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하우스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 정겨운 풍경이 있는 여기 5개의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서 평화롭고 게으른 3월을 계획해보는 건 어떨까.

제주 농가를 리모델링한
레이지박스 게스트하우스.

1 낮은 돌담과 나무 대문이 인상적인 레이지박스. 2 책을 구비한 카페가 있어 더욱 여유롭게 독서를 즐길 수
있다. 3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객실. 4 외부 공간뿐 아니라 내부에도 전통적인 구조를 최대한 살렸다.

레이지박스
제주도 서남쪽 바닷가 사계리 마을에 위치한 레이지박스는 제주 농가를 리모델링한 게스트하우스의 시초다. ‘여기에 정말 게스트하우스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만큼 제주도민이 사는 마을 한가운데에 위치해, 제주의 속살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최고의 장소다. 숙소와 휴게실 공간을 분리해 여행자의 스타일에 맞게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샤워실은 칸을 넉넉히 나누어 낯선 여행자들이 불편하지 않게 배려한다. 널찍한 마당에는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서 날이 좋을 때는 편안히 앉아 낮잠을 청하기 좋다. 도보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은 제주의 소문난 관광지이기도 하다. 산방산 밑에 위치한 레이지박스 카페에서는 제주의 신선한 식재료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 숙박객에게는 할인도 해준다. 그 이름처럼 여유를 넘어선 게으름이 그리울 때 문득 이곳을 찾아봐도 좋겠다.

주소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177-5 문의 070-8900-1254 www.lazybox.co.kr

1 함피디네
돌집으로
들어가는 길.
2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데크.
3 아늑한 거실.
4 화로와 키보드,
기타가 있는
다목적 공간.

함피디네 돌집
낮고 긴 선을 가진 함피디네 돌집은 제주도 전통 돌집을 개조해서 만든 게스트하우스로, 제주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문화공간이다. 제주 전통 가옥 구조인 ‘ㄷ’형 돌집 세 채가 마치 두 팔을 벌려 방문객을 맞는 듯 정겹게 느껴진다. 게스트들이 한두 명씩 모여드는 카페에서는 유채밭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나무데크 위에 자리 잡은 널찍한 의자는 앉으면 일어서기가 싫을 만큼 매력적인 풍경과 안락함을 선사한다. 다목적 공간에서 만화책을 빌려다가 그 의자에 앉아 읽으면 신선놀음이 부럽지 않을 정도. 거기에 마을주민, 여행자들과 함께 사진전, 음악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니 제주에서의 좀 더 특별한 시간을,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꿈꾼다면 함피디네 돌집이 제격이겠다. 도란도란 둘러앉아 노릇하게 익은 군고구마, 시원한 수박, 제주 특산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즐기는 파티에도 꼭 참석하길 바란다. 아침이면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는 콩나물밥과 무밥을 맛볼 수 있으니 이곳에서라면 주량을 좀 넘겨도 걱정하지 말길.

주소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8-2 문의 010-8790-2010 www.hampdnedolzip.com

1 무성한 갈대밭이 수상한 소금밭을 감싸고 있다. 2 감각적인 조명과 테이블, 의자 등 주인의 취향이 느껴지는 오브제들.
3 아침식사는 물론 커피와 맛있는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

수상한 소금밭
소금밭이었던 곳에 자리를 잡아 ‘수상한 소금밭’이라 이름 붙은 이 게스트하우스는 누군가의 추억이 되고 그리움이 되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방은 1인실과 2인실, 도미토리로 나눠져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으며, 방마다 개별적으로 보일러를 조절할 수 있어 유독 추위나 더위에 민감한 이들에게도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한다. 복도에 붙여놓은 사진들과 거실에 놓여 있는 천체망원경, 자전거, 기타 등 게스트하우스 곳곳에서 여행자들을 위한 소소하고 따뜻한 소품을 발견할 수 있다. 오래 머무르는 게스트를 배려해 토스트, 와플, 카레 이 세 가지 메뉴를 돌아가며 선보여 3박 4일 머무는 동안 매일 다른 아침 식사를 맛볼 수 있다. 마당 한켠을 지키고 있는 순한 강아지 지유와 아침 산책을 하며 하루를 시작해봐도 좋을 듯.

주소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814-129 문의 010-4666-0848 www.mysterysalt.com

1 모던한 콘셉트로 지어진 게스트하우스 피우다. 2, 3 조용하고 평화로운
여행을 돕는 피우다의 객실. 객실의 창밖으로 마당이 보인다.

피우다
헤이리 예술 마을을 꼭 닮은 저지리 예술인 마을부근에 위치한 피우다는 게스트하우스라 단정하기엔 좀 아깝다. 방마다 개인 화장실을 갖추고 있는 완전히 분리된 개인공간이기 때문이다. 깨끗하게 정돈된 객실과 특유의 쾌적함 덕분에 연인이나 여성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친절한 주인장은 손님이 제주에 도착하면서부터 떠날 때까지 수시로 문자를 넣어주며 여행 정보를 제공해 별다른 가이드 책이 필요없을 정도다. 저지오름과 문도지오름, 마중오름이 지척이고, 올레13코스가 끝나는 지점이자 14코스가 시작되는 지점으로 힐링여행을 만끽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여유로운 산책을 끝낸 후에는 가까이 위치한 제주현대미술관과 갤러리 노리에서 전시를 둘러보길 추천한다.

주소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3263-4 문의 010-5358-0561 blog.naver.com/bombioda

1 한담해변 바로 앞에 지어진
봄날. 2 카페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아늑한 창가 자리.
3 게스트하우스만큼이나 손님이
많은 봄날 카페의 전경.

봄날
한담해변의 바닷가 근처가 아닌 바닷가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그야말로 제주 바다를 하루 종일 원 없이 볼 수 있는 곳이다. 함께 운영하는 봄날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 가까이 보이는 파도가 하도 근사해 커피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분간할 수 없다. 원하는 사람만 있으면 매일 밤 카페 안에서 파티를 여는데, 단돈 1만원이면 생맥주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맥주파티에서 눈 맞은 커플만 다섯 커플이 넘는다고. 4~6인 또는 도미토리 방으로만 꾸며져 있어 조용한 여행보다는 활기찬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소다. 곽지해수욕장과 더럭분교, 금오름이 가까이 위치해 있어 굳이 멀리가지 않아도 심심할 겨를이 없고, 맛집도 즐비해 굳이 차를 빌리지 않아도 좋은 장소다.

주소 제주시 애월읍 애월리 2540 문의 064-799-4999 www.jejubom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