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고른 책 한 권이 여름을 행복하게 한다

2026.06.15허윤선

창밖 열기가 더해지지만, 책장 속 세계는 고요하기만 하다. 

<댄스!>

2021년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서 ‘새로운 발견상’을 받았다. 젊은 무용수 ‘울리’가 미국인 무용수 앤서니를 만나고, 브로드웨이를 꿈꾸며 뉴욕으로 향한다. 피나 바우슈와 마리 비그만 등 전설적 무용가에게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전쟁의 상흔이 남은 1950년대 무용수의 여정을 절제된 색채와 자유로운 드로잉으로 만날 수 있다. 모란 마자르 지음, 미메시스 

<나의 사탄>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의 101번째 소설은 <나의 사탄>이다. 중학교 2학년 때 출간해 베스트셀러에 오른 <시한부>의 작가 백은별의 신간으로, 출간과 동시에 직접 작사를 하고 부른 동명의 ‘Book OST’를 선보이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한다. 작은 책방의 독서 모임에서 만난 ‘Y’에게 서서히 스며드는 10대의 사랑을 담았다. 백은별 지음, 위즈덤하우스 

<지금, 그리고 그때> 

 매해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저메이카 킨케이드의 신작이다. 여성, 식민지 출신, 흑인, 이주민이자 카리브해 문학의 정체성을 기반으 독보적 자전 문학의 세계를 보여준다. 11년 만에 발표한 이번 작품은 <루시> 등 어린 소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 전작과 달리 중년 여성이 화자다. 결혼과 여성의 삶을 예리하게 다룬다. 저메이카 킨케이드 지음, 문학동네 

<수상할 만큼 완벽한 결혼식> 

제로웨이스트 의생활을 실천하며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를 낸 작가 이소연은 ‘결혼식’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맞이한다. 소비주의와 기후위기, 가부장제, 외모지상주의, 지역 불균형 등. 그 한가운데서 결혼식을 치른다는 건 때로는 예기치 못한 투쟁이 되기도 한다. 프러포즈부터 결혼식까지, 한국의 결혼식 문화를 분석한 흥미로운 르포르타주. 이소연 지음, 돌고래 

<슬픔과 기쁨>

〈파이낸셜 타임스〉와 〈더 타임스〉 기자로 경력을 쌓은 작가 멕 메이슨은 현실 앞에 분투하는 여성의 삶을 솔직하고 과감한 필치로 그려내는 작가다. 2022년 브리티시 북 어워드를 수상한 작품으로, 10대부터 평생 우울과 자살 충동을 겪으며 살아온 주인공 마사가 두 번의 결혼 실패를 넘어 스스로 무너뜨린 삶을 회복하는 이야기다. 맥 메이슨 지음, 문학동네 

<백지 앞에서> 

소설가 최은영의 첫 산문집. 누군가에게 버려지고 다시 혼자가 될 것 같은 두려움에 착취적 관계를 유지해야 했던 시절에 대한 기록부터 개인적 삶의 변화,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작가의 일상을 담담하게 담아냈다. 누군가와 가까워진다는 건 그의 어두움, 슬픔, 고통도 함께 받아들이는 과정이며, 독자 또한 그런 과정을 거친다. 최은영 지음, 문학동네 

<2026 소설, 한국을 말하다> 

한국 문단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소설가와 번역가, 학자 19인이 지금 소설이 당면한 과제를 말한다. AI, 갓생, 입시, 불임, 계엄, 노벨문학상, 전세 사기 등 오늘날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다양한 키워드를 통해 개인적 문제부터 사회적 이슈까지 조명한다. 작가가 할 수 있는 일과 소설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 물음으로 이어진다. 성해나 외, 은행나무 

    포토그래퍼
    공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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