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을 입고 태도를 바꾸는 K-렌즈의 게임 체인저들.


EYETIST
효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예민한 감각으로 빛과 시선을 조율해 완성한 가장 드라마틱하고 입체적인 눈빛.
데뷔 후 수십 년간 카메라 앞의 ‘피사체’로 살며 수많은 렌즈를 경험했을 텐데. ‘컬러 렌즈’를 첫 뷰티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택한 점이 흥미롭다.
데뷔 이후 무대와 촬영장, 일상을 오가며 정말 많은 렌즈를 꼈다. 그런데 사진에선 예쁜데 오래 착용하면 눈이 피로하거나, 반대로 착용감은 좋은데 카메라 앞에선 눈빛이 흐릿해 보이는 등 늘 조금씩 아쉬움이 남더라. 이런 경험이 쌓이다 보니 “이 중간 지점을 내가 메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스킨케어나 메이크업보다 가장 오래, 가장 밀접하게 사용해온 아이템이 렌즈다. 패션과 뷰티의 경계에 있으면서 사람의 인상을 좌우하는 ‘눈’을 다룬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의료기기’라는 특수성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았을 텐데.
감각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지점이 있었다. 안전성이라는 절대적인 기준과 미적인 욕구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과정이 가장 까다로웠다.
‘셀러브리티’ 브랜드라는 편견을 넘기 위해 경계한 부분이 있다면?
브랜딩과 제품의 완성도에 집요하게 매달렸다. 조금 느리더라도 그게 맞는 방향이라 믿었다. 아이티스트가 효민의 브랜드가 아닌 독립적인 아이덴티티를 가진 브랜드로 자생하길 바란다.
디자인에서 가장 집착한 요소는 무엇인가?
‘빛’. 자연광, 실내 조명, 스튜디오의 강한 조명 아래서 눈동자는 각기 다르게 읽힌다. 거울 앞에서는 예쁜데, 카메라 렌즈 속에선 평면적으로 보일 때가 있다. 그래서 어떤 조명 아래에서도 어색하지 않고 눈동자의 입체감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
아이티스트의 정체성이 담긴 제품을 요청했을 때 ‘시티 블랙’과 ‘더스티 스카이’를 추천했다.
‘시티 블랙’은 이름처럼 도시적인 무드를 담아낸다. 답답한 블랙이 아니라 브라운과 그레이를 섞어 눈동자를 또렷하게 잡아주며 일상에서도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다. ‘더스티 스카이’는 차분한 블루 그레이 톤의 렌즈다. 각도에 따라 분위기가 오묘하게 변하고 눈빛을 맑게 걸러주어 돋보이고 싶은 날 착용하길 추천한다.
아이티스트만이 구현할 수 있는 ‘제3의 컬러’나 뉘앙스를 만들어낸 것도 포인트 같다. 컬러에 대한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궁금하다.
인위적인 컬러칩보다는 자연이나 주변 환경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새벽녘의 하늘이나 그림자처럼 한 단어로 정의하기 힘든 모호한 색감 말이다. 처음 봤을 때 강렬한 컬러보다, 보고 난 뒤 은근하게 잔상이 남는 색을 만들고 싶었다.
전 아이돌이자 현 아이티스트 디렉터 효민이 제안하는 ‘K-아이 스타일링’의 핵심은 무엇인가?
컬러보다 눈빛 자체에 힘이 실려야 한다. 눈은 꾸미는 대상이라기보다 전체적인 이미지를 정돈해주는 중심축이다. 렌즈는 단독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메이크업과 표정, 그날의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믿는다.
첫 시즌부터 많은 뮤즈와 함께했다. 다음에 협업하고 싶은 대상은?
로살리아(Rosalia)나 그라임스(Grimes)처럼 눈빛 자체로 아이덴티티를 가진 아티스트와 작업해보고 싶다. 웹툰 <전지적 독자 시점> 김독자·유중혁 캐릭터와의 협업이 브랜드 세계관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터라, ‘세일러문’처럼 눈·변신·빛이라는 키워드를 가진 캐릭터 IP와의 협업도 흥미로울 것 같다.
렌즈를 넘어 토털 뷰티 브랜드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올해 우리가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아이티스트의 또 다른 세계를 예고해줄 수 있나?
눈 전체를 하나의 케어 영역으로 보고 아이 패치, 아이 크림, 쿨러 등 렌즈 착용 전후의 경험까지 책임지는 제품을 준비 중이다. 눈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만큼 편안하게 쉬게 하는 시간까지 아이티스트의 시선으로 제안하고 싶다.
아이티스트는 단순한 ‘아름다움’ 그 이상의 뭔가를 지향하는 듯 보인다. 브랜드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기를 바라는가?
렌즈는 단순한 눈동자 색의 변화 그 이상이다. 눈이 달라지면 거울을 보는 태도도, 자신감도 변한다. 그 미묘한 변화가 하루의 공기까지 바꾼다. 아이티스트가 자기 시선과 취향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브랜드였으면 한다. “오늘 내게 가장 잘 어울리는 눈빛은 뭘까?” 그 가벼운 질문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eeys Lens
권지호 팀장 | 낯설지만 매혹적인 컬러에서 발견한 새로운 ‘나’. 시선에 담긴 가장 쿨하고 세련된 애티튜드.
