한 바에는 흔히 높고 좁은, 그래서 오래 앉아 있기에는 불편한 의자가 놓여 있기 마련인데, 이곳의 바에는 가죽쿠션을 올린 널찍한 의자가 마련되어 1시간을 있어도 편하고 여유롭다. 거기에 일본의 장인이 하나하나 손으로 깎아 만든 명품잔을 함께 서빙해 술맛을 돋운다.
셰프의 추천 메뉴 만화경이라는 이름의 전채요리는 일식 핑거 요리다. 검은콩, 호두, 잣 등의 견과류, 토마토와 라임 젤리, 버섯, 참돔 내장 조림 등 10가지 재료를 담은 만화경을 테이블에 놓으면 눈이 먼저 즐거워진다. 다양한 맛을 적당한 양으로 즐길 수 있는 모국 정서 최고의 인기 메뉴다.
함께하면 좋은 술 셀 24는 사케 브랜드 카메이즈미에서 나오는 술로 가열 처리를 하지 않아 발효도와 탄산도가 높다. 신선하고 향기로운 풍미의 단맛이 나는 사케로 만화경과 같은 전채요리와 특히 잘 어울린다.
주소 서울 강남구 신사동 563-23 문의 02-511-0751 영업시간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에디터
    피처 에디터 / 조소영
    포토그래퍼
    이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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