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점 가장 뜨거운 ‘엑소좀’ 뷰티에 대한 진실
뷰티업계를 뒤흔든 화제의 성분 ‘엑소좀’, 차세대 구원자인가 화려한 신기루인가?

엑소좀의 등장
약 3년 전쯤부터 본격 등장한 이래 2026년인 현재 ‘엑소좀(Exosome)‘은 완전히 대중적인 뷰티 키워드가 되었으며, 관련 기사도 심심찮게 쏟아진다. 최근 뷰티업계를 들썩이게 한 기사에서는 ‘엑소좀 돔’을 소개하며, 평범한 스파가 아닌 미래 세계를 연상시키는 원형 돔 안에서 받는 시술이라고 설명했다.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효과를 줄 것 같은 이미지의 ‘엑소좀’. 소문대로 피부를 구원해줄 수 있는 성분일까?
엑소좀이란?
엑소좀은 세포에서 분비되는 작은 주머니로, 단백질과 지질, 유전자 물질 등을 담고 있다. 쉽게 말해 필요한 물자를 적재적소에 나르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트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피부과 전문의 엘렌 마머(Ellen Marmur) 박사는 엑소좀을 “세포에서 세포로 다양한 물질을 배달하며, 세포 간 신호 전달을 돕는 성분입니다”라고 말한다. 피부과 전문의 마리사 가식(Marisa Garshick) 박사는 “체내에서 이런 신호 체계가 원활하게 작동하면 상처 치유뿐 아니라 세포 재생과 회복도 빨라집니다”라고 전한다.
초기의 엑소좀 치료는 주로 피부과에서 받는 마이크로니들링이나 레이저 시술 후 적용하는 형태로 시작됐다. 피부과 전문의 마니 누스바움(Marnie Nussbaum)은 “엑소좀이 피부 성장을 돕는 콜라겐과 엘라스틴 같은 성분의 농도를 높인다는 사실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됐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이런 성분이 풍부해지면 피부 탄력이 개선될 뿐 아니라 과색소침착이나 상처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레이저 시술 후 엑소좀 제품을 듬뿍 바르면 회복 속도가 빨라지는 것도 이 원리 때문이다. 엑소좀의 강력한 재생력 덕분에 모발 성장 촉진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피부과 전문의 토드 E. 슐레진저(Todd E. Schlesinger) 박사는 “엑소좀을 두피에 직접 주입해 그 효과를 관찰하는 임상시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라고 전한다. 다만 아직은 소규모 연구 단계인 만큼 이를 일반화하기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얼마만큼 효과가 있나요?
집에서 사용하는 엑소좀 화장품도 피부과 시술과 유사한 효과를 줄 수 있을까? 시중에 출시된 제품은 대부분 피부 재생 및 회복 효과에 초점을 맞추지만, 광고에서 주장하는 드라마틱한 변화에 비해 과학적인 근거는 여전히 빈약한 편이다. 엑소좀의 피부 회복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누스바움 박사나 장벽 보호 효과에 주목하는 마머 박사와 달리, 피부과 전문의 코리 L. 하트먼(Corey L. Hartman) 박사는 피부에 바르는 것만으로 엑소좀이 피부 층 깊숙이 침투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어렵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다. 슐레진저 박사 역시 “엑소좀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며, 더 많은 과학적 연구 데이터가 축적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마머 박사도 엑소좀의 잠재력은 인정하면서도 제품 출시 속도가 과학의 발전 속도를 추월했다고 지적하며, 광고 효과의 상당 부분이 거품일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어디서 왔을까?