브랜드의 시작점이 독특하다. 패션 비주얼을 만드는 프로덕션에서 출발했기 때문일까? 세련된 비주얼이 아이즈 렌즈의 결을 설명해주는 것 같다.
대표님을 비롯해 모든 구성원이 패션업계에서 일하던 사람들이다. 패션 화보를 찍을 때 모델의 눈동자가 룩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순간을 수없이 목격했다. 그래서 우리는 렌즈를 단순한 시력 교정 도구가 아니라, 그날의 스타일링을 완성하는 마지막 패션 아이템으로 접근한다. 렌즈를 만들 때도 마찬가지다. ‘어떤 철학을 담을까’보다 ‘이게 쿨한지, 세련됐는지’부터 먼저 따진다. ‘이 렌즈를 끼면 이런 분위기의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이미지를 내세우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기에, 비행기 내부처럼 렌즈 시장에서 잘 쓰지 않는 배경을 활용하며 승부를 걸었다.
착용감에 대한 호평이 자자하다. 고발색 렌즈는 불편하다는 편견을 깼는데, 제조 공정에서 어떤 조율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과거 브랜드 인스타그램 계정이 의료기기 관련 이슈로 삭제된 적이 있어 트라우마에 가까울 정도로 ‘안전’과 ‘착용감’에 예민하다. 발색을 높이다 보면 잉크가 두꺼워져 이물감이 생길 수 있는데, 그 부분을 해결하려고 공장에 샘플링을 끊임없이 요청하며 두께를 미세하게 조절했다. 함수율은 물론 눈이 붓거나 건조해지지 않도록 공정에 힘을 들였는데, 나중엔 우리의 피드백에 제조사가 귀찮아할 정도였다.
렌즈의 끝 처리, 즉 ‘서클링’이 자연스럽다는 평이 많다. 그래픽디자인 단계에서 어떤 고민이 있었을까?
디자인 팀이 AI와 CGI 기술을 활용해 컬러와 패턴을 구현하기까지 많은 시간을 쏟았다. 서클링이 너무 진하면 눈이 답답해 보이고, 너무 흐리면 눈동자가 멍해 보인다. 그 중간 지점을 찾기 위해 망점의 크기와 간격을 픽셀 단위로 조절한다. 발색이 높아야 하는 렌즈는 픽셀을 빽빽하게 채우되, 본연의 눈동자가 비쳐야 하는 부분의 간격을 넓혀 투명도를 조절한다. 이 미세한 투명도 조절이 눈동자에 깊이감을 더하는 핵심이다.
촬영용으로 제공받은 ‘필로우 토크’ 역시 인상 깊었다. 보통 핑크 렌즈 하면 코스프레용처럼 과한 느낌이 연상되는데, ‘필로우 토크’는 묘하게 자연스럽다. 조색 과정에 특별한 비밀이 있다면?
그 지점이 우리가 가장 집착한 부분이다. 핑크는 자칫하면 촌스럽거나 웃긴 컬러가 되기 십상이라서. ‘필로우 토크’가 있는 ‘뚜아 뚜아 뚜아(TOi TOi TOi)’ 라인은 2가지 컬러가 섞이는 게 콘셉트다. 한국에선 보기 드문, 낯설지만 아름다운 컬러 조합을 만들고자 수많은 컬러를 대입한 끝에 오묘한 빛을 내는 베이지와 라벤더 조합을 발견했다.
렌즈의 격전지인 일본에서 먼저 론칭했다. 말이 통하는 한국 시장을 두고 굳이 해외에서 먼저 시작한 이유가 있는지.
일본은 렌즈에 대해 훨씬 개방적이다. 한국은 데일리한 브라운 렌즈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일본 소비자는 블루나 핑크 같은 새로운 컬러를 시도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블러시 블루’ 같은 과감한 컬러가 일본에서 의외의 반응을 얻은 걸 보고 확신을 가졌다. 렌즈 종류가 수천 가지인 일본에서 살아남았으니 어디서든 통할 거라고 생각했다.
혹시 새로운 카테고리로의 확장이나 눈여겨보는 협업 파트너가 있나? 아이즈 렌즈의 다음 챕터가 궁금하다.
렌즈를 넘어 다양한 패션, 뷰티 브랜드와 폭넓은 협업을 준비 중이다. 패션 브랜드의 감성을 입힌 컬래버레이션 렌즈와 액세서리, 나아가 ‘글라스 아이 메이크업’ 제품까지 기획하고 있다. 특히 Y2K 무드나 스트리트한 감성을 지닌 국내의 팬시한 디자이너 브랜드와 재미있는 작업을 준비 중이니 기대해도 좋다.
K-뷰티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K-렌즈에 대한 기대치도 커졌다. 전 세계 소비자에게 어떤 브랜드로 소개되길 원하나?
‘New me.’ 지름 1cm 남짓한 작은 렌즈 하나로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자신을 다양하게 표현하도록 돕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 동시에 기술력에 대한 집착을 통해 안전과 편안함이라는 본질을 놓치지 않고, 렌즈라는 장르 자체의 격을 한 단계 끌어올린 브랜드로 평가받기를 바란다.
- 포토그래퍼
- 최문혁
- 모델
- 수아
- 스타일리스트
- 이필성
- 헤어
- 이혜영
- 메이크업
- 이영
- 어시스턴트
- 권세림