엑소좀은 크게 인간, 동물, 식물의 세 가지 경로를 통해 만들어진다. 먼저 인체 유래 엑소좀은 줄기세포나 혈소판 같은 인체 세포에서 추출되며, 우리 몸의 세포와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하기에 유효 물질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한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정형외과 의사이자 미용학 박사인 바바라 스텀(Barbara Sturm)이 개발한 ‘닥터 바바라 스텀 엑소-매틱 페이스 세럼’이다. 이 제품은 공인된 조직은행에서 확보한 줄기세포를 유전적으로 재조합해 만들었는데, 여기에는 ‘줄기세포 재조합 단백질 기술’이 적용되었다. 이는 특정 유전자를 추출하고 읽어낸 뒤 실험실에서 배양한 박테리아에 삽입하는 방식이며, 최종 공정을 거친 제품 자체에는 인체 유래 물질이 직접적으로 포함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슐레진저 박사는 “시중에 나오는 엑소좀 제품은 주로 동식물 유래 성분을 가공해 만들어집니다”라고 말한다. 일부 제품은 동물의 혈장에서 추출한 성분을 사용하는데, 동물 세포 조직 활용은 항상 윤리적인 문제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많은 브랜드가 동물 부산물을 선택한다. 대표적으로 ‘비크먼 1802 밀크 Rx 어드밴스드 베터 에이징 크림’은 염소 우유의 단백질을 활용해 엑소좀 성분을 구현했다. 반면 유럽이나 일본은 동물 조직 유래 성분을 화장품에 사용하는 것을 지양하며, 식물 유래 성분을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화장품 화학자이자 신시내티 대학교 겸임 교수인 켈리 도보스(Kelly Dobos)는 “식물성 엑소좀은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유통기한이 길며, 인허가를 위한 규제 장벽도 낮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영국의 미니멀리즘 스킨케어 브랜드 더 인키 리스트(The Inkey List)는 병풀 추출 엑소좀을 활용한 ‘엑소좀 하이드로 글로우 세럼’을 출시했다. 실험실 환경에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배양되기에 성분 순도가 높고 품질이 일관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인체 유래 성분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품질이라고 자부한다. 물론 식물 유래 엑소좀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식물의 종류나 재배 환경에 따라 품질 편차가 발생할 수 있고 인체 유래 입자보다 크기가 커서 몸속에 투입되었을 때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려진 바가 없다. 또 인체 유래 엑소좀만큼 목표 지점에 활성 성분을 정확하게 전달해 재생 효과를 촉진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의견이다.
특별한 듯 특별하지 않은
사실 엑소좀의 ‘배달’ 기능은 뷰티업계에서 아주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유효성분을 껍질로 감싸 원하는 시점에 방출되도록 돕는 캡슐화 기술은 과거부터 사용돼왔고, 그중 ‘리포좀’은 이미 40년 가까이 널리 활용된 대표적인 예다. 생화학자 크루파 코스틀라인(Krupa Koestline)은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든 엑소좀과 리포좀은 약간의 정확도 차이만 존재합니다”라고 말한다. 또 재생의학 전문가 사란야 와일스(Saranya Wyles) 박사는 “완벽히 순수 엑소좀만 들어간 제품은 거의 없어요. 대부분 다양한 세포 외 소포체와 보습 성분이 혼합된 형태입니다”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나타나는 효과가 순수하게 엑소좀 덕분인지, 아니면 함께 배합된 세라마이드나 펩타이드 같은 다른 성분 덕분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그뿐 아니라 엑소좀이 피부 광채에 도움을 준다고 해도, 적정 함량이 어느 정도인지조차 아직 확실치 않다.
미국 식약처의 경고
엑소좀의 안전성과 규제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2019년과 2020년, 미국 FDA는 미승인 엑소좀 시술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소비자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현재 유통되는 엑소좀 제품 중 정식 승인된 의약품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것. 피부과 전문의 미셸 그린(Michele Green)은 “FDA에서 발표한 엑소좀에 관한 내용은 주로 미세침이나 침투 기기로 피부에 엑소좀을 주입하는 시술에 대한 경고”라는 입장이다. 주입용 엑소좀은 의약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FDA의 사전 승인이 필수다. 국소 부위용 화장품은 색소가 포함되지 않는 한 FDA의 개별 승인을 받을 의무가 없다. 우리가 흔히 쓰는 기초화장품도 이와 비슷한 법적 범주에 속해 있으므로, 엑소좀 화장품 판매 자체가 불법이거나 무조건 안전하지 않다고 단정하는 건 무리가 있다.
선택은 나의 몫
결론적으로 엑소좀은 피부 재생 분야에서 강력한 잠재력을 가진 성분이지만, 아직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영역이다. 피부과 전문의 다발 G. 바누살리(Dhaval G. Bhanusali)는 “엑소좀이 인체의 거의 모든 기능에 관여하는 만큼, 의도치 않은 질환이나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라고 조언한다. 슐레진저 박사도 비슷한 우려를 표한다. “위험해서라기보다는 모르는 부분이 많기에 조심할 필요가 있어요. 엑소좀 안에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 정확히 어떤 기전으로 효과가 나타나는지 우리는 제대로 알지 못하거든요. 엑소좀은 세포 간의 전달자 역할을 하기에, 피부에 좋든 나쁘든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엑소좀 화장품을 체험한 <얼루어> 에디터 사이에서도 ‘즉각적인 부작용은 없었지만, 특출난 효과를 느끼기는 어려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엑소좀 제품을 선택할 때 지나치게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드라마틱한 반전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
- 글
- VICTORIA MOORHOUSE
- 포토그래퍼
- 정원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